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시음기

[독일] 중부 유럽의 고대 품종으로 만든 독특한 스타일 - Dreissigacker Bechtheimer Silvaner 2013

까브드맹 2022. 1. 5. 16:18

드라이씨가커 베흐타이머 실바너 2013

드라이씨가커(Dreissigacker)의 베흐타이머 실바너(Bechtheimer Silvaner) 2013는 독일 라인헤센(Rheinhessen)에서 재배한 실바너(Silvaner) 포도로 만든 QbA(Qualitatswein bestimmter Anbaugebiete) 등급의 화이트 와인입니다.

 

1. 실바너 포도

실바너는 중부 유럽에서 오래전부터 재배해 온 고대 품종입니다. DNA 조사를 통해 이탈리아 북부가 원산지인 트라미너(Traminer)와 외스터라이히-바이쓰(Österreichisch-Weiß=Austrian White) 포도 사이의 교배종으로 밝혀졌죠. 독일로 전해진 것은 30년 전쟁 이후로 짐작됩니다. 이름의 기원은 라틴어로 숲을 의미하는 실바(silva)나 야생을 뜻하는 새붐(saevum)으로 추측되었습니다. 그래서 예전에는 이 포도가 야생 포도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되었죠.

2차 대전 후에 독일과 프랑스 알자스에선 실바너를 많이 심었고, 1960~70년대에는 재배량이 각각 30%와 25%에 다다르기도 했습니다. 독일에선 1970년대에 뮬러-투르가우(Müller-Thurgau)가 퍼지기 전까지는 가장 많이 재배하는 품종이었죠. 그러나 단맛 나는 대중적인 와인인 립프라우밀히(Liebfraumilch)에 사용되면서 평판이 많이 떨어졌습니다.

예전에는 세미 스위트 실바너 와인이 흔했지만 이제 거의 사라졌고, 최근에는 알자스 지역에서 수확량을 줄여서 고급화 한 실바너 와인이 등장했습니다. 2006년에는 조첸베르크 실바너(Zotzenburg Sylvaner)가 실바너 와인으로는 최초의 알자스 그랑 크뤼 와인이 되기도 했죠.

독일의 프랑코니아(Franconia) 지방에 있는 최고의 석회암 지대인 무쉘칼크(Muschelkalk)에서는 최고급 리슬링 와인과 견줄 수 있는 실바너 와인을 만들 수 있습니다. 그만큼 품종의 잠재력은 뛰어나다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실바너 와인은 다양한 음식과 잘 어울리죠. 실바너 와인은 품종의 과일 특성이 오크 향에 압도되지 않도록 일반적으로 오크 숙성을 하지 않습니다.

 

반응형

 

2. 와인 생산자

1728년에 설립된 드라이씨가커는 요한 드라이씨가커(Jochen Dreissigacker)와 그의 아버지 프리더(Frieder)의 노력으로 몇 년 안에 라인헤센 지역 최고의 와인 생산자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요한 드라이씨가커는 독일과 해외에서 상당한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와인 메이커이며, 그가 생산하고 와인은 어느 것이든 높은 평가와 점수를 얻고 있죠.

라인헤센에 있는 45헥타르의 포도밭은 2010년부터 유기농 인증을 받았고, 요한은 밭의 상당 부분을 바이오다이내믹 농법으로 관리합니다. 유기농으로 포도를 기르는 것처럼 와인도 되도록 자연적으로 만들죠. 발효할 때는 야생 효모만 사용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적절한 가치 치기와 수확량 조절을 통한 와인의 품질 유지입니다. 

또한 독일에선 아우스레제(Auslese) 등급 와인을 만들 때 발효가 끝난 후에 포도즙을 넣는 쉬스-레제르베(süss-reserve)가 허용되지만, 드라이씨가커는 충분히 익은 포도만 사용합니다.

와인 등급인 QbA에 관한 정보는 하단의 링크를 참조하세요.

 

 

3. 와인의 맛과 향

제법 진한 레몬색입니다. 레몬과 농익은 사과 향이 풍부하고 사향과 짚단 냄새가 살짝 나옵니다. 패션프루트 같은 열대 과일 향이 점점 올라오고 부드러운 밀랍 향도 퍼지네요. 블라인드 테이스팅을 하면 게부르츠트라미너로 착각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부드럽고 축축한 느낌이 드는 구조는 잘 짜였습니다.

드라이하면서 농익은 사과의 단 풍미와 알맞은 산미가 좋습니다. 살짝 씁쓸한 맛이 재미있군요. 꽤 독특하고 개성적인 와인으로 그냥 편하게 마실 수 있고 음식에도 잘 어울립니다. 흰 채소와 미네랄, 도라지같이 쌉쌀한 나물 풍미가 나오고 알코올 기운도 알맞습니다. 점점 둥글어지고 열대과일의 산미가 두드러지면서 조화로운 맛이 됩니다. 마신 후엔 농익은 과일과 채소 느낌 등이 길게 남습니다.

알맞은 산도와 13.5%의 알코올이 균형을 이루고, 다양한 풍미로 독특한 개성을 보여주는 와인입니다.

과일 중심의 샐러드, 다양한 안티파스토(antipasto), 순한 향의 생선요리, 치킨 같은 닭고기 요리, 송아지 고기와 가벼운 소스가 있는 돼지고기 요리, 조개찜과 조개구이, 중국식 해물 요리, 비빔밥, 두부 전, 아스파라거스, 뇨끼, 양파 수프, 크림소스 파스타, 소시지, 타파스, 치즈 등 다양한 음식과 잘 맞습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B로 맛과 향이 훌륭하고 매력적인 와인입니다. 2021년 9월 27일 시음했습니다.

 

[독일] 콸리테츠바인 베슈팀터 안바우게비트(QbA:Qualitatswein bestimmter Anbaugebiete) 등급

경기불황으로 와인 시장의 성장세가 많이 꺾였습니다. 표면적으로는 해마다 조금씩 성장했지만, 식약청의 와인 검사 비용과 창고 임대료, 매장 운영비 같은 기타 부대비용이 엄청나게 늘어나

aligalsa.tistor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