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시음기

[그리스] 말린 포도에서 나오는 농밀한 밤꿀과 흑설탕의 맛 - Domaine Sigalas Vin Santo 2004

까브드맹 2018. 4. 7. 12:00

도멘 시갈라스 빈 산토 2004

도멘 시갈라스(Domaine Sigalas)의 빈 산토(Vin Santo) 2004는 그리스 에게해 제도(Aegean Islands)의 산토리니(Santorini) 섬에서 재배한 아씨리티코(Assyrtiko) 포도 75%와 아이다니(Aidani) 포도 25%를 사용해서 만든 스위트 와인입니다.

1. 산토리니 PDO

테라(Thera) 화산과 에게 해로 구성된 독특한 떼루아를 가진 산토리니의 흙은 용암과 화산재, 속돌로 이루어져서 유기물이 전무한 화산토의 다공성 토양입니다. 섬 지역 특유의 지중해성 기후지대로 겨울에는 평온하고 여름에는 서늘하며, 가뭄이 잦고 멜테미아(meltemia)라는 이름의 강한 바람이 붑니다. 포도나무에 필요한 수분은 여름에 몰려오는 바다 안개로 해결합니다.

질병과 기타 위험으로부터 포도나무를 보호해 주는 독특한 생태계의 영향을 받는 산토리니의 포도밭은 필록세라로부터 안전합니다. 사실 필록세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운 것은 아니지만, 산토리니의 포도밭은 자체적인 면역 체계를 갖추고 있죠. 필록세라가 번식하려면 최소 5%의 점토가 필요하지만 산토리니의 토양에는 점토가 없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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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가 3500년으로 추정되는 산토리니의 포도밭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포도나무 수령은 대부분 50~100년 이상이며, 생산량은 헥타르당 1500ℓ로 그리스에서 가장 적습니다. 세계문화유산의 자격을 갖춘 포도원으로 손색이 없죠. 산토리니의 농부들은 강한 바람과 뜨거운 직사광선으로부터 포도나무와 포도를 보호하려고 땅에 낮게 깔린 줄기를 돌려서 바구니 모양으로 만듭니다. 쿨루르(kouloures-고리), 또는 칼라티아(kalathia, 바구니)라고 부르는 이 전통 재배 기술은 독특한 산토리니의 생태계에서 포도를 기르기 위해 와인 생산자들이 수세기에 걸쳐 노력하고 경험을 축적한 끝에 얻은 결과물입니다.

 

 

2. 와인 양조

산토리니 섬에서 재배한 아씨르티코 포도와 아이다니 포도를 짚단 위에서 반쯤 말린 다음 양조해서 만들었습니다. 아씨르티코는 다양한 맛과 산뜻하고 상쾌한 산미, 높은 알코올을 가진 와인을 만들 수 있는 포도로 와인으로 만들면 뚜렷한 감귤류와 진한 미네랄 풍미가 나오며 10년 이상 숙성할 수 있습니다. 충분히 숙성하면 더욱 단단한 구조감과 복합적인 풍미가 나타나죠. 아이다니 포도로 만든 와인은 산뜻한 산미와 부드러운 질감, 단단하고 우아한 구조감, 향긋한 꽃 향이 특징입니다. 산토리니에서는 다른 포도와 혼합해서 사용하며 자극적이며 알코올 도수가 높은 아씨르티코 와인의 맛을 부드럽게 해 주죠.

짚단 위에서 말린 포도로 만드는 스트로 와인에 관한 내용은 하단에 있는 링크를 참조하세요.

 

 

3. 와인의 맛과 향

진한 호박색으로 농밀한 밤꿀 향이 풍성합니다. 여기에 말린 무화과와 각종 한약재 향이 함께 퍼져 나오네요. 달콤하고 향긋한 향은 길게 이어집니다.

매우 달고 진하며 농밀합니다. 밤꿀처럼 달지만 풍부한 산미 덕분에 질리지 않고 계속 마실 수 있으며 말린 대추와 말린 무화과, 건포도 같은 각종 마른 과일 풍미가 있습니다. 그 외에 흑설탕이나 토피(toffee), 견과류 등등 여러 가지 풍미가 뒤섞여 있는 복합적이고 진한 스위트 와인입니다.

식사를 마친 후에 말린 과일, 초콜릿 케이크 등 각종 디저트 음식, 피칸 파이와 호두 파이, 블루치즈, 다크 초콜릿 등과 함께 마시면 좋습니다.

2016년 10월 28일에 시음했습니다.

 

[종류] 스트로 와인(Straw wine)

스트로 와인, 또는 건포도 와인은 말려서 당분이 농축된 포도로 만드는 와인입니다. 수분을 제거하고 당분이 농축된 포도즙을 쓴다는 점에선 아이스 와인(Ice wine)과 비슷하지만 따뜻한 지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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