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책 이야기

[작품 속 멋진 글] 김진 작가님의 바람의 나라

까브드맹 2018. 5. 7. 19:00

김진 작가님의 명작인 "바람의 나라"에 나오는 아름다운 시 세 편입니다.


내 님이 오시네…


무삼한 세월

눈물 가득한 산하에


꽃구름 흩으며

어여쁜 내 님 오시네.


천참만륙 끔찍한 꿈

피어린 산하


천라지망 어두운 설움

한 맺힌 나라


돌아가지 못한 인연

되돌리지 못한 사랑아


내 님 오시네

내 님이 오시네


허망한 세월

무심한 人世

서글픈 바람도

다 띄워 보내고


도솔천 머나먼 길로


어여쁜 내 님

이제사 

내게 오시네


달아 말해봐라

내 님, 어디로 가셨는가


눈빛 고운 내 님

어디로 가셨는가


어설피 잠드는 잠

부시시한 새벽녘에


선잠 깨어 돌아보면

부옇게 서린 안개


숨소리도 없이

잠들다가는

피곤하고 슬픈 얼굴


베겟닛에 눈물만

함뿍이 쏟고

자취도 없어…


나, 

매일, 매일 밤을

선잠으로 기다리는


안개같이 설운 당신

슬픈 님

내 님아


달아 말해다오

내 님은 대체 어디로 갔나


베겟닛에 흠뻑한

눈물만 남기고

꿈길 따라 가버린 님

내 님을 찾아다오.


바람아, 

난 노래한다.


먼 곳 내님께

전해주려마


날 위해 그리다가

송이송이 지는 꿈


날 위해 곱게 세는

예쁜 손가락


날마다 눈물로 지새는

한숨 베게에


지척을 천리에 두고

바람에 실어서만

내 노래 하노라.


밤마다 홀로

바라보는 달

밤마다 홀로

헤어보는 별


그도 나도

같은 달님에

몇 번이고 입 맞추고


같은 별님에

당부하거니…


바람아 전해라


꽃같은 내님

근심 말라고…


밤 깊으나,

내 여기 잘있고


그대도 이제

잠들기 원하노라,

꽃다운 내 님

잠 잘들기

원하노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