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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포도 품종

[청포도] 가르가네가 - 이탈리아 청포도의 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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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가르가네가(Garganega)는 이탈리아 동북부의 베네토(Veneto) 지방에서 많이 재배하는 토착 청포도로 우리나라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가르가네가에 다른 포도를 섞어서 만드는 소아베(Soave) 와인은 와인 매장에서 종종 볼 수 있지만, 레이블에 품종 이름을 적지 않는 일이 많아서 와인 업계 종사자나 와인 애호가를 제외하고 대부분 모르실 겁니다.

2. 역사

유전자 과학이 발달하면서 이탈리아의 양조학자들은 수백 종이 넘는 이탈리아 토착 품종의 근연 관계를 파악하려고 많은 조사를 했습니다. 그리하여 2003년과 2008년의 DNA 타입 조사를 통해 가르가네가와 시칠리아에서 재배하며 그레카니오(Grecanio)라고도 부르는 그레카니코 도라토(Grecanico Dorato)의 유전자가 똑같다는 사실을 밝혀냈죠. 이탈리아의 북쪽과 남쪽에서 다른 이름으로 부르며 재배하는 두 포도가 사실은 같았던 겁니다. 이러한 연구가 있기 전부터 종묘학자들은 포도송이와 포도알, 잎의 특성까지 비슷한 두 포도가 서로 밀접하게 관련되었을 거라고 믿고 있기는 했습니다. 가르가네가와 같은 포도인 시칠리아의 그레카니코 도라토는 포도가 늦게 익고 와인을 만들면 아주 톡 쏘는 신맛이 납니다. 가르가네가도 포도가 늦게 익고 산도가 강하며 매우 강건한 특성이 있죠. 

2008년에 이탈리아 학회에서는 유전자 타입 조사를 통해서 가르가네가와 유전자가 같은 포도 한 품종과 아주 가까운 근연 관계에 있는 일곱 품종의 이탈리아 포도를 발표했습니다. 같은 것은 그레카니코 도라토였고 가까운 근연종은 아래의 포도들이었죠.

① 알바나(Albana)

② 카타라또(Catarratto)

③ 엠피보떼(Empibotte)

④ 그레코 비앙꼬 델 폴리노(Greco Bianco del Pollino)

⑤ 말바지아 디 깐디아 아 사포레 셈플리체(Malvasia di Candia a Sapore Semplice)

⑥ 마르제미나 비앙까(Marzemina Bianca)

⑦ 트레비아노 토스카노(Trebbiano Toscano) : 프랑스의 우니 블랑(Ugni Blanc) 입니다.

이러한 조사 결과는 가르가네가가 7종 포도의 부모뻘이 되는 품종 중 하나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했습니다. 그러나 가르가네가의 부모 품종이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아서 가르가네가와 각 포도 사이의 정확한 연관성은 결론 나지 않았습니다. 어쨌든 이러한 연구 결과는 매우 흥미롭습니다. 왜냐하면, 이탈리아 국경 너머에서 건너온 트레비아노 토스카노를 비롯한 7종의 포도가 북부 이탈리아부터 남부 이탈리아까지 널리 퍼져있으므로 가르가네가가 이탈리아 청포도의 발생에 있어서 가장 핵심적인 품종 중 하나일지도 모르기 때문이죠.


3. 재배지

우리나라에선 가르가네가가 낯선 포도이지만, 수확량만 놓고 보면 이탈리아 청포도 중에서 6위에 들어갈 만큼 많이 재배합니다. 특히 베네토 지역의 특산 와인인 소아베의 기본 품종이므로 베로나(Verona) 일대에서 많이 기르죠.  

소아베에서 가르가네가는 가장 중요한 포도로 소아베 와인을 만들 때 약 70% 정도의 비율로 섞습니다. 나머지 30%는 트레비아노(Trebbiano)를 넣으며 때때로 샤르도네를 넣기도 하죠. 소아베 끌라시코(Soave Classico) 지역에서 재배한 가르가네가로 만든 와인은 레몬과 아몬드, 향신료 향을 풍기며 맛이 섬세해서 꽤 인기있는 이탈리아 와인 중 하나입니다.

소아베 끌라시코에서는 가르가네가 포도를 말려서 단맛이 아주 강한 레치오토 디 소아베(Recioto di Soave) 와인도 만듭니다. 레치오토 디 소아베는 잠재력이 뛰어나서 병에서 10년 이상 숙성하면 맛과 향이 매우 좋아질 수 있는데, 포도를 말리면서 자연스럽게 당도가 풍부하게 농축되죠. 이때 포도의 높은 산도가 와인 맛이 너무 달게만 느껴지지 않게 하면서 맛의 균형과 조화를 이뤄줍니다.

하지만 소아베 끌라시코 지역에서 벗어나 평탄하고 비옥한 땅을 가진 다른 마을에선 헥타르당 포도 수확량이 너무 많아서 가볍고 밍밍한 맛이 나는 가르가네가 와인이 나오곤 하죠.

소아베 동쪽의 비첸짜(Vicenza) 일대에선 가르가네가를 주로 사용해서 감베랄라(Gambellara), 비앙꼬 디 쿠스토자(Bianco di Custoza), 꼴리 베리찌(Colli Berici), 꼴리 유가네(Colli Euganei) DOC 와인을 만듭니다.

이탈리아의 움브리아(Umbria)와 프리울리(Friuli)에서도 가르가네가를 소량 재배하며, 시칠리아에서도 그레카니코 도라토란 이름으로 부르며 재배합니다.

4. 향

가르가네가로 만드는 와인에서 나오는 주요 향은 레몬, 사과, 복숭아, 멜론, 오렌지와 오렌지 껍질, 박하와 비슷한 향이 나는 마조람(marjoram), 미네랄과 염분 향 등입니다.

5. 어울리는 음식

가르가네가로 만든 와인과 어울리는 음식으로는 해산물과 닭고기 샐러드, 생선구이, 해산물로 토핑한 파스타, 라비올리(Ravioli), 새우요리, 일식 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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