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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세월의 힘? 좀 더 정돈된 맛과 향을 보여주는 - 19 Crimes Cabernet Sauvignon 2016

까브드맹 2019. 11. 18. 11:07

19 Crimes Cabernet Sauvignon 2016

나인틴 크라임스 까베르네 소비뇽(19 Crimes Cabernet Sauvignon) 2016은 호주 사우쓰 이스턴 오스트레일리아(South Eastern Australia) 지역에서 수확한 까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 포도로 만든 레드 와인입니다.

1. 19 크라임스

"우리 레이블의 남자와 여자들은 허구의 인물이 아닙니다. 그들은 살과 피입니다. 범죄자이며 학자입니다. 역사 속에서 그들은 '추방에 의한 처벌'을 받는 채권을 공유했습니다. 그 채권은 그들의 영혼을 산산조각 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러지 못했습니다. 오늘날 우리는 그들과 그들이 살아왔던 원칙에 건배합니다."

19 크라임스는 18세기 영국 형법에 적힌 19가지 범죄를 뜻합니다. 아래와 같은 범죄들이죠.

① 1실링(shilling) 이상의 절도죄

② 1실링 이하의 절도죄

③ 훔친 물건, 보석, 접시 등의 장물 취득

④ 훔친 납, 철, 구리의 구매, 또는 취득

⑤ 이집트인 행세

⑥ 가구가 갖춰진 하숙집에서 절도

⑦ 덤불 방화

⑧ 편지와 선불 우편료의 탈취와 횡령

⑨ 폭행 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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⑩ 강과 연못의 불법 어로 행위

⑪ 나무와 나무뿌리, 식물의 파손과 절도

⑫ 이중 결혼

⑬ 옷을 찢거나 자르거나 태우는 행위

⑭ 동전 위조

⑮ 비밀 결혼

⑯ 무덤 덮개 절도

⑰ 탬즈(Thames) 강에서 익사 사고가 났을 때 너무 많은 승객을 태운 뱃사공

⑱ 탈옥한 교정할 수 없는 범죄자와 사형수

⑲ 특별한 경우의 해군 필수품

 

 

영국에서는 1783년부터 위의 19개 범죄 중 하나 이상을 저지른 범죄자를 사형하는 대신 호주로 유배했습니다. 그런데 당시의 뱃길은 오늘날처럼 안전하지 못했죠. 그래서 가는 도중 많은 죄수가 질병과 표류 등으로 죽었습니다. 무사히 호주에 도착한 죄수들 앞에는 새로운 세상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곳에서 죄수들은 식민지 주민이 되어 벽돌로 집을 지으며 새로운 나라와 새로운 삶을 만들어 냈죠. 19 크라임스는 그들이 무너뜨린 규칙과 그들이 세운 문화를 축하하며 만들었습니다.

위의 이야기는 홈페이지에 나온 것이고, 백 레이블엔 조금 다른 이야기가 적혀 있습니다.

"1788년. 대영제국에서 새로운 법률이 통과되면서 범죄자들은 식민지 개척자가 되었습니다. 외국의 땅인 호주로 '추방'하는 형벌을 담은 법안은 수천 명에게 현실이 되었죠. 지구를 가로질러 국경의 감옥으로 보내진 사람 중 많은 수가 바다에서 사라졌습니다. 호주에 도착한 거친 죄수들은 고통 속에서 노예처럼 살았습니다. 국경 근처 식민 유배지의 개척자들, 그들은 벽돌을 쌓아 올리며 새로운 나라와 새로운 삶을 만들었습니다. 호주로 추방되는 200개가 넘는 죄명을 볼 수 있습니다. 하나는 어딘가에서 시작해야 하기에 19 크라임 레드 블렌드는 그 죄명 중 19개를 세상에 알려줍니다."

 

 

와인 레이블에 인쇄된 사람들은 실제로 추방형을 받은 역사 속의 인물들입니다. "Living Wine Lables"라는 앱을 다운받아 레이블을 촬영하면 그들의 짧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죠.

 

‎Living Wine Labels

‎Meet the Living Wine Labels app and watch as your favorite wines come to life through Augmented Reality Listen to history's most interesting Convicts and Rebels share their stories behind the 19 Crimes, interact with the Warden, and defend yourself in a t

apps.apple.com

 

Living Wine Labels - Google Play 앱

Meet the Living Wine Labels app and watch as your favorite wines come to life through Augmented Reality Listen to history's most interesting Convicts and Rebels share their stories behind the 19 Crimes, interact with the Warden, and defend yourself in a tr

play.google.com

19 크라임스 와인들은 현재 미국 와인 시장의 호주 와인 중 판매 7위에 올랐습니다.

트레저리 와인스 에스테이츠 빈트너스(Treasury Wines Estates Vintners)의 19 크라임스 까베르네 소비뇽는 드넓은 사우쓰 이스턴 오스트레일리아의 포도밭에서 수확한 까베르네 소비뇽 포도로 만들었습니다. 숙성할 때 미국산 오크 칩을 써서 오크에서 생기는 풍미를 줬습니다.

레이블의 남성도 영국에서 호주로 추방당한 인물입니다. 다만 2018 빈티지의 레이블에 나온 사람과 다른 사람인데 홈페이지에도 관련 내용은 나와있지 않더군요. 나이도 지긋해 보이는 이 인물은 대체 무슨 죄를 지었기에 호주로 추방된 것일까요?

 

 

3. 와인의 맛과 향

19 Crimes Cabernet Sauvignon 2016의 색

2018 빈티지보다 더 진한 루비색입니다. 서양 자두와 체리 향이 풍성하게 올라오며 태운 나무와 콩 등의 그을린 향도 있습니다. 견과류 향도 살짝 나옵니다. 2018 빈티지와 비슷하지만, 좀 더 정돈되었습니다.

부드럽고 탄력적인 탄닌이 좋습니다. 마신 후엔 혀에 떫은맛이 살짝 깔리네요. 구조도 허술하지 않고 좋습니다. 드라이하지만 붉은 과일의 달콤한 풍미가 가득합니다. 서양 자두와 체리 풍미가 퍼지는 가운데 타임(thyme)과 태운 나무의 풍미, 짠맛 등이 어우러집니다. 알코올 도수는 13.5%로 호주 와인치고 높지 않지만, 기운은 제법 강합니다. 여운도 제법 길고 태운 나무 느낌이 길게 이어집니다.

드라이한 맛과 붉은 과일이 생각하는 새콤한 산미가 균형을 이룹니다. 초반엔 알코올이 좀 강하지만, 차츰 균형을 잡아갑니다.

함께 먹기 좋은 음식은 소고기와 양고기 같은 붉은 육류 요리, 닭고기와 칠면조 같은 가금류, 미트소스 파스타와 크림소스 파스타, 치즈 버거, 햄버그스테이크, 치즈 등입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B-로 맛과 향이 훌륭하고 매력적인 와인입니다. 2019년 10월 29일 시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