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시음기

[프랑스] 보관의 문제? 단순한 풍미가 아쉬웠던 - Domaine Leflaive Chevalier-Montrachet Grand Cru 2007

까브드맹 2018. 12. 16. 12:00

Domaine Leflaive Chevalier-Montrachet Grand Cru 2007

도멘 르플레브(Domaine Leflaive)의 슈발리에-몽라셰 그랑 크뤼(Chevalier-Montrachet Grand Cru) 2007은 프랑스 부르고뉴(Bourgogne)의 꼬뜨 드 본(Côte de Beaune)에 있는 슈발리에-몽라셰(Chevalier-Montrachet) 그랑 크뤼 포도밭에서 재배한 샤르도네(Chardonnay) 포도로 만든 그랑 크뤼 등급의 화이트 와인입니다.

1. 도멘 르플레브

도멘 르플레브의 초기 모습은 1717년에 퓔리니-몽라쉐에 살았던 끌로드 르플레브(Claude Leflaive)까지 거슬러 올라가지만, 오늘날의 도멘은 조세프 르플레브(1870-1953)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퓔리니 몽라쉐가 고향이었던 조세프의 초기 경력은 와인이 아니라 기술자였습니다. 그는 쌩-에띠엔(Saint-Etienne)의 공장을 관리했고, 프랑스 최초의 잠수함 설계와 제작에 참여하기도 했죠.

1905년에 부르고뉴 지역은 아직 필록세라의 피해로부터 회복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많은 농부가 포도밭을 떠났고 떠나면서 포도밭을 헐값에 내놨죠. 조세프는 이때 25헥타르의 포도밭을 구매합니다. 1920년에 조세프는 미국종 포도나무의 뿌리 부분을 접목한 포도나무를 심어서 포도밭을 재건하고, 포도를 네고시앙에 넘기기보다 자신의 레이블을 붙인 와인을 팔기 시작했습니다.

반응형

 

조세프가 죽은 후에 네 명의 자식들은 아버지의 유업을 잇기로 했고, 도멘을 크게 발전시킵니다. 아들인 빈센트(Vincent)와 조-레지스(Jo-Régis)가 관리하던 시기에 도멘 르플레브는 부르고뉴 최고의 도멘으로 손꼽히는 명성을 얻게 되죠. 1973년에 도멘 르플레브는 유산 상속에 따른 분할을 피하려고 도멘을 회사 형태로 변경했습니다.

1990년에 빈센트의 딸인 안느 클로드 르플레브(Anne-Claude Leflaive)와 조-레지스의 아들인 올리비에(Olivier)가 회사 경영을 맡았지만, 올리비에가 네고시앙을 운영하고 있었기 때문에 1994년에 안느 클로드는 도멘의 지분을 가진 친척들의 결정에 따라 도멘의 경영권을 완전히 인수합니다. 오늘날 도멘 르플레브와 올리비에 르플레브의 네고시앙 사업은 완전히 별개의 사업체입니다.

도멘 르플레브는 1997년부터 바이오다이나믹(biodynamic)으로 와인을 양조하기 시작했습니다.

 

 

2. 와인의 맛과 향

Domaine Leflaive Chevalier-Montrachet Grand Cru 2007의 색

색은 매우 진한 황금색입니다. 처음엔 구스베리 같은 푸른 과일과 허브, 식물성 기름과 이스트 향이 났습니다. 이어서 노란 과일 과즙과 꿀 같은 달콤한 향이 살짝 나왔고, 엿기름의 고소하고 달콤한 향이 이어졌습니다. 한참 뒤엔 소곡주처럼 달고 살짝 매콤한 향도 느껴졌고요.

질감은 기름처럼 부드러우면서 탄탄했습니다. 미세한 탄닌을 느꼈는데, 오크에서 배어 나온 것일까요? 산미는 처음엔 시큼했고, 점차 둥글둥글 부드러워졌지만 정돈되진 못했습니다. 노란 과일 풍미가 약간 있지만, 강한 이스트 풍미 때문에 다른 풍미는 묻혀서 드러나지 않더군요. 향은 점차 안정되고 조금씩 나아졌지만, 맛은 점점 밋밋해졌습니다.

 

 

여운은 제법 길지만, 이스트 풍미 위주로 단순합니다. 전체적으로 산미와 알코올이 균형을 잡고 있지만, 풍미가 단순하고 안 좋아서 그랑 크뤼다운 면모를 보여주진 못했습니다.

이 와인과 어울리는 음식으로는 크림 소스를 사용한 농어와 연어 스테이크, 그릴에 구운 닭고기 요리, 해물 그라탕 등이 있습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B-로 맛과 향이 훌륭하고 매력적인 와인입니다. 2018년 1월 31일 시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