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시음기

[프랑스] 아직 때가 아니지만, 미래의 모습이 기대되는 - Château Saint Martin de la Garrigue Bronzinelle 2008

까브드맹 2011. 5. 31. 06:00

샤토 쌩 마르땡 드 라 가리그 브롱지넬 2008

샤토 쌩 마르땡 드 라 가리그 브롱지넬(Chateau Saint Martin de la Garrigue Bronzinelle) 2008은 남부 프랑스(Sud de France)의 꼬또 뒤 랑그독(Coteaux du Languedoc)에서 재배한 네 가지 포도로 만드는 AOC 등급 와인입니다. 사용한 품종과 비율은 시라(Syrah) 43%, 까리냥(Carignan) 21%, 무흐베드르(Mourvedre) 18.5%, 그르나슈 누아(Grenache Noir) 17.5%입니다.

1. 와인 양조 과정

샤토 쌩 마르땡 드 라 가리그 브롱지넬은 샤토의 간판 격인 와인으로 홈페이지 첫 화면에도 나와 있습니다. 블렌딩 와인으로 남부 프랑스에서 흔히 재배하는 시라와 무흐베드르, 그르나슈 누아, 까리냥을 골고루 넣어서 만들죠. 알코올 도수는 13.5%로 일반적인 보르도 와인보다 조금 높습니다. 아무래도 날씨가 더운 곳이라 당분이 많이 축적되고 그르나슈처럼 알코올을 많이 만들 수 있는 포도를 사용해서 그런 것 같습니다. 시라와 까리냥은 포도 알맹이만, 무흐베드르와 그르나슈 누아는 줄기까지 함께 발효한 다음 발효가 끝나자마자 곧바로 혼합합니다. 이후 12개월간 오크 숙성한 다음 병에 담았는데, 특별히 정제나 여과를 하지 않고 여러 차례 오크 통을 바꿔주는 래킹(Racking) 작업만으로 찌꺼기를 걸러줬습니다.

현재 미국에 매년 5만 병, 일본에 매년 3만 병을 수출하며 기타 17개국에 수출할 정도로 인기 있는 와인입니다. 미국의 저명한 와인 잡지인 와인 스펙테이터가 2010년 11월호에서 이 와인에 준 점수는 90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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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와인의 맛과 향

정제나 여과 과정이 없었는데도 색이 깨끗합니다. 아주아주 진하며 루비와 퍼플의 중간 정도 색깔을 보여줍니다. 추출물이 많은지 와인의 눈물도 굵고 진합니다. 불쾌한 느낌이 없는 깨끗한 향이 잘 퍼져 나옵니다. 매콤한 향이 나오다가 시간이 갈수록 달콤한 향이 올라오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처음엔 정향과 시나몬 같은 향신료 향이 풍기다가 점차 블랙베리와 프룬(prune) 같은 검은 과일 향이 나오죠. 그리고 오크 향이 나면서 살짝 졸인 잼 같은 달콤한 향도 흘러나옵니다.

탄탄하고 균형 잡힌 구조감을 가졌습니다. 제법 부드럽지만, 2008 빈티지라 그런지 탄닌이 덜 다듬어져서 조금 날카롭고 거친 느낌이 있습니다. 몇 년 더 보관한 후에 마시거나 개봉 후 탄닌이 부드러워질 때까지 30분에서 1시간 정도 기다렸다가 마시는 게 좋습니다.

 

 

맛은 드라이하며 제법 산도가 높습니다. 알코올 도수는 13.5%로 조금 강하며, 아직 덜 다듬어졌지만 풍부한 탄닌이 입안을 조여주는 걸 느낄 수 있죠. 중간 이상의 산도와 많은 탄닌, 제법 묵직한 질감이 입안에 강한 인상을 남겨줍니다. 블랙커런트와 블랙 체리, 프룬 같은 검은 과일 풍미에 오크 같은 나무 풍미, 정향처럼 달면서 살짝 매콤한 향신료 풍미가 잘 어우러진 와인입니다. 하지만 2008 빈티지를 지금 마시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봅니다. 덜 가다듬어진 풋내기 청년 같은 느낌이군요. 3~5년 후에 개봉한다면 훨씬 좋은 맛을 보여줄 겁니다. 여운은 길고 힘차며 우아하거나 섬세하진 않습니다.

색, 향, 맛, 여운은 좋지만, 질감에서 좀 거칩니다. 입안을 조여주더라도 탄닌은 부드럽거나 매끄러워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서 아쉽군요. 다만 몇 년 후에 마신다면 아주 좋은 품질을 보여줄 것 같습니다. 양고기와 소고기 바비큐, 치즈와 고기가 들어간 채소 쌈 요리 등과 잘 어울립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C로 맛과 향이 좋은 와인입니다. 2011년 3월 30일 시음했습니다.

와인 생산자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아래의 글을 참조하세요.

 

[프랑스] 수 세기 동안 변형과 보수와 유지가 계속 이어진 곳 - 샤토 쌩 마르땡 드 라 가리그(Châte

1. 샤토 쌩 마르땡 드 라 가리그 샤토 쌩 마르땡 드 라 가리그(Château Saint Martin de la Garrigue)는 프랑스 남부의 꼬또 뒤 랑그독(Coteaux du Languedoc) 지역의 샤토입니다. 랑그독에서 떼루아가 가장 좋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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