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와인 10

[수다] 프랑스 와인의 명암에 관하여

와인이 그저 음식과 함께 마시는 술이 아니라 하나의 상품으로 유럽 여러 지역에 유통되기 시작하면서 와인 산업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와 같은 존재가 되었습니다. 척박한 산지 사이에 폴리스를 세웠던 고대 그리스인이 위대한 그리스 문명을 이룩했을 때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경제적 토대로써 많은 부분을 차지한 것이 와인과 올리브 수출이었죠. 로마인에게도 와인은 단순한 알코올성 음료가 아니라 중요한 수입 수단이었습니다. 1세기경 로마 황제 도미치아누스 황제는 이탈리아 반도의 와인 산업을 보호하려고 오늘날엔 프랑스가 있는 지역인 갈리아 일대와 스페인에서 포도 재배를 금지하는 칙령을 반포하기도 했죠. 중세 시대에도 와인 산업은 국가와 교회의 중요한 수입원이었습니다. 중세의 수도원에선 인근의 땅에 포도 농사를 짓고 와인을..

[수다] 프랑스 와인빠의 변명

(2010년 5월 27일 작성한 글입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좋아하는 단어로 '정통(正統)'과 '원조(元祖)'가 있습니다. 두 단어를 붙여서 장사하면 매출이 팍팍 뛰기에 식당마다 두 단어를 넣어서 이름짓기도 하고, 서로 자기가 원조하고 하며 싸우기도 하고, 심지어 두 단어를 붙여서 '우리가 정통원조'라고 말하는 곳도 있을 정도죠. 이렇게 '정통'과 '원조'가 난무하는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정통과 원조가 확실한 곳이 없기 때문일 겁니다. 정통이나 원조라고 주장할 수 있는 확실한 근거가 있고, 상대방이 함부로 정통이나 원조라는 단어를 쓰지 못하도록 법적 조처를 하면 여기저기에서 멋대로 이런 단어를 사용하진 못할 테지요. 프랑스 샹파뉴에서 전통 방식(Methode Traditionale)으로 만든 스파클링 와인..

[프랑스] 굳세고 단단한 남성적인 와인 - Echezeaux Grand Cru Louis Max 2011

1. 에쎄죠(Echezeaux) 에쎄죠는 프랑스 부르고뉴의 꼬뜨 뜨 뉘(Côte de Nuits) 지역에 있는 그랑 크뤼 포도밭 이름입니다. 이곳에선 오로지 피노 누아(Pinot Noir)로 만든 레드 와인만 생산하죠. 행정적으로는 플라제-에쎄죠(Flagey-Échezeaux) 마을에 있으며, 본-로마네(Vosne-Romanée), 부조(Vougeot), 샹볼 뮈지니(Chambolle-Musigny) 마을 사이에 있습니다. 포도밭은 끌로 드 부조(Clos de Vougeot)와 경계를 맞대며, 동쪽으로는 그랑 에쎄죠(Grands Échezeaux), 북쪽으로는 샹볼-뮈지니 포도밭이 가까이 있습니다. 서쪽으로는 본 로마네 포도밭의 일부와 접해 있고 남쪽으로는 본 로마네의 프르미에 크뤼 포도밭인 레 슈쇼(L..

[프랑스] 등급에선 탈락했지만 여전히 훌륭한 모습을 보여주는 와인 - La Tour du Pin Moueix 2008

1. 장-피에르 무엑스(Jean-Pierre Moueix) 네고시앙(négociant 은 소규모 와인 생산자에게서 와인을 구매해 자사의 브랜드로 판매하거나 포도 재배자로부터 사들인 포도로 와인을 만들어 판매하는 와인상을 말합니다. 어떤 네고시앙은 소유한 포도원의 포도로 직접 와인을 만들기도 합니다. 에따블리스망 장-피에르 무엑스(Établissements Jean-Pierre Moueix), 줄여서 JP 무엑스(Moueix)는 1937년에 장-피에르 무엑스가 설립한 보르도 네고시앙입니다. 본사는 보르도 우안에 있는 리부르네(Libourne) 마을의 꿰 뒤 프리우라(Quai du Priourat)에 있고, 근처에 유명한 와인 생산지인 쌩-테밀리옹과 뽀므롤이 있습니다. JP 무엑스는 쌩-테밀리옹과 뽀므롤을 ..

[프랑스] 과일과 나무, 스파이스 풍미가 느껴지는 교황의 와인 - Ogier Chateauneuf du Pape Les Closiers 2009

1. 도멘 오지에 에 피스(Domaine Ogier & Fils) 1859년 크리스토퍼 오지에가 설립한 이래 150년간 노력과 발전을 거듭한 도멘 오지에 에 피스는 론 계곡에서 가장 선도적인 회사 중 하나로 성장했습니다. 7세대에 걸쳐 물려받은 포도밭에서 가꾼 포도로 150년간 거의 같은 양조법으로 와인을 만들었고 와인 애호가에게 ‘항상 최고의 품질을 유지하는 와이너리'로 평가받습니다. 1997년 미셸 오지에(Michel Ogier)의 아들인 스티픈(Stephen)이 본(Beaune)에서 학업을 마치고 와인 사업을 이어받은 후 약 10년 동안 오지에 에 피스의 포도밭은 네 배로 커졌습니다. 많은 투자가 이뤄지면서 와인 품질은 놀랄 만큼 좋아졌고, 샤토네프 뒤 빠프(Chateauneuf du Pape) A..

[7인 7색] 섬세하고 고와서 마치 날씬한 금발 아가씨 같은 샴페인 - 루이 로드레 브뤼 프르미에 NV

길고 긴 장마가 지나갔지만, 무더운 날씨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습니다. 올 여름은 예년보다 습도가 더 높아 버티기 힘들군요. 아직 레드 와인을 가까이 하기엔 더운 날씨입니다. 역시 요즘처럼 숨이 턱턱 막히는 날엔 시원하고 짜릿한 샴페인이 제격이죠. 최고의 샴페인을 고르라면 머리 속에 떠오르는 몇 가지가 있습니다. 크룩(Krug), 폴 로저의 써 윈스턴 처칠(Sir Winston Churchill), 니콜라스 푸이야트의 빨메 도르(Palmes d'Or) 등등… 사람마다 리스트는 달라질 수 있겠죠. 하지만 여기에 루이 로드레(Louis Roederer)의 크리스탈(Cristal)이 빠지는 일은 없을 겁니다. 그러나 크리스탈은 무지막지하게 비싼 가격 때문에 마시기 쉽지 않은 것이 흠. 꿩 대신 닭은 아니지만 같..

[7인 7색] 복날에 시원하게~ 페랑 에 피스 라 비에이유 페름 로제

날씨가 아주 더워지고 있습니다. 이러면 더 이상 레드 와인은 선택 대상이 아니죠. 차갑게 마시기 힘든 레드 와인은 여름철의 술로는 매력적이지 않습니다. 확실히 여름에는 시원한 맥주가 땡기지만, 와인 중에도 여름에 어울리는 와인이 있습니다. 탄산이 입안에 짜릿한 감각을 전해주는 스파클링 와인, 상쾌한 산미가 입맛을 돋워주는 화이트 와인, 연어색에서 주홍색까지 다채로운 색깔로 빛나며 여름철 피서지에 어울리는 로제 와인이 그런 와인들이죠. 이제 날이 더 무더워지고 복날도 곧 다가올 텐데요, '복날에는 개고기!'라고 하지만 많은 분에겐 닭과 수박이 더 친숙한 음식일 겁니다. 닭은 더운 여름철에 떨어지기 쉬운 체력을 보양 해주고, 수박은 체온을 조절하면서 갈증을 해소해주기에 더운 여름철 음식으로는 최고라 할 수 ..

[광고] 살롱 뒤 뱅 가라지 세일 / 8.24~8.30

보르도, 론, 부르고뉴 등 프랑스 전통 와인 생산지의 잘 알려지지 않은 퀄리티 와인들을 주로 취급하는 살롱 뒤 뱅_Salon du Vin에서 2013년 8월 24일부터 8월 30일까지 가라지 세일을 하고 있습니다. 품질은 훌륭하지만 절대 가격이 제법 만만치 않아서 평소에 손이 잘 가지 않았던 와인들을 싸게 판매하고 있으니 프랑스 와인에 관심이 많으신 분들은 한 번 들러보시기 바랍니다. 개인적으로 살롱 뒤 뱅의 와인들은 맛과 향에서 실망해 본 적이 없었답니다. 아래의 이미지는 살롱 뒤 뱅의 가라지 세일 안내 내용입니다. 그리고 세일 와인 리스트입니다. 그럼 와인과 함께 다가오는 가을을 맞이하시길 바랍니다. ^^

2012 빈티지 보르도 와인에 대한 1차 평가가 나왔습니다.

지난 가을에 2012 빈티지의 부르고뉴 와인과 보르도 와인에 대해 예상한 적이 있었습니다. 2012 빈티지의 부르고뉴와 보르도 와인에 대한 예상 그 당시 부르고뉴의 여름 날씨와 보르도의 수확기 날씨를 바탕으로 2012빈티지 와인들의 품질이 신통치 않을 것 같다고 예측을 했었는데, 와인 스펙테이터 2월호에서 2012 빈티지 리포트가 나온 모양입니다. 그리고 미국 시애틀에 계신 와인 애호가 권종상님이 그 내용을 요약해서 포스팅 해주셨네요. 와인스펙테이터지 2012년 빈티지 리포트 요약본을 번역해 봤습니다. 포스트를 읽어보니 부르고뉴는 꼬뜨 드 뉘 지역이 훌륭했고, 꼬뜨 드 본 지역은 매우 뛰어났으나 서리, 우박, 어려웠던 개화기, 흑곰팡이, 포자, 폭우와 폭염 등으로 인해 생산량이 많이 줄어들었다고 합니다...

2012 빈티지의 부르고뉴와 보르도 와인에 대한 예상

어느 덧 날짜도 10월 중순으로 접어들어 북반구의 포도 수확이 마무리로 접어드는 때가 되었습니다. 비교적 일기가 고르기 때문에 빈티지를 크게 고려하지 않는 뉴월드 와인과 달리 기후의 변덕이 잦은 유럽에선 와인 품질이 빈티지를 타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프랑스 와인의 경우엔 그런 성형이 더욱 강한데요, 올해의 보르도 와인과 부르고뉴 와인의 품질을 뉴스를 통해 예상해볼까 합니다. 부르고뉴 포도 수확 예년보다 적어질 듯 - 와인21닷컴 변덕스런 여름날씨로 말미암아 프랑스 부르고뉴 지역의 올해 포도 수확량이 예년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고 디캔터 2012년 7월 27일자 온라인 판은 전했다. 이번 여름 동안 춥고 비가 잦 www.wine21.com 뉴스에 의하면 올해 여름의 부르고뉴 날씨는 심히 괴이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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