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마리아쥬

[마리아쥬] 여름철에 어울리는 화이트 와인들 3/5 - 샤르도네 와인편

까브드맹 2012. 6. 25. 06:00

샤르도네 포도
(이미지 출처 : https://upload.wikimedia.org/wikipedia/commons/thumb/0/06/Chardonnay_Moldova.JPG/1024px-Chardonnay_Moldova.JPG)

1. 샤르도네 와인의 특징

여름철에 어울리는 화이트 와인들. 세 번째는 세계에서 가장 널리 재배하며 와인 판매점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샤르도네(Chardonnay) 와인에 관해 얘기해보겠습니다. 샤르도네는 기후에 관계없이 어디에서나 잘 자라는 포도로 늘 안정된 수확량을 기대할 수 있고 병충해에도 강합니다. 성질이 까다롭지 않아서 어렵지 않게 맛있는 와인을 만들 수 있는 품종이기도 하죠. 재배지의 특성과 양조법에 따라 와인의 맛과 향을 바꿀 수 있어서 와인 생산자의 뜻대로 와인을 만들 수 있는 것도 큰 장점입니다. 이런 이유로 세계 각지의 많은 와이너리에서 샤르도네를 재배하고 와인을 만듭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샤르도네 와인은 재배지의 기후와 양조법에 따라 맛과 향이 달라집니다. 서늘한 곳의 샤르도네 와인은 산도가 높고 감귤류와 사과, 배 같은 과일 향이 나옵니다. 따뜻한 곳의 샤르도네 와인은 오렌지 같은 감귤류 풍미가 더 진하고, 멜론과 복숭아 향도 나타나죠. 더운 곳의 샤르도네 와인은 복숭아와 바나나, 파인애플 향과 함께 망고 같은 열대 과일 향이 풍부하게 나옵니다.

 

 

샤르도네의 맛과 향은 양조 방법에 따라 달라지기도 합니다. 젖산 발효(malolactic fermentation)를 하면 유제품 향과 헤이즐넛 향이 나오고, 오크 숙성을 하면 토스트와 바닐라, 코코넛, 견과류 향이 생겨나죠.

샤르도네 와인은 대부분 샤르도네 한 종류만 써서 만들지만, 때때로 다른 포도를 함께 넣을 때도 있습니다. 다른 포도를 섞는 것은 샤르도네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려는 것도 있지만, 저렴한 포도를 섞어서 싼값에 "Chardonnay"라는 명칭이 레이블에 들어가게 하려는 것이 더 큰 이유입니다. 샤르도네 포도가 가진 명성을 이용하려는 것이죠. 호주의 쎼미용-샤르도네 와인이 대표적입니다.

화이트 와인 중에서 샤르도네 와인이 레드 와인과 성격이 가장 비슷합니다. 레드 와인처럼 무거우면서 질감이 탄탄하고, 산도는 화이트 와인 중에선 두드러지지 않는 편입니다. 특히 호주를 비롯한 신세계의 저렴한 샤르도네 와인이 그런 경향이 강하죠. 이런 특성 때문에 샤르도네 와인에 익히지 않은 해산물 요리는 잘 맞지 않지만, 진한 소스를 얹은 생선요리와 돼지고기, 닭고기 같은 백색육은 잘 어울립니다. 때때로 쇠고기 요리와 어울릴 때도 있죠.

여름이라고 항상 차가운 음식만 먹진 않죠? 따끈한 요리와 함께 먹을 와인을 찾을 때 레드 와인의 탄닌이 부담스러우면 샤르도네 와인도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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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샤르도네 와인의 주요 생산지

세계 각국에서 재배하다 보니 샤르도네 와인을 안 만드는 와인 생산국이 드물 정도입니다. 제일 뛰어난 와인을 만드는 곳은 역시 프랑스이지만, 호주와 미국, 칠레 등등 많은 신세계 와인 생산국에서도 개성이 뚜렷하고 품질이 뛰어난 샤르도네 와인이 많이 나옵니다.

1) 프랑스

부르고뉴(Bourgogne)는 샤르도네의 고향과 같은 곳으로 거의 전 지역에서 샤르도네를 재배합니다. 

도멘 뱅상 담프 샤블리장 끌로드 꾸르탈 샤블리 그랑 크뤼 발뮈르

기후가 서늘한 샤블리에선 산도가 높고, 드라이하며 사과와 감귤류, 스모크(smoke) 향이 나는 샤르도네 와인을 만듭니다. 와인 중에선 때때로 "플린티(flinty)"하다고 표현되는 부싯돌 향이 나는 것도 있습니다.

뱅상 지라르뎅 뫼르쏘올리비에 르플레브 샤사뉴 몽라쉐 프르미에 크뤼

꼬트 드 본(Cote de Beaune)에선 감귤류와 복숭아, 열대 과일, 오크, 향신료 등의 풍미가 어우러지면서 복합적인 맛이 나는 풀 바디 와인을 생산합니다. 각지에서 뛰어난 샤르도네 와인이 나오지만, 뫼르소(Meursault)와 샤사뉴 몽라쉐(Chassagne Montrachet) 등이 유명한 생산지입니다.

루이 막스 뿌이 퓌세

부르고뉴 남단의 마코네(Maconnais)에서는 "마콩(Macon) AC"란 표지를 단 샤르도네 와인이 나옵니다. 특히 푸이-퓌세(Pouilly-Fuisse) 와인은 복숭아와 멜론, 파인애플 같은 열대 과일, 헤이즐넛, 구운 아몬드 향을 가진 풀 바디 와인입니다.

사라일 샤르도네

남부 프랑스와 루아르 지역에서도 다양한 맛과 향이 나는 저렴한 샤르도네 와인이 많이 나옵니다.

2) 호주

자이안트 스텝 섹스톤 빈야드 샤르도네애쉬우드 그로브 샤르도네

호주는 신세계 스타일의 샤르도네 와인이 탄생한 곳입니다. 와인에서 복숭아와 멜론, 열대 과일 풍미를 맛볼 수 있고, 오크 처리를 통해서 바닐라와 토스트, 버터 향도 맡을 수 있죠.

얄룸바 언우디드 샤르도네

최근에는 신선한 과일 풍미를 강조하려고 오크 처리를 하지 않는 언우디드(unwooded) 샤르도네 와인도 많이 만듭니다.

옐로우 테일 샤르도네

호주에서 저가 샤르도네 와인을 많이 생산하는 곳은 사우스 이스턴 오스트레일리아(South Eastern Australia) 지역으로 레이블에 적힌 지역 표시를 통해서 생산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3) 미국

거의 모든 형태의 샤르도네 와인을 만든다고 할 만큼 샤르도네 와인 생산이 활발합니다.

B.R 콘 까네로스 샤르도네

미국산 샤르도네 와인의 가장 대표적인 스타일은 비교적 낮은 산도와 높은 알코올 도수, 묵직한 느낌의 풀 바디, 다양하고 풍부한 감귤류와 복숭아 향, 오크 처리를 통한 볶은 견과류와 버터 향 등으로 특징지을 수 있습니다. 특히 ‘오크와 버터 폭탄’이라고 부를 만큼 오크를 많이 사용하죠.

디어버그 산타 마리아 밸리 샤르도네

그러나 최근에는 과일 풍미를 더 강조하려고 오크 사용을 절제한 샤르도네 와인도 나옵니다.

토마스 헨리 소노마 카운티 샤르도네심플리 캘리포니아 샤르도네

최고급 샤르도네 와인 생산지로 소노마 카운티(Sonoma County)와 카네로스(Carneros)가 있습니다. 저가 샤르도네 와인은 캘리포니아 곳곳에서 생산하며 레이블에 "캘리포니아(California)"라는 표시가 있습니다.

4) 칠레

칠레산 샤르도네 와인은 기본적으로 호주와 비슷하지만, 산도가 더 높습니다.

코노 수르 레세르바 에스페시알 샤르도네까사 라포스톨 샤르도네깔리 테라 샤르도네

고급 샤르도네 와인은 카사블랑카 밸리(Casablanca Valley)에서 많이 나오고 저가 와인은 칠레 곳곳에서 생산합니다.

5) 기타 

잭슨 이스테이트 샤르도네

뉴질랜드산 샤르도네 와인은 산도가 높고 오크 향이 두드러집니다.

쿠마라 슈냉 블랑 샤르도네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도 다양한 샤르도네 와인을 생산하며,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많이 재배하는 슈냉 블랑(Chenin Blanc)을 섞은 저렴한 샤르도네 와인도 볼 수 있습니다.

까테나 자파타 화이트 본스 샤르도네알타 비스타 프리미엄 샤르도네돈나 파울라 이스테이트 샤르도네

고도가 높고 일교차가 심한 아르헨티나 멘도사(Mendoza) 지방에선 과일 향이 진한 샤르도네 와인을 생산합니다. 가격과 비교해서 품질이 뛰어난 와인이 많죠.

플라네타 샤르도네코포 코스테비앙케 샤르도네

스페인과 이탈리아에서도 샤르도네 와인을 많이 생산합니다. 특히 피에몬테와 시칠리아에서 뛰어난 샤르도네 와인이 나옵니다.

3. 샤르도네 와인과 잘 어울리는 음식들

1) 해산물

레드 와인과 비슷한 구석이 많은 샤르도네 와인은 익히지 않은 해산물과 잘 맞지 않습니다.

굴(석화)생선 초밥

그러나 샤블리처럼 오크 숙성을 하지 않아서 가볍고 청량하며 산도가 높은 샤르도네 와인은 굴과 생선 초밥에 잘 어울립니다.

농어찜크림 소스 관자 요리

물론 오크 처리해서 묵직한 샤르도네 와인은 찌거나 볶고, 풍미가 진한 소스를 끼얹은 해산물 요리가 제격이죠.

해물 튀김빙어 튀김

새우와 조개관자 튀김처럼 기름지고 바삭한 음식도 샤르도네의 진한 맛과 잘 맞습니다.

2) 육류

샤르도네 와인은 화이트 와인치고 육류 요리와 잘 어울립니다.

오리탕

가금류 요리와 잘 맞고,

등심구이솥뚜껑 삼겹살

돼지고기도 잘 어울리죠.

차돌배기 구이샤브샤브

소고기가 들어간 요리와 잘 맞을 때도 있습니다.

3) 채소

화이트 와인이라 역시 채소와 잘 맞지만, 풍미가 진한 요리와 더 잘 어울립니다.

채소구이

구워서 맛과 향을 진하게 한 채소구이와

샐러드

진한 소스를 얹은 샐러드와 잘 맞죠.

소고기 안심 샐러드

쇠고기를 넣은 안심 샐러드도 잘 어울립니다. 채소를 중심으로 고기를 살짝 곁들인 요리는 레드 와인보다 샤르도네 와인과 먹는 게 훨씬 낫죠.

4) 기타

샤르도네 와인도 꽤 다양한 음식과 폭넓은 궁합을 보여줍니다.

치즈 피자크림 파스타

치즈를 많이 토핑한 피자나 크림소스 스파게티와 잘 어울리죠.

알감자 구이콘치즈

버터를 둘러서 구운 감자나 옥수수도 안주로 제격입니다.

다양한 빵버터 난

설탕이나 잼을 넣지 않은 빵도 샤르도네 와인과 잘 맞습니다.

녹두전스프링 롤

녹두전이나 스프링 롤처럼 기름진 동양 음식과 먹어도 좋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제일 좋아하는 화이트 와인인 샤르도네 와인은 아주 다양한 맛과 향을 가졌고 가격도 천차만별입니다. 비싼 와인이 물론 맛과 향이 더 낫지만, 저렴하면서 맛도 좋은 샤르도네 와인도 많습니다. 그러므로 마트와 와인 샵에서 이것저것 사서 마시다 보면 맘에 쏙 들면서 가격도 부담 없는 샤르도네 와인을 찾을 수 있을 겁니다. 지금 당장 와인 매장으로 달려가서 샤르도네 와인을 한 병 구매한 다음 오늘 밤 야외에서 지인들과 함께 마셔보는 건 어떨까요?

<참고 자료>

1. 크리스토퍼 필덴, 와인과 스피리츠 세계의 탐구(Exploring the World of Wines and Spirits), 서울 : WSET 코리아, 2005

2.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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