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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 뉴질랜드 피노 누아(Pinot Noir) 와인

까브드맹 2018. 8. 10. 08:00

뉴질랜드 와인 생산지
(뉴질랜드 와인 생산지. 마틴보로는 웰링턴 주에 있습니다. https://upload.wikimedia.org/wikipedia/commons/b/b8/New_zealand_wine_map.gif)

뉴질랜드는 와인 생산량이 매우 적지만, 최신 설비와 기술로 포도를 재배하고 양조하므로 와인 품질은 매우 뛰어납니다. 훌륭한 맛과 향을 가진 뉴질랜드 소비뇽 블랑(Sauvignon Blanc) 와인은 세계 각국의 와인 생산자들이 벤치마킹 대상으로 여길 정도죠. 

하지만 뉴질랜드에 소비뇽 블랑 와인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다양한 포도로 여러 종류의 와인을 만들며, 피노 누아(Pinot Noir) 와인은 세계 와인 시장에서 평가가 좋아 프랑스 부르고뉴나 미국 오레곤(Oregon)주의 피노 누아 와인과 비교될 정도입니다.

1. 피노 누아 와인

피노 누아(Pinot noir)는 와인 생산자들이 일생에 한 번은 와인으로 만들고 싶어 하는 포도입니다. 그만큼 매혹적인 와인을 만들 수 있는 우수한 포도이죠. 안타깝게도 피노 누아는 기후와 토양의 특성을 아주 심하게 탑니다. 그래서 까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과 샤르도네(Chardonnay)는 세계 곳곳에서 훌륭한 와인이 나오지만, 피노 누아는 재배지가 적고 괜찮은 와인은 더더욱 적습니다. 피노 누아의 본 고장인 프랑스 부르고뉴(Bourgogne)를 빼고 괜찮은 피노 누아 와인을 생산하는 곳은 미국의 캘리포니아 일부 지역과 서북부의 오레곤주, 칠레의 카사블랑카 밸리(Casa Balanca Valley), 호주의 야라 밸리(Yarra Valley)와 모닝톤 페닌슐라(Mornington Peninsula), 태즈메이니아(Tasmania) 섬, 뉴질랜드 정도뿐이죠. 이 중에서 오레곤과 뉴질랜드의 피노 누아 와인이 다른 지역의 것보다 일반적으로 품질이 좋습니다.

뉴질랜드산 피노 누아 와인은 절대적인 품질과 명성에서 아직 프랑스 부르고뉴나 미국 오레곤의 것에 못 미치지만, 가격보다 품질이 훌륭해서 시장에서 인기가 높습니다. 나름 개성 있는 뛰어난 피노 누아 와인이 속속 수입되어서 국내에서 볼 수 있는 제품만 해도 벌써 40종이 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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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뉴질랜드의 피노 누아 와인 생산지

뉴질랜드의 피노 누아 와인 생산지로는 북섬의 마틴보로(Martinborough), 남섬의 말보로(Marlborough)와 센트랄 오타고(Central Oatgo)가 유명합니다. 각 생산지에서 만드는 피노 누아 와인은 아래와 같은 특성을 가졌습니다.

1) 마틴보로

마틴보로의 기온은 북섬의 다른 지역보다 상당히 낮으며, 서쪽의 산들에 비구름이 막혀 뉴질랜드에서 가을이 가장 건조한 곳입니다. 일교차도 뉴질랜드에서 가장 큽니다. 이런 환경은 피노 누아의 생장에 알맞죠. 

마틴보로의 피노 누아 와인은 드라이하면서 질감이 벨벳처럼 부드럽습니다. 강렬한 자두 향과 체리 향을 풍기지만, 때때로 흙냄새가 나는 것도 있습니다. 현재 55개 와이너리에서 부르고뉴 스타일의 피노 누아 와인을 생산합니다. 

이곳을 대표하는 와이너리인 아타 랑기(Ata Rangi), 마틴보로 빈야드, 드라이 리버 등이 1980년대 초에 설립되었고, 뒤를 이어 다수의 개인 생산자들이 부르고뉴풍의 와인으로 명성을 쌓았습니다.

 

 

2) 말보로

말보로는 긴 낮과 서늘한 밤, 밝은 햇빛, 건조한 가을 등의 환경을 가졌고, 이는 피노 누아 재배에 알맞습니다. 와인은 다른 지역보다 무게감이 가볍고 식물성 향이 강합니다. 아직은 다른 두 지역보다 지명도가 떨어지지만, 나무의 수령이 올라가면서 품질과 명성도 점점 좋아지고 있으니 앞으로 기대해볼 만합니다.

3) 센트럴 오타고

마틴보로와 뉴질랜드 피노 누아의 왕좌를 놓고 경쟁하는 곳으로 뛰어난 와인들이 나옵니다. 찬란할 만큼 밝은 색상을 띠는 이곳의 피노 누아 와인은 강하면서 우아하고 복합적이면서 농밀한 과일 향을 풍깁니다. 병에 담은 다음 숙성할 필요 없이 바로 마셔도 충분히 맛있는 것도 센트럴 오타고산 피노 누아 와인의 특징입니다.

뉴질랜드의 여러 곳에서 피노 누아를 재배하지만, 재배 조건이 가장 좋습니다. 뉴질랜드의 다른 와인 생산지가 해양성 기후 지역인 데 반해 센트럴 오타고는 밤낮의 일교차가 큰 대륙성 기후 지대입니다. 또 남위 44도에 걸쳐 있어서 여름은 매우 짧고 겨울 날씨는 몹시 춥습니다. 매년 서리의 위험도 끊이질 않죠.

 

 

짧은 여름철의 햇살은 매우 강렬해서 눈을 뜨기 힘들 정도이며 밤 기온은 늘 서늘합니다. 이런 날씨 속에서 포도는 낮에는 당분을, 밤에는 산(酸) 성분을 축적합니다. 이렇게 축적된 당분과 산은 훌륭한 와인을 위한 필수 요소로 작용하죠. 또한, 여름과 초가을의 매우 건조한 날씨는 곰팡이에 약한 피노 누아가 잘 열매를 맺도록 해줍니다.

다만 주로 석회암과 진흙으로 이루어진 부르고뉴와 달리 센트럴 오타고의 포도밭은 퇴적토라서 부르고뉴 피노 누아 와인과 비교해보면 맛에 차이가 있습니다.

2006년 통계를 기준으로 센트럴 오타고에는 82개의 와인 생산자가 있으며 양조용 포도밭의 총면적은 1,150헥타르입니다. 1990년대 초에 설립된 펠턴 로드(Felton Road) 와이너리는 센트럴 오타고산 피노 누아 와인이 세계적인 명성을 얻는 데 큰 공헌을 했고 마운트 디피컬티(Mt Difficulty)도 이 지역의 주요 와인 생산자입니다. 두 와이너리의 와인은 모두 수입되었습니다.

<참고 자료>

1. 휴 존슨, 젠시스 로빈슨 저, 세종서적 편집부, 인트랜스 번역원 역, 와인 아틀라스(The World Atlas of Wine), 서울 : 세종서적(주), 2009

2. 크리스토퍼 필덴, 와인과 스피리츠 세계의 탐구(Exploring the World of Wines and Spirits), 서울 : WSET 코리아, 2005

3. 방문송 외 6인 공저, 와인미학, 서울 : 와인비전, 2013

4. 기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