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인드 테이스팅 16

[시음회] 제18회 테이스팅 세션 - 전통과 혁신의 공존 지대, 남부 프랑스의 와인들

“중동에 석유가 있다면 랑그독-루씨옹에는 와인이 있다.” “노동자, 농민의 와인.” 이 글귀들은 모두 남부 프랑스 와인을 가리키는 것입니다. 남부 프랑스 와인의 정체성을 "품질이 떨어지는 저가의 대량 생산 와인"으로 규정짓는 말들이죠. 필록세라의 창궐과 세계 1, 2차 대전으로 인해 와인의 공급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던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초반까지 긴 기간 동안 랑그독을 비롯한 남부 프랑스 지방은 와인에 목마른 유럽인을 위한 와인 공장 역할을 해왔습니다. 이 당시엔 와인 품질보다 오로지 생산량, 생산량, 생산량만 중요 했죠. 2차 세계 대전이 끝나고 유럽 와인 산업이 정상화 되었을 때 대량 생산 구조를 벗어나지 못한 남부 프랑스는 싸구려 저질 와인을 만드는 지역으로 취급 받으면서 고급 와인 시장에서..

시음회&강좌 2013.08.16

[시음회] 제 17회 테이스팅 세션 - 피노 누아 대결. 부르고뉴 vs 오레건.

피노 누아는 전 세계 수많은 와인 생산자와 소비자에게 최고의 와인을 만들 수 있는 양조용 포도로 평가받는 매력적인 품종입니다. 와인으로 만들면 맑고 깨끗한 루비색에 체리와 딸기, 산딸기, 크랜베리, 레드 커런트 같은 붉은 과일 향과 제비꽃 같은 꽃향기, 오크 숙성을 통해 배인 나무와 향신료 향, 젖은 나뭇잎과 송로버섯, 야생 고기 같은 이질적인 향을 풍기는 이 매혹적인 포도는 많은 와인 양조자가 꼭 한 번 다뤄보고 싶어 하는 품종이기도 하죠. 원래 피노 누아는 프랑스 동부의 부르고뉴(Bourgogne) 공국과 주변 지방에서 주로 자랐지만, 유럽인이 전 세계에 진출하면서 함께 퍼져 나가 오늘날엔 많은 와인 생산국에서 재배합니다. 그러나 성질이 튼튼해서 날씨가 너무 서늘하지만 않으면 어디서나 잘 자라고 맛있..

시음회&강좌 2013.08.08

[시음회] 제 15회 테이스팅 세션 - 변방의 와인들

세계적으로 유명한 와인 생산지를 고르라면 구세계에서는 프랑스와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포르투갈, 오스트리아 등을 선택할 수 있겠고, 신세계에서는 미국과 칠레, 아르헨티나, 호주, 뉴질랜드, 남아프리카 공화국 등을 말할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지구상에는 더 많은 와인 생산국이 있죠. 그 나라들은 우리나라 소비자에겐 아직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세계 와인 시장의 한 축을 이루고 있습니다. 다소 낯선 맛과 향을 가졌을지언정 나름 개성을 갖춘 와인이 나오며 이 와인을 좋아하는 애호층도 거느리고 있죠. 2012년 11월 9일에 열린 제15회 테이스팅 세션의 주제는 우리에겐 생소하지만 오랫동안 와인을 생산해 온 나라의 와인과 와인 양조 역사는 짧아도 품질이 제법 훌륭한 와인을 생산하는 나라들의 와인을 테이스팅해..

시음회&강좌 2013.06.25

[시음회] 제 14회 테이스팅 세션 - 론과 호주, 두 지역 와인의 비교

와인 세계는 구세계와 신세계로 나뉩니다. 구세계는 오래전부터 와인을 생산하고 마셔온 유럽과 주변의 몇몇 국가들이고, 신세계는 유럽의 식민지 중에서 유럽종 포도를 재배해서 와인을 만들 수 있었던 미국과 칠레, 호주, 남아프리카 공화국 같은 국가를 말합니다. 오랫동안 신세계 와인은 구세계 와인보다 낮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몇몇 강화 와인과 스위트 와인이 유럽인의 입맛에 맞아 인기를 끌기는 했지만 전체적인 평가는 "싸구려 3류 와인"이었죠. 20세기 중반까지 별다른 평가를 받지 못했던 신세계 와인이었지만, 품질 좋은 와인을 만들려는 신세계 와인 양조자들의 노력은 계속되었습니다. 그리고 20세기 후반부터 슬슬 구세계 와인을 위협하기 시작합니다. 1976년 캘리포니아 와인이 프랑스 와인과 정면대결로 승리한 사건인..

시음회&강좌 2013.06.14

[시음회] 제 13회 테이스팅 세션 - 프랑스의 숨겨진 보석들

와인은 중앙아시아의 조지아(Georgia)에서 처음 만들었고 페니키아인을 통해 지중해 세계로 전파되었으며 로마군을 따라 유럽 각지로 퍼져나갔습니다. 그래서 역사와 전통을 따지자면 오늘날의 조지아나 레바논, 이탈리아 와인이 가장 유명해야겠으나 세계 최고의 와인 생산국이라면 프랑스를 꼽죠. 로마인이 포도와 와인 양조법을 전파한 이래로 프랑스는 좋은 자연환경과 로마 문화의 적극적인 도입에 힘입어 굴지의 와인 강국으로 떠올랐습니다. 프랑스 와인은 중세부터 유럽 각국에서 환영받았고, 특히 보르도(Bordeaux) 와인은 영국에서, 루아르(Loire) 와인은 독일과 오스트리아에서, 부르고뉴(Bourgogne) 와인은 네덜란드 일대에서 주목받았습니다. 물론 다른 지역에서도 프랑스 와인을 선호했습니다. 19세기 말에 ..

시음회&강좌 2013.06.04

[시음회] 제 12회 테이스팅 세션 - 보글보글 샴페인 대전

톡톡 터지는 거품이 입안을 두드리는 스파클링 와인만큼 매혹적인 와인도 없을 겁니다. 와인을 마시는 모든 분이 좋아할 만한 맛이고 대부분의 음식에 잘 어울리는 맛이며, 흥겹고 축복받을 자리에 제격인 와인이죠. 세계 각국에서 수많은 스파클링 와인을 생산하고 제각각 독특한 개성과 맛을 자랑하지만, 프랑스 샹파뉴에서 전통 방식으로 만드는 샴페인만 한 스파클링 와인은 없습니다. 샴페인을 마시면 세 가지에 놀랍니다. 어쩜 그리 거품이 섬세하고 끊임없이 피어오르는지, 어쩜 그리 맛이 섬세하고 깊으며 우아한지, 어쩜 그리 샴페인마다 개성이 뚜렷하고 다양한지. 하나 더 놀라는 점이라면 어쩜 그리 가격이 비싼지… 그래도 와인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누구나 평범한 스파클링 와인보다 샴페인을 선택할 겁니다. 지갑에 여유가 있다면..

시음회&강좌 2013.05.28

[시음회] 제 11회 테이스팅 세션 - 바캉스에 어울리는 시원한 맛과 아름다운 색, 로제 와인 대결.

매월 진행되는 Real Blind Tasting! 11번째 테이스팅 세션은 2012년 7월 20일에 열렸습니다. 이번 주제는 여름이라는 계절에 어울리는 바캉스용 와인의 대표 주자인 로제(Rose) 와인이었죠. 1. 로제 와인 양조 방법 색은 레드 와인을 따라가지만 성질은 화이트 와인에 가깝고, 향은 중간쯤 되는 로제 와인. 다른 와인과 마찬가지로 로제 와인을 만드는 방법은 와이너리마다 조금씩 다릅니다. 하지만 크게 아래와 같은 네 가지 양조법이 사용되죠. 첫 번째 방법. 흑포도로 레드 와인을 만들 때 포도알을 으깬 후 껍질의 색소와 탄닌을 빼내는 침용 과정을 거칩니다. 이때 색소가 다 빠져나오기 전에 압착을 해서 주스를 뽑아내죠. 이렇게 뽑아낸 주스로 와인을 만들면 색상은 레드 와인보다 연하면서 성질은 ..

시음회&강좌 2013.05.21

[시음회] 제 10회 테이스팅 세션 - 와인 스펙테이터 포인트 90점 이상의 와인들

마트나 와인샵에 가면 와인 설명 옆에 'RP 92'나 'WS 90'처럼 알파벳과 숫자로 이루어진 기호를 볼 때가 있을 겁니다. 이건 와인 점수를 뜻하는 표시로 높을수록 좋은 평가를 받은 와인이라는 뜻이죠. 와인 점수제를 일반화 한 사람은 미국의 와인 평론가 로버트 M. 파커 Jr입니다. 파커 전에도 와인에 점수를 매긴 사람은 있었겠지만, 일반 대중에게 와인 점수제를 확실하게 각인시키고 보급한 사람은 로버트 파커가 최초였죠. 로버트 파커가 100점 만점제의 와인 점수제를 일반화한 뒤로 다양한 와인 점수제가 생겨났습니다. 파커처럼 100점 만점제를 적용하는 곳도 있고, 이탈리아의 감베로 로쏘(Gambero Rosso)처럼 3개의 글래스로 점수를 표현하는 곳도 있습니다. 영국의 디캔터(Decanter)지와 같..

시음회&강좌 2013.05.14

[시음회] 제 9회 테이스팅 세션 - 부르고뉴, 오오 부르고뉴.

Only Blind Tasting! 아홉 번째 테이스팅 세션은 2012년 5월 11일에 열렸습니다. 앞선 테이스팅 세션의 주제도 매혹적이었지만, 이번 회차의 주제는 더욱더 매혹적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와인 애호가들의 영원한 이상향(?)인 부르고뉴 와인이 시음 주제였기 때문이죠. 시음 결과를 알려드리기 전에 부르고뉴 와인의 특징을 간략히 말씀드리면 ① 부르고뉴 와인은 2가지 청포도와 2가지 흑포도로 만듭니다. 청포도는 알리고떼(Aligote)와 샤르도네(Chardonnay), 흑포도는 피노 누아(Pinot Noir)와 가메(Gamay)이죠. 이 포도들은 때론 단독으로, 때론 혼합되어 와인으로 탄생합니다. ② 보르도 지역은 레드 와인 생산량이 화이트 와인 생산량보다 압도적으로 많지만, 부르고뉴 지역은 레드 와..

시음회&강좌 2013.05.07

[시음회] 제 8회 테이스팅 세션 - 샤르도네, 그 다양성의 세계

Only Blind Tasting! 여덟 번째 테이스팅 세션은 2012년 4월 13일에 열렸습니다. 8회 테이스팅 세션의 주제는 세계 각국에서 널리 재배하는 대표적인 국제 화이트 와인 품종인 샤르도네(Chardonnay)였습니다. "세계 각국의 뛰어난 샤르도네 와인 중 가장 훌륭한 맛과 향을 지닌 와인은 어떤 것이냐?"는 거였죠. 테이스팅 세션에 나온 와인들을 소개하기 전에 샤르도네로 만든 와인의 대표적인 특징을 몇 가지 얘기해보자면 다음가 같습니다. 1) 재배지 기후에 따라 맛과 향이 천차만별로 달라집니다. 그래서 레몬과 사과 같은 상쾌한 풍미부터 오렌지, 복숭아, 파인애플 같은 농후한 풍미까지 다양한 과일 맛을 볼 수 있죠. 2) 양조 방법에 따라서도 맛과 향이 달라집니다. 오크통에서 숙성하면 버터나..

시음회&강좌 2013.04.30

[시음회] 제 7회 테이스팅 세션 - 칠레의 8대 베스트 레드 와인

Only Blind Tasting! 일곱번째 테이스팅 세션은 2012년 3월 17일에 열렸습니다. 흔히 칠레 와인을 말하길 '값싸고 좋은 와인', 또는 '한국인의 입맛에 맞으면서 경제적인 와인'이란 얘기를 합니다. 어느 쪽이든 '저렴하고 실속있다'란 이미지가 빠지지 않죠. 하지만 칠레의 최고급 와인들은 절대 값싸지 않으며 맛과 향도 다른 와인 생산국의 고급 와인과 비교해서 만만치 않은 품질을 보여줍니다. 오랫동안 칠레의 일급 레드 와인이라면 비냐 알마비바의 알마비바(Almaviva)와 비냐 세냐의 세냐(Sena), 콘차 이 토로의 돈 멜초(Don Melchor)를 손꼽았지만, 요즘엔 와이너리마다 "아이콘 와인"을 내놓으면서 칠레 일급 레드 와인의 세계도 꽤 복잡해졌죠. 이번 시음의 주제는 이러한 "칠레 ..

시음회&강좌 2013.04.23

[시음회] 제 6회 테이스팅 세션 - 라이벌 대결, 내가 제일 잘 나가.

Only Blind Tasting! 여섯 번째 테이스팅 세션은 2012년 2월 24일에 열렸습니다. 이번엔 8종가량의 와인을 차례로 시음하던 기본 방식과 다르게 같은 지역의 와인을 2종씩 짝 지워서 비교 시음하는 방식을 채택했습니다. 예를 들어 뉴질랜드 피노 누아 와인 두 종을 마셔보고 서로 비교해보는 것이죠. 물론 참가자들은 두 와인이 어떤 지역에서 어떤 품종으로 만든 것인지 전혀 모르는 상태였습니다. 총 8종의 와인이 나와 4회의 경연을 벌였고, 결과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1. 제1라운드. 소아베(Soave) 테스코 파이니스트 에퀴프 소아베 클라시코(Tesco Finest Equipe Soave Classico) 2009 / 83.2 [이탈리아] 테스코가 선택한 저렴하고 맛있는 화이트 와인 - Equ..

시음회&강좌 2013.04.16

[시음회] 제 5회 테이스팅 세션 - 피노 누아 어디까지 마셔봤니?

완전히 블라인드 테이스팅으로 진행되는 . 다섯 번째 시음회는 2012년 1월 28일에 열렸습니다. 이번 세션의 주제는 "세계 각국의 피노 누아(Pinot noir) 와인". 모두 8종의 피노 누아 와인을 시음해보는 자리였죠. 피노 누아의 본고장이랄 수 있는 프랑스 부르고뉴뿐만 아니라 피노 누아 와인을 생산하는 세계 각 지역의 피노 누아 와인을 함께 시음했습니다. 참전(?) 와인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① 프랑스 부르고뉴 : 도멘 페블리 멕퀴레(Domaine Faiveley Mercurey) 2007 ② 프랑스 알자스 : 도멘 슐룸베르거(Domaines Schlumberger) 2008 ③ 프랑스 랑그독 : 르 그랑 피노 누아(Le Grand Pinot Noir) 2009 ④ 미국 캘리포니아..

시음회&강좌 2013.04.09

[시음회] 제 3회 와인 테이스팅 세션 시음회 - 2종의 화이트와 8종의 레드 와인

세 번째 테이스팅 세션은 2011년 11월 25일에 열렸습니다. 주제는 "2종의 화이트와 8종의 레드". 모두 10종의 다양다종한 와인을 대상으로 블라인드 테스팅을 진행했으며, 제 2회 때와 마찬가지로 채점 기준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① 와인의 균형감(Balance) 30점 ② 와인의 구조감(Structure) 20점 ③ 와인의 강도(Intensity) 15점 ④ 와인의 여운(Length) 10점 ⑤ 와인의 복합성(Complexity) 15점 ⑥ 와인에 대한 전반적인 느낌(Overall Impression) 10점 블라인드 테이스팅 후에 10종의 와인이 차례차례 베일을 벗었고, 우리는 그 와인들이 가진 참된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죠. 아래의 표는 각 와인의 항목별 평균 점수와 총점입니다. 그러면 순위 별..

시음회&강좌 2013.04.02

[시음회] 제2회 와인 테이스팅 세션 시음회 - 와인의 평가 기준 '중저가 보르도 레드 와인'

와인 평가 사이트인 ‘와인 리퍼블릭(Wine Republic)’이 주관하는 제2회 테이스팅 세션 시음회가 2011년 10월 28일 금요일 저녁 7시에 1차 시음회와 동일한 장소인 서울 서초구 잠원동 ‘나무와 벽돌’ 건물 4층 와인비전(Winevision) 교육장에서 열렸습니다. 이번 시음회는 보르도 지역의 중저가 와인을 대상으로 진행되었고, 지난 1차 시음회처럼 패널들에게 시음 주제와 와인 종류에 대한 어떠한 정보도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참석한 패널들은 앞에 놓인 와인이 어떤 것인지 전혀 모르는 체 평가했고, 오로지 자신의 감각을 총동원하여 시음한 후 평가지에 결과를 기록했습니다. 시음은 약 1시간에 걸쳐 진행되었고 패널들은 각 와인의 평가 점수를 와인 리퍼블릭에 제출했습니다. 와인의 대명사 보르도, 보..

시음회&강좌 2013.03.28

[시음회] 와인 리퍼블릭 주관 제1회 와인 테이스팅 세션 시음회 - 남미 대륙의 중저가 까베르네 소비뇽 와인

1. 제1회 와인 테이스팅 세션 시음회 지난 2011년 9월 30일 금요일 저녁에 '와인 리퍼블릭(Wine Republic)'에서 주관하는 ‘테이스팅 세션 시음회’에 다녀왔습니다. 이 시음회는 와인 교육업 및 유통 업계에서 종사하는 분들을 패널로 초청하여 다양한 와인을 시음한 후, 그 결과를 토론하고 와인에 대한 정보를 함께 공유하는 행사입니다. 저는 와인 블로거 자격으로 참석했습니다. 와인 리퍼블릭에서 업계 종사자와 와인 애호가를 초대해서 테이스팅 세션 시음회를 진행하는 목적은 첫째, 체계화된 시음과 평가 과정을 통해 참석자의 테이스팅 능력을 향상하면서 친목을 도모하고, 둘째, 공정한 평가를 거쳐 찾아낸 합리적인 가격의 좋은 와인을 소비자와 판매자에게 소개하는 것이랍니다. 시음은 철저하게 블라인드 테이..

시음회&강좌 2011.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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