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 무역 5

[역사] 히스토리 오브 와인 - 게르만 왕조 지배하의 와인 산업

앞서 고트족이 포도밭을 보호했던 사례를 말씀드렸습니다. 이런 모습은 비단 고트족뿐만 아니라 다른 게르만 부족에게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잉글랜드를 점령한 색슨족은 와인을 ‘어른과 현명한 자를 위한 술’이라고 봤는데, 이는 그리스와 로마인이 와인을 바라보는 관점과 같습니다. 색슨족은 와인을 재료로 한 요리법을 선보였고, 와인을 넣고 끓인 닭 요리나 와인에 넣고 졸인 과일을 환자용 음식으로 제공하기도 했습니다. 색슨인들은 망자를 위해 차리는 식탁에도 와인을 올렸는데, 아마 와인에게서 우리나라 제사상의 제주(祭酒)와 같은 역할을 기대했나 봅니다. 해적으로 악명을 떨쳤던 노르만인도 프랑크 북부의 강가를 거주지로 삼은 후부턴 노략질 대신 프랑크 북부 지역의 와인 무역에 힘썼습니다. 그들은 영국 등지로 향하는 와..

[역사] 히스토리 오브 와인 - 서로마의 멸망, 중세의 시작

476년 게르만족의 대이동으로 혼란에 빠져있던 서로마 제국이 마침내 멸망합니다. 서로마 제국이 사라진 자리에 여러 게르만족이 새로운 나라를 세우면서 중세의 문이 열리게 되죠. ‘중세’하면 ‘암흑시대’라는 이미지를 떠올리는 일이 많습니다. 문화도 경제도 로마 시대보다 퇴보했다는 것이 일반적인 인식이죠. 하지만 많은 역사 연구를 통해서 중세시대 초기의 여러 문화나 제도는 이미 로마 시대 말에도 존재했던 것이며, 그 후에 더욱 발전했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즉, 중세는 온전히 발전 단계에 있었던 역사이지 퇴보나 종교적 억압의 시대만은 아니라는 것이죠. 이러한 점은 와인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미 게르만족의 산발적인 공격이 지속하였던 3~5세기에 유럽의 포도 재배는 트리어(Trier) 인근의 모젤(Mosel)강까지..

[역사] 히스토리 오브 와인 - 고대 그리스의 와인 산업

고대 그리스의 와인 산지는 처음엔 도시 주변이었지만, 점차 섬이나 해안가에 옮겨집니다. 그 이유는 바다를 통해야 와인을 운송하기 쉬웠기 때문이죠. 와인 생산지의 성쇠는 의외로 교통의 편의성에 좌우되는 일이 많은데, 보르도 와인이 널리 수출되어 명성을 떨친 것도 지롱드강을 통해 와인을 수출하기 쉬웠기 때문입니다. 또한, 19세기 후반에 랑그독 와인의 생산량이 급증한 이유 중에는 이곳을 지나는 철도의 가설을 빼놓을 수 없다고 합니다. 타소스섬의 포도밭은 290,000㎢에 달할 정도로 거대했고, 포도 농사에 수많은 남녀 노예와 일꾼들을 동원했습니다. 당시 그리스의 포도 재배법은 놀라웠는데, 격자 시렁을 설치해서 포도 생장을 돕는 동시에 관리와 수확을 쉽게 했고, 전문적인 가지치기 꾼이 하나의 직업으로 자리 잡..

[역사] 히스토리 오브 와인 - 또 다른 와인 전도사, 고대 그리스인

페니키아인과 그들의 후예인 카르타고인이 북아프리카 연안과 스페인 일대에서 와인 산업을 발전시켰다면, 그리스인은 지중해 북쪽 지역과 바다 건너 유럽 땅에 와인을 퍼트렸습니다. 그리스인이 포도를 키우고 와인을 만든 것은 페니키아인만큼이나 오래되었습니다. 고고학자들은 그리스에서 기원전 4,500년 경에 와인을 양조했던 흔적을 발견했는데, 이것은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오래된 와인 유적이면서 와인을 만들려고 포도를 으깬 자취로는 가장 초기의 것입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그리스는 평야가 적고 산지가 많습니다. 토양도 거친 편이죠. 그래서 그리스인은 척박한 산지에서 잘 자라는 올리브와 포도를 골라 키웠습니다. 페니키아인 못지않게 조선술과 항해술이 발달했던 그리스인은 도시 주변에서 재배한 포도로 만든 와인의 수출을 가..

[역사] 히스토리 오브 와인 - 못 만들겠거든 수입하라. 메소포타미아의 와인 문화.

고대 서사시에 언급된 것처럼 와인은 고대 메소포타미아에도 잘 알려진 술이었습니다. 하지만 결코 대중적인 술은 아니었죠. 왜냐하면 티그리스와 유프라테스강 유역의 기후가 너무 따뜻했고, 흙도 물이 금세 빠지는 충적토라서 포도 재배와 와인 생산이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이곳 사람들은 이미 보리로 만든 맥주를 즐겨 마셨고 메소포타미아 맥주는 와인보다 훨씬 싸면서도 품질이 상당히 좋았습니다. 메소포타미아에선 많은 양의 와인을 외부에서 수입했습니다. 수입된 와인은 상류층의 식탁에 올라갔고 제례의식에도 사용되었죠. 기원전 2750년쯤의 유물로 추정되는 우르(Ur)의 점토 서판엔 와인에 관한 기록이 나타나며, 이로부터 약 750년 뒤엔 와인과 맥주를 만들 때 필요한 재료를 읊조리는 주연의 노래가 만들어졌습니다. ..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