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시음기

[프랑스] 북부 론의 시라가 보여주는 검붉은 체리와 훈연, 그리고 동물성 향 - Domaine J. Vidal-Fleury Hermitage 2010

까브드맹 2018. 4. 26. 07:30

도멘 J. 비달-플뢰리 에르미따지 2010

도멘 J. 비달-플뢰리(Domaine J. Vidal-Fleury)의 에르미따지(Hermitage) 2010은 프랑스 북부 론(Northern Rhone)의 에르미따지(Hermitage) 마을에서 재배한 시라(Syrah) 포도로 만든 AOC 등급의 레드 와인입니다.

1. 도멘 J. 비달-플뢰리

1781년에 설립된 비달-플뢰리는 2세기가 넘는 세월 동안 끊임없이 경영된 와이너리입니다. 꼬뜨 로띠에 있는 비달-플뢰리의 포도밭은 론 밸리에서 가장 오래된 것이죠. 와인 양조에만 전념을 다 했던 설립자 죠셉 비달(Joseph Vidal)은 여러 종류의 땅에서 고품질의 와인을 생산했고, 그의 열정을 그대로 물려받은 후손들은 특별한 품질을 가진 완벽한 와인을 만들려고 열과 성을 다합니다.

현대식 장비와 훌륭한 숙성을 위한 저장고를 갖춘 비달-플뢰리는 최고급 와인 생산의 선두에 서 있으며, 한 점의 흠도 없는 환경 속에서 전통 양조법과 현대식 장비들을 적절히 사용해서 와인을 만듭니다. 모든 와인은 정선된 포도만 사용하며, 좋은 조건을 갖춘 오크통에서 숙성됩니다. 화이트 와인은 항상 새 오크통 속에서 숙성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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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달-플뢰리에서는 다양한 와인을 생산합니다. 이 중엔 남부 론에서 나오는 로제 와인과 풀 바디하면서 풍부한 풍미가 있는 꼬뜨 뒤 론, 살구 맛이 나는 뮈스까 드 봄므 드 브니스(Muscat de Beaumes-de-Venise)가 있죠. 특히 비달-플뢰리의 자부심인 라 샤띠욘(La Chatillonne)는 론 지역 최고의 우아한 풍미와 벨벳 같은 부드러운 맛을 가졌다고 평가받습니다. 도멘 J. 비달-플뢰리 에르미따지의 매년 생산량은 4,000병 가량입니다.

2. 와인 생산지

에르미따지(Hermitage)는 로마 시대부터 와인을 만들었고 프랑스에서 가장 오래된 포도 재배지 중 하나입니다. 레드 와인은 프랑스 와인 중에서 가장 풀 바디하고 남성적인 매력이 있는 와인 중 하나로 손꼽히며, 50년 이상 장기숙성할 수 있는 와인도 있습니다. 레드 와인은 마르산과 루산을 15%까지 넣을 수 있지만, 대부분 시라를 100% 사용해서 만듭니다. 시라 포도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하단의 링크를 참조하세요.

 

 

전체 와인 생산량의 1/5은 마르산((Marsanne)을 주로 사용하고 루산(Roussanne)을 섞은 화이트 와인입니다. 역시 풀 바디하며 숙성하면서 꿀과 헤이즐넛 향이 섞인 복합적인 풍미가 생기는 것이 특징이죠. 화이트 와인 역시 구조가 튼튼해서 장기 보관이 가능합니다.

3. 와인의 맛과 향

도멘 J. 비달-플뢰리 에르미따지 2010의 색상

제법 진한 루비색으로 검붉은 서양 자두와 라즈베리, 검붉은 체리 향이 납니다. 여기에 살짝 그을린 냄새와 동물성 향이 섞여 있습니다.

처음엔 벨벳처럼 부드러우면서 살짝 퍼진 듯한 느낌이지만, 점점 탄닌의 떫은맛이 살아납니다. 부드럽고 풍성한 산미와 약간 떫은 탄닌, 검붉은 과일과 체리 풍미, 허브와 그윽한 나무 풍미를 느낄 수 있지만, 생각보다 단순한 편이네요. 마신 후엔 허브와 탄닌 느낌이 강하게 남고, 검붉은 과일 풍미가 길게 이어집니다.

풍성한 산미와 함께 부드러우나 점차 힘이 드러나는 탄닌이 좋고, 와인의 매력을 돋워주는 향긋한 과일 풍미가 일품입니다. 소고기와 양고기 스테이크, 그릴에 구운 양 갈비와 소갈비, 염소젖 치즈 등과 잘 어울립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A-로 비싸더라도 기회가 되면 꼭 마셔봐야 할 뛰어난 와인입니다. 2017년 11월 7일 시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