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일반

[수다] 로제 스파클링 와인, 그 관대함을 찬양하라!

까브드맹 2018. 12. 19. 08:00

로제 스파클링 와인의 거품들

와인을 마실 때 항상 와인과 음식의 조화를 생각합니다. 와인과 음식의 궁합을 뜻하는 "마리아쥬(Mariage)"라는 전문용어가 있을 만큼 와인과 음식의 조화는 중요한 문제입니다. 왜냐하면, 조화가 잘 맞았으면 평범한 와인에 평범한 음식이라도 황홀한 맛을 느낄 수 있지만, 조화가 안 맞으면 아무리 좋은 와인과 좋은 음식이래도 지옥 같은 경험을 하게 되거든요. 의심스럽다면 지금 당장 광어회를 떠서 보르도 그랑 크뤼 와인이나 칠레의 값비싼 레드 와인과 함께 먹어보세요. 제가 말하는 것이 무엇인지 대번에 느낄 수 있을 겁니다.

그런데 와인과 음식의 조화는 와인을 좋아하고 공부하는 사람에겐 즐거운 일이지만, 단지 맛있게 한 끼 식사를 하려는 사람에겐 골치 아픈 일이 될 수 있습니다. 이것저것 신경 쓸 일도 많은데 밥 먹을 때조차 술과 음식의 특성을 고려해서 생각해야 한다니 짜증 나는 일이 아닐 수 없죠. 이럴 때 제일 무난한 방법이 샴페인 같은 스파클링 와인을 고르는 것입니다. 기본적으로 스파클링 와인은 음식과 무난하게 잘 어울려서 실패할 가능성이 작기 때문이죠.

식사와 함께 음료수를 마실 때 콜라와 사이다는 어떤 음식과 마셔도 잘 어울리듯이 스파클링 와인은 고기든 채소든 생선이든 육류든 잘 맞습니다. 거품의 마법 때문일까요? 아무튼, 스파클링 와인은 어떤 음식에도 잘 맞출 수 있는 관대한(?) 특성을 가진 것이 사실입니다. 물론 기본적으로 청포도를 많이 사용하고 탄닌이 없다 보니 육류보다 해산물과 채소 쪽에 더 잘 맞기는 하지만, 소고기와 양고기 스테이크에도 즐겁게 마실 수 있죠. 

화이트 와인과 레드 와인 양쪽의 특성을 가진 로제 와인도 친화력이 있어서 어떤 음식과 먹더라도 비교적 잘 어울립니다. 그러므로 와인 두 종류의 장점을 한 곳에 가진 로제 스파클링 와인이 많은 음식과 조화를 이루리라는 것은 불문가지(不問可知)이죠. 샐러드처럼 간단한 전채 요리부터 연어와 농어 스테이크 같은 생선요리, 닭 같은 가금류 요리, 돼지와 송아지 같은 고기 요리까지 로제 스파클링 와인은 다양한 음식과 궁합을 맞출 수 있는 매력적인 특성을 가졌습니다. 게다가 과일 무스 케익 같은 디저트에 잘 어울릴 때도 있으니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