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인은 인간관계에서 와인이 가진 장단점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비극작가인 아이스퀼로스(Aeschylos)는 다음과 같이 말했죠. "청동이 겉모습을 비추는 거울이라면, 와인은 영혼을 비추는 거울이다." 좌담회에서 그리스인은 본심을 감추지 않은 채 정직하고 솔직한 대화를 나누었는데, 와인은 이런 분위기를 유도하는 매개체로 작용했습니다. 또한, 대화를 부드럽게 해주는 선까지만 마시고, 취할 정도로 마시진 않는 자제력을 시험하는 도구로 사용하기도 했죠. 그리스인은 와인을 문명의 척도라고 생각했지만, 물로 희석해서 약간 기분 좋을 정도만 마시는 것을 문명인이 갖춰야 할 교양이라고 봤습니다. 와인에 물을 타지 않고 그냥 마시거나, 정신을 잃을 만큼 취하거나, 와인 대신 맥주를 마시는 것은 바르바로이, 즉 야만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