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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매출액으로 살펴본 2012년 상반기 국가별 국내 와인 시장 점유율

까브드맹 2012. 7. 26. 06:00

(본 이미지와 포스트의 내용은 직접적인 상관이 없습니다. 이미지 출처 : http://bigthink.com/strange-maps/377-planet-of-the-grapes)

 

"와인업계 상반기 결산, ‘SAS’ 주의보"


얼마 전 한국무역협회에서 2012년 상반기 와인수입금액을 발표했는데, "스페인(Spain), 아르헨티나(Argentina), 남아프리카 공화국(South Africa) 와인 수입량이 전년 대비 20% 이상 성장하며 두각을 보인다"는 내용의 기사입니다. 기사 내용을 좀 더 살펴보면,

1. 스페인, 아르헨티나, 남아프리카 공화국 와인의 수입액이 전년 대비 20% 이상 성장했고, 수입액 기준 순위도 한 계단씩 올라갔다고 합니다.

2. 프랑스, 칠레, 이태리, 미국은 작년과 똑같이 1~4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수입액은 조금 늘어났습니다.

3. 국내 와인 시장에서 인기가 적은 호주, 독일, 뉴질랜드 와인은 스페인, 아르헨티나, 남아프리카 공화국 와인에 밀려 순위가 각각 한 계단씩 떨어졌답니다.

와인 수입액 순위야 해마다 바뀔 수 있지만, 화이트 와인이 주력인 독일과 뉴질랜드의 순위가 떨어진 것은 의미심장하다고 봐야 할 것 같군요. 국내 와인 시장이 계속 성장하고 화이트 와인에 대한 관심이 늘었다고 해도 레드 와인과 비교하면 아직도 화이트 와인이 푸대접(?)받는다는 증거라고 보입니다. 

프랑스 와인은 S.A.S 국가를 제외하고 유일하게 20% 이상 성장해서 역시 와인 강국다운 면모를 보여줬습니다. 미국 와인은 수입액이 14% 늘어나 1~4위 국가 중에서 두 번째로 높은 성장률을 보여줬죠. 한미 FTA의 효과 덕분이라고 생각됩니다. 놀라운 것은 아르헨티나 와인의 성장률입니다. 전년 대비 무려 42%나 늘어나 주요 와인 수입국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여줬습니다. 평소에 저렴하고 품질 좋은 아르헨티나 와인에 좋은 인상을 받았는데, 저 같은 와인 애호가가 아닌 일반 소비자도 아르헨티나 와인의 우수성을 잘 파악하나 봅니다. 역시 저렴하고 좋은 제품은 누구에게나 호응을 얻는 것 같습니다.

기사에는 S.A.S 와인이 가격과 비교해 품질이 뛰어나고, 중간 가격 이하의 와인에서 강세를 보인다고 나옵니다. 실제로 마트에 가보면 세 국가의 와인이 칠레 와인의 자리를 위협하면서 숫자와 종류를 점점 늘려가는 걸 확인할 수 있죠. 특히 1만 원대 이하 와인은 스페인 와인이 주도권을 꽉 잡고 있습니다. 

(한때 저가 와인의 전설적인 존재였던 띠에라 델 솔(Tierra del Sol). 스페인 와인입니다.)

(와인 시장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을 때 약 4천 원에 판매해서 충격을 줬던 발혼도(Valhondo). 역시 스페인 와인이죠.)

위의 두 와인 외에 마트에서 1만 원 이하의 스페인 와인을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습니다. 품질이 훌륭하다고 볼 수는 없지만, 가격을 생각해보면 좋은 것이 많죠.

2012년 하반기로 들어서면서 국가별 와인 수입액이 어떻게 바뀔지 모르겠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상반기의 추세가 바뀔 것 같지 않군요. 여름을 지나 가을과 겨울로 접어들면 레드 와인 판매량이 더욱 늘어날 텐데, 위의 세 국가는 뛰어난 레드 와인을 많이 수출하거든요. 오랫동안 소비자들에게 최고급 와인으로 인식되어온 프랑스 와인은 추석과 연말 대목을 맞이하여 선물용으로 많이 판매될 것이므로 역시 부동의 1위 자리를 계속 유지할 겁니다. 미국 와인은 실제 가격 변동과 상관없이 FTA 효과를 계속 누릴 거고요. 

반면에 칠레 와인은 순위와 금액에서 큰 변동이 없을 겁니다. 그 이유는 칠레 와인이 대중화되었지만, 일반 소비자들에게 프랑스 와인이 가진 고급 이미지를 주기에는 아직 부족하다는 점, 칠레 와인의 자리를 더 저렴한 아르헨티나 와인이 빠르게 치고 들어올 거라는 점 때문에 그렇습니다. 물론 미래의 일은 모르는 것이기에 내년 상반기에 한국무역협회에서 내놓은 발표 자료를 봐야 정확히 알 수 있겠죠. 

개인적인 욕심으로는 국내 소비자들이 프랑스나 칠레 같은 특정 국가의 와인만 찾지 말고, 좀 더 다양한 나라의 와인을 즐겼으면 합니다. 이렇게 하면 품질 좋은 와인을 생산하는 국가의 와인 수입량이 늘어날 거고, 순위도 따라서 바뀔 겁니다. 그러면 와인 생산국들은 국내 와인 시장의 점유율을 늘리려고 국내 소비자를 대상으로 더 많은 마케팅과 프로모션을 하겠죠. 이러한 노력은 곧바로 소비자의 이익으로 연결될  거고, 동시에 국내 와인 시장의 발전을 가져오리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