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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미국산 샤르도네 와인에서 느껴지는 부르고뉴의 맛과 향 - Gary Farrell Olivet Lane Vineyard Chardonnay 2016

까브드맹 2020. 10. 12. 16:44

Gary Farrell Olivet Lane Vineyard Chardonnay 2016

게리 패럴(Gary Farrell) 와이너리의 올리벳 레인 빈야드 샤르도네(Gary Farrell Olivet Lane Vineyard Chardonnay) 2016은 미국 캘리포니아(California)주의 소노마(Sonoma) 카운티에 있는 러시안 리버 밸리(Russian River Valley) AVA에서 수확한 샤르도네 포도로 만든 화이트 와인입니다.

1. 미국의 샤르도네 와인

미국에서 샤르도네는 까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과 함께 재배 면적과 판매량에서 매년 1, 2등을 다툴 만큼 인기가 높습니다. 캘리포니아의 대학 양조학과와 와이너리에서는 샤르도네로 만들 수 있는 모든 스타일의 와인 양조법을 연구할 정도죠. 그만큼 여러 와이너리에서 다양한 맛과 향을 가진 샤르도네 와인이 나옵니다.

전형적인 캘리포니아 샤르도네 와인은 리큐어(Liqueur)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묵직합니다. 더운 날씨라 포도가 무르익어서 알코올 도수가 높지만, 산도는 상대적으로 낮습니다. 여기에 복숭아와 바나나 같은 과일 풍미를 바탕으로 오크와 헤이즐넛, 버터 풍미가 두드러지죠.

그러나 러시안 리버 밸리와 카네로스의 서늘한 기후에서 자란 샤르도네로 만드는 와인은 피노 누아(Pinot Noir) 와인처럼 더 세련되고 절제된 모습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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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와인 생산자와 와인 양조

소노마의 러시안 밸리에 있는 게리 패럴 와이너리는 1985년에 게리 패럴이 로키올리(Rochioli)와 앨런(Allen) 포도밭에서 600병의 1982년 산 피노 누아 와인을 만들면서 출발했습니다. 이후 38년간 각 포도밭의 떼루아를 반영한 우아하고 복합적인 부띠끄 와인을 생산해왔죠.

2011년 4월에 빌 프라이스(Bill Price)가 와이너리를 인수했습니다. 빌 프라이스는 베린저(Beringer)의 전 CEO이면서 현재 키슬러(Kistler)의 최대 주주입니다. 또한 쓰리 스틱스(Three Sticks)와 루툼(Lutume), 듀렐(Durell), 갭스 크라운(Gap's Crown) 빈야드의 소유자이기도 하죠. 게리 패럴 와이너리는 인수한 후에도 설립자의 정신을 기려서 초지일관 와인 품질을 높이려고 노력하며 대대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게리 패럴의 와인들은 마치 부르고뉴 와인처럼 섬세하고 균형미가 뛰어난 것이 특징입니다. 이런 특성은 와인 메이커인 테레사 에레디아(Theresa Heredia)가 부르고뉴의 볼네(Volnay) 마을에 있는 유서 깊은 와이너리인 도멘 드 몽띠유(Domaine de Montille)에서 와인을 만들었던 경험에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합니다.

게리 패럴의 올리벳 레인 빈야드 샤르도네 2016은 산타 로사(Santa Rosa)평야에 있는 올리벳 레인 포도밭에서 자란 샤르도네 포도로 만듭니다. 이곳은 여름에도 서늘한 바람과 낮은 밤 기온, 안개 등으로 인해 훌륭한 산도를 가진 샤르도네 포도를 기를 수 있죠.

서늘한 아침에 수확한 포도를 선별한 다음 으깨고 포도즙을 짜서 저온 탱크에 하루 동안 보관합니다. 그 다음엔 500ℓ 크기의 프랑스산 오크통에 포도즙을 담아서 알코올 발효한 후 9개월간 숙성합니다. 이때 새 오크통 비율은 35%이죠. 오크 숙성이 끝나면 병에 담은 후 1년 8개월간 숙성하고 안정시킨 다음 시장에 내놓습니다.

 

 

3. 와인의 맛과 향

Gary Farrell Olivet Lane Vineyard Chardonnay 2016의 색

중간 농도의 레몬색입니다. 레몬과 잘 익은 사과, 덜 익은 복숭아 같은 과일 향이 미네랄 느낌과 함께 올라옵니다. 신선한 허브와 흰 나무, 신선한 버터 향이 이어지고, 점차 덜 익은 파인애플과 피스타치오, 흰꽃 향을 풍깁니다. 견과류 향이 고소하지만 지나치진 않습니다.

부드럽고 진하나 너무 무겁지는 않습니다. 질감은 매끄럽고 잘 짜인 구조는 아주 탄탄합니다. 드라이하며 사과와 덜 익은 복숭아를 섞은 것 같은 산미가 아주 깔끔하네요. 나무진과 흰 나무 풍미가 먼저 나오고, 덜 익은 핵과류(核果類) 과일과 파인애플 풍미가 이어집니다. 싱그러운 허브와 피스타치오 같은 견과류 풍미도 나오고 기분 좋게 쌉싸름한 맛이 훌륭합니다. 시간이 갈수록 맛이 뚜렷하고 명징(明澄)해집니다. 여운에선 견과류와 나무, 흰꽃의 풍미가 길게 이어집니다.

 

 

절제되고 깔끔한 산미와 13.4%의 알코올이 안정되고 균형 잡힌 모습을 보여주네요. 부르고뉴 샤르도네 와인과 비슷하지만 무척 매끄러운 질감은 완전히 부르고뉴 같지 않고, 깔끔하고 절제된 맛과 향은 기름진 일반 미국 샤르도네 와인과 차원이 다릅니다. 미국산 샤르도네 와인의 새로운 모습을 느낄 수 있죠. 아직 젊은 와인으로 세월과 함께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듯합니다.

이 와인과 어울리는 음식은 닭고기와 치즈 샐러드, 새우 만두, 익힌 해물 요리, 농어와 연어 스테이크, 생선가스, 버터감자구이, 닭고기 스테이크, 해물 그라탕, 크림 파스타 등입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B+로 맛과 향이 훌륭하고 매력적인 와인입니다. 2020년 10월 8일 시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