와인/와인 시음기

[그리스] 풍성한 거품을 지닌 맑고 가벼운 맛 - Santo Sparkling Brut NV

까브드맹 2018. 4. 8. 22:01

산토 스파클링 브뤼 NV

산토(Santo) 와인의 스파클링 브뤼 NV는 그리스 에게해 제도(Aegean Islands)에 있는 산토리니(Santorini)의 대표적인 포도인 아씨리티코(Assyrtiko)로 만든 PDO(Protected Designation of Origin) 등급 와인입니다.

1. 산토리니 PDO

테라(Thera) 화산과 에게 해로 구성된 독특한 떼루아를 가진 산토리니의 흙은 용암과 화산재, 속돌로 이루어져서 유기물이 전무한 화산토의 다공성 토양입니다. 섬 지역 특유의 지중해성 기후지대로 겨울에는 평온하고 여름에는 서늘하며, 가뭄이 잦고 멜테미아(meltemia)라는 이름의 강한 바람이 붑니다. 포도나무에 필요한 수분은 여름에 몰려오는 바다 안개로 해결합니다.

질병과 기타 위험으로부터 포도나무를 보호해 주는 독특한 생태계의 영향을 받는 산토리니의 포도밭은 필록세라로부터 안전합니다. 사실 필록세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운 것은 아니지만, 산토리니의 포도밭은 자체적인 면역 체계를 갖추고 있죠. 필록세라가 번식하려면 최소 5%의 점토가 필요하지만 산토리니의 토양에는 점토가 없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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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양에 필록세라가 없기에 보통 15~20년 주기로 포도나무 윗부분인 칼라티(kalathi)를 교체하고 뿌리는 보존합니다. 그래서 땅 위로 나온 부분의 수령이 수십 년인 반면에 뿌리의 나이는 수세기에 달하는 포도나무도 있습니다. 이는 산토리니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현상입니다. 또한 바람으로 인한 토양 부식을 막으려고 가파른 언덕 지형에 페줄레스(pezoules)라 부르는 테라스를 만듭니다. 이 테라스를 만들려면 실로 엄청난 노력이 소요됩니다.

2. 산토 와인

산토리니의 와인 협동조합인 산토 와인은 1947년 설립되었습니다. 현재 산토리니의 모든 재배자를 대표하는 가장 큰 단체로 활동 인원은 1,200명에 달합니다. 산토 와인은 토착 품종을 보호하면서 최고 품질의 PDO 와인을 생산합니다. 포도 재배와 양조 기술 개발에 지속해서 투자하면서 생물의 다양성 보존을 위해 자생 포도 묘목장을 운영하고 있죠. 산토 와인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산토리니 전체 생산품의 홍보입니다. PDO 산토리니 와인 뿐만 아니라 PDO 산토리니 토마토, PDO 산토리니 잠두콩, 케이퍼와 케이퍼 잎, 지역 특산 디저트 저장 식품 등 모든 사람이 즐길 수 있을 만한 산토리니의 순수한 미각을 드러내는 다양한 생산품을 홍보하고 있죠.

 

 

3. 와인의 맛과 향

고급 스파클링 와인을 만들 때 사용하는 "전통 방식"을 사용했습니다. 병 안의 와인에 당분과 이스트를 넣고 병 입구를 막아서 2차 발효한 다음 이스트 찌꺼기를 병마다 각각 제거해서 만든 스파클링 와인이죠.

풍성한 거품을 지닌 맑고 가벼운 맛입니다. 샴페인만큼 이스트와 구운 빵 내음이 나진 않지만, 깨끗하고 훌륭한 풍미가 있네요. 생강과 시나몬 같은 시원한 향신료 향이 나오는 것이 독특합니다. 연한 복숭아 풍미도 인상적이군요.

해산물과 그릴에 구운 생선, 초밥. 크림 소스를 얹은 닭고기 요리 등과 함께 마시면 좋습니다.

2017년 4월 29일에 시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