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생활 속 소소한 이야기

약 빨고 열연하는 네 사람의 개그우먼 - '드립걸즈'를 보다!

까브드맹 2012. 9. 24. 06:00

지난 9월 20일에 코믹컬인 "드립걸즈"를 관람하고 왔습니다. 드립걸즈는 KBS 2TV '개그콘서트'에 출연하는 안영미, 강유미, 정경미, 김경아 네 사람의 개그우먼이 의기투합하여 만든 공연으로 오랫동안 기획하고 연구한 끝에 무대에 올린 것이라고 합니다. 제목인 "드립걸즈"의 '드립'은 대본에 없는 즉흥 대사를 뜻하는 '애드립'에서 따온 것이라는군요. 이 공연을 후원하고 있는 CJ그룹에서는 홍보를 위해 TNM 미디어를 통해 13명의 블로거를 초대했고, 저도 초대 인원 중의 한 명으로 뽑혀 9월 20일 저녁에 대학로로 향했습니다.

전철을 타고 혜화역에 도착하여 공연 장소로 찾아갔을 때는 저녁 6시 20분. 해가 막 지려해서 아직 어둡진 않은 시간이었습니다. 

공연장소인 스페이스 NU입니다. 붉은 벽돌로 예쁘게 지어진 건물인데, 공연장이 지상이 아니라 지하 깊숙히 있다는 것은 좀 에러... 임대료나 시설 문제나 기타 여러가지 사정이 있어서 지하에 공연장을 마련했겠지만, 기왕이면 지상에 있는 것이 관객의 출입이나 환기 등등 여러모로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나라 연극계의 열악한 상황이 이런 큰 공연장의 위치에도 반영된 것 같아 좀 씁쓸하군요.

공연이 시작되기 전에 CJ 담당자분들과 만나서 식사를 하기로 했기 때문에 공연장의 대각선 방향에 있는 식사 장소로 향했습니다. 

이태리 레스토랑 보네르_Bonheur가 오늘의 식사 장소였습니다. 공연장 대각선 방향에 있는 건물의 2층에 위치해 있더군요.

2층으로 올라가 문을 열고 들어서자 오른쪽에 장식되어 있던 빈 와인병.

익숙한 레이블이 눈에 많이 띄는군요. '붉은 방패'가 여러 병 있는 걸로 봐서 이 집의 베스트 셀링 와인인가 봅니다.

  카운터 위에 놓여져 있던 큼지막한 빵. 확인하기 위해 찔러보진 않았지만 실제로 먹을 수 있는 것 같았습니다.

식사 장소에 도착하니 CJ에서 근무하시는 분들이 저를 반갑게 맞이해주셨습니다. 잠깐 명함을 주고 받는 시간이 있었고, 오늘의 공연과 요즘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로 한참 얘기꽃을 피웠죠. 원래 공연 시간은 8시, 식사 시간은 6시 30분이었는데, 일찌감치 오신 분들도 있었지만 회사 사정과 교통 문제로 인해 조금 늦은 분들도 계셨습니다. 아무튼 다 모이자마자 바로 저녁 식사로 돌입했죠. 메뉴는 4인 기준으로 샐러드 1개, 파스타 2개, 피자 1개가 나왔는데, 식사가 부족할 경우 추가 주문이 가능했습니다. 아래의 사진들은 이때 먹은 요리들입니다.

이제는 어디서나 먹을 수 있는 이태리 요리일진 몰라도 쉐프의 솜씨가 좋아서 꽤 흡족한 저녁 식사를 했습니다. 전체적으로 음식의 수준이 훌륭하더군요. 메뉴판을 보니 가격도 음식의 질에 비해 괜찮은 편이었구요.

그래서 이렇게 깨끗이 비웠습니다. 음식이 좋기도 했지만 공짜라서 더 맛있었던 듯...ㅎㅎ 

저녁 7시 50분 경에 모두 맛있는 식사를 마친 후 일행은 기다리던 공연을 보러 갔습니다.


공연장에 걸린 간판. 엽기적인 미소를 띄고 있는 네 명의 미녀가 저희를 맞아줬습니다. 그런데 아래의 노란 화살표를 따라 가면 식당으로 골인, 그러므로 오른쪽의 철문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철문으로 들어서면 아래로 향하는 계단이 있고, 그 아래로 걸어 내려가면 공연장이 나오죠. 엘리베이터? 그런 거 없습니다...

제 자리는 1층 L열 3번. 나중에 번호를 추첨해서 선물을 줬는데, 저는 추첨운이 형편없어서 지금까지 선물 뽑기에서 당첨된 적이 없었습니다. 이날도 역시 마찬가지...(잠깐 눈물 좀 닦고요...)

공연 시작 전의 공연장 모습. 

공연이 시작되자 개그우먼 한 분이 나와서 바람(?)을 잡으시더군요. 이 분도 상당히 익살맞고, 좌중의 분위기를 잘 이끌어서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기억력이 부실해서 이름을 들었는데... 까먹었습니다(이분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전혀드리고 싶군요..ㅎㅎ). 분위기가 뜨면서 곧 네 명의 드립걸즈가 등장했습니다. 

네 미녀의 얼굴은 이렇습니다.

네 명의 드립걸즈는 처음엔 모델처럼 멋지게 무대를 율동으로 누비더니... 갈수록 개그스런 복장과 몸짓으로 망가져 가더군요. 그리고 드립걸즈가 망가질수록 관객석에서는 웃음이 터져나왔고, 분위기는 더욱 달아올랐습니다. 텔레비젼으로 개그 프로그램을 볼 때 어지간하지 않곤 웃지 않는 저이지만 공연장에서 직접 네 명이 망가지는 모습을 보니 웃음이 빵빵 터져나오더군요.

공연은 한 가지 형태로 진행되지 않고 몇 편의 꽁트와 패러디, 개그송, 영상 개그 등으로 이루어져 있었습니다. 하나 같이 다 웃기고 재미있는 프로그램이었죠. 덕분에 공연 시작해서 끝날 때까지 2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입에서 웃음이 떠날 줄 몰랐습니다. 공연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사전 유출이 될 수 있으므로 쓰지 않겠습니다. 정 궁금하신 분들은 드립걸즈 홈페이지의 공연정보란을 살펴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공연 중에는 사진 촬영 금지라서 찍은 사진이 없는데, CJ 측에서 TNM 미디어를 통해 제공해준 사진을 몇 장 올려보자면,

김꽃두레병원의 사진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제일 재미있는 코너더군요.

"너 고소!"를 연달아 시전한 기자회견. 강유미씨와 정경미씨는 학생 때 사진까지 올리면서 처절히 망가지더군요..ㅋㅋ

노래만으로 이루어진 에구구송. 요것도 나름 재미있었습니다. 가사 내용이 절절하더군요.

분장실의 강선생님. 골룸으로 분장한 안영미씨는 이날 정말 "약빨고 공연하는거 아냐?" 싶을 정도로 온몸을 던져 망가지더군요. 다른 세 사람도 웃겼지만, 안영미씨의 개그는 정말 대단했습니다. "그래 나만 쓰레기되는 거지."하면서 대사를 툭툭 던질 때마다 좌중에서 터져 나오던 웃음소리가 아직도 귀에 생생하군요.

원래 10시에 종료 예정이던 공연은 20분 정도 늦게 끝났습니다. 그러다 보니 공연이 끝나자 마자 허겁지겁 나가는 관객분들이 좀 있더군요. 그리고 공연 후에 관객과의 대화 시간이 있었는데, 협찬으로 들어온 선물이 너무 많아(!) 추첨으로 모두 나눠주는데 신경 쓰다보니 정작 관객과의 대화는 좀 미흡했던 것 같습니다. 네 사람이 열심히 노력하고, 관객들의 호응도 열렬해서 두 시간이 넘도록 시종일관 웃음이 끊이지 않았던 공연이었는데, 위의 두 가지 사항이 옥에 티였던 것 같아 살짝 아쉽습니다. 선물 협찬이 많이 들어왔어도 적당한 선에서 줄이고, 대화에 더 집중했더라면 마무리까지 아주 멋졌을 것 같은데 말입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드립걸즈는 CJ그룹에서 후원하고 있는 공연으로, CJ그룹은 그룹 안에 CJ문화재단이라는 부서가 있어서 이런 공연들을 많이 후원하고 있다고 합니다. 삶에 지친 사람들에게 터질듯한 웃음을 선사해서 스트레스를 확 날려준 드립걸즈 네 사람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해주고 싶고, 이런 공연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후원해준 CJ그룹에게도 +1점을 주고 싶습니다. 비단 드립걸즈 뿐만 아니라 다양하고 좋은 공연이 이뤄져 많은 사람들이 즐거운 시간을 가졌으면 합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보낸 즐거운 시간 만큼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는 것도 드무니까요.

◯ 참고 사이트 : 드립걸즈 홈페이지(http://dlib.interest.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