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리서 펜카로우 소비뇽 블랑(Palliser Pencarrow Sauvignon Blanc) 2010은 뉴질랜드 북섬 마틴버러(Martinborough) 지역의 해양성 기후에서 자란 소비뇽 블랑(Sauvignon Blanc) 포도로 만들며 말보로 지역의 소비뇽 블랑 와인에 못지않은 향과 맛을 가졌습니다. 시장에 나온 와인은 숙성을 더 하지 않고 바로 마실 수 있으며 향후 2~3년까지 최고의 맛을 보여줍니다. 이후에는 보관 상태에 따라 맛이 조금씩 달라질 수 있습니다.
1. 펄리서 에스테이트(Palliser Estate)
보통 수십 년의 역사를 가진 유럽 와이너리들과 비교하면 뉴질랜드 와인 생산자들은 역사가 짧습니다. 펄리서 에스테이트 역시 다른 와인 생산자처럼 별로 오래된 와이너리가 아닙니다. 첫 번째 포도 수확은 겨우 23년 전인 1989년에 이뤄졌고, 그 해가 펄리서의 첫 와인 빈티지이죠. 하지만 첫 와인이 시장에 나온 후로 펄리서 에스테이트 와인은 세계 와인 시장과 품평회에서 줄곧 높은 인기와 수상을 구가했습니다.
펄리서라는 이름은 뉴질랜드 북섬 최남단의 케이프 펄리서(Cape Palliser) 곶에서 딴 것입니다. 펄리서 곶은 유럽인으로는 최초로 뉴질랜드를 발견했던 제임스 쿡(James Cook) 선장이 친구이며 조언자였던 휴즈 펄리서(Hugh Palliser)를 기리려고 그의 이름을 따서 명명한 곳이죠.
펄리서 에스테이트는 뉴질랜드 북섬 남동쪽의 와이라라파(Wairarapa)에 있습니다. 85헥타르 면적의 포도밭에 소비뇽 블랑과 피노 누아, 샤르도네, 피노 그리, 리슬링을 재배하죠. 와이라라파는 뜨겁고 긴 여름과 가을, 추운 겨울, 고대의 강바닥에 퇴적물이 쌓여서 만들어진 물 빠짐이 잘 되는 토양 등등 서늘한 기후를 좋아하는 품종을 재배하기에 매우 이상적인 환경을 갖춘 곳으로 오늘날 최고급 뉴질랜드 와인 재배지 중 하나입니다.
이렇게 훌륭한 조건을 갖춘 포도밭에서 자라는 청포도를 사용해서 펄리서 에스테이트는 다양한 화이트 와인을 만들며, 피노 누아로 레드 와인도 생산합니다. 샴페인처럼 전통 방식을 사용한 스파클링 와인 생산에도 주력하며, 결과는 성공적이라고 합니다. 뛰어난 품질의 펄리서 에스테이트 와인들은 최고급 브랜드인 펄리서 에스테이트와 세컨드 브랜드인 펜카로우(Pencarrow)로 나뉩니다.
2. 와인의 맛과 향
맑고 깨끗하며 조금 진한 레몬색입니다. 싱그러운 녹색 과일과 조금 덜 익은 사과, 허브와 풀, 미네랄, 린덴(linden)으로 대표되는 흰 꽃 향이 나옵니다. 살짝 고소한 식물성 기름 냄새도 풍기네요.
아주 깨끗하고 깔끔합니다. 두께는 얇지만, 힘이 들어있어서 탄탄한 느낌이죠. 눈치채기 힘들 만큼 아주 약한 탄산가스 기운은 신선한 느낌을 더해줍니다. 달지 않고 드라이하며 살짝 쓴맛도 납니다. 산미는 싱그럽고 탄탄합니다. 선이 아주 가늘지만, 입에서 느끼는 힘은 상당합니다. 약한 청사과와 레몬, 녹색 과일과 허브, 흰 꽃 풍미를 함께 느낄 수 있습니다. 진하고 풍부하진 않지만 섬세하고 깨끗합니다. 여운이 짧지는 않지만, 샤르도네 같은 다른 화이트 와인만큼 길진 않습니다. 느낌은 아주 깨끗하군요.
뛰어난 산미 덕분에 전체적인 균형이 뛰어나고 어디 한 군데 나무랄 데 없습니다.
해산물 샐러드, 생선회와 생선 초밥, 생선구이, 생굴, 약간 매콤한 소스를 얹은 튀김 요리, 양념치킨, 잘 숙성한 조금 딱딱하고 짭짤한 치즈 등과 잘 어울립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B+로 맛과 향이 훌륭하고 매력적인 와인입니다. 2012년 3월 20일 시음했습니다.
뉴질랜드의 소비뇽 블랑 와인에 관한 내용은 아래의 글을 참조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