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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아기오르기티코 포도로 만들어 무겁지만 달콤한 검은 과일 향 - Semeli Nemea Reserve 2012

까브드맹 2018. 4. 3. 09:00

세멜리 네메아 리저브 2012

세멜리(Seméli)의 네메아 리저브(Nemea Reserve) 2012는 그리스 서남부의 펠로폰네소스(Peloponnese) 반도에 있는 네메아(Nemea) PDO에서 재배한 아기오르기티코(Agiorgitiko) 포도로 만든 레드 와인입니다.

 

1. 네메아 PDO

그리스 서남부의 펠로폰네소스 반도에 있는 네메아 PDO는 온난한 지중해성 기후와 대륙성 기후가 조화를 이루고 일조량이 풍부한 지역입니다. 겨울은 평온하고 연중 강우량은 중간 수준이죠. 네메아의 포도밭 대부분은 밤과 낮의 일교차가 존재하고, 특히 여름에 차이가 심합니다. 해발 250~850m 사이에 있는 네메아의 지리적 환경은 매우 복잡하고 지형도 다양합니다. 가지치기에서 수확까지 포도밭의 많은 작업이 사람의 손으로 이루어지죠. 지역민들에게 포도 재배는 늘 사회적인 측면을 내포하며, 네메아의 포도밭은 고대로부터 지금까지 지역사회의 발전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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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메아의 포도원들은 수 세기 동안 전통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1460년 당시 네메아의 가장 큰 소유주는 성 조지 수도원(St. George monastery)이었고, 이 수도원의 이름에서 유래한 아기오스 조르지오(Agios Georgios, 일명 St. George) 포도는 나중에 아기오르기티코로 정식 명명되면서 네메아를 대표하는 품종이 됩니다.

네메아에서는 드라이한 레드 와인을 주로 생산하지만, 스위트 레드 와인도 일부 생산합니다. 네메아 레드 와인은 깊은 색에 붉은 과일 향과 풍미가 있으며 부드럽고 뛰어난 탄닌과 산뜻한 산미가 조화를 이룹니다. 최근에는 오크 숙성하지 않고 병에 담아 판매하는 마시기 편한 가벼운 레드 와인도 생산합니다. 이 와인은 중간 정도의 산도와 부드러운 탄닌, 붉은 과일의 산뜻한 향이 나오죠. 오크 숙성을 거친 것이든 바로 병에 담은 것이든 깊은 색과 붉은 과일의 농밀하고 복합적인 향을 가진 네메아의 레드 와인은 다양한 음식과 어울리며 복잡 미묘한 특성이 있습니다. 네메아 와인은 만든 지 얼마 안 되었을 때 마시는 것이 좋지만, 병에서 오랜 기간 보관한 후에 마셔도 좋습니다.

 

 

2. 와인의 맛과 향

세멜리의 네메아 리저브는 네메아에서 수확한 아기오르기티코 포도를 100% 사용해서 만들었습니다. 중간 농도의 루비색이 예쁜 와인입니다. 말린 검은 과일 향이 진하게 납니다. 블랙베리와 블랙커런트, 프룬, 건포도, 말린 베리류의 과일에서 맡을 수 있는 무겁지만 달콤한 향들이 퍼져 나오네요. 오크 향에 그을린 나무 향도 살짝 끼어있습니다. 좋은 향을 태울 때 맡을 수 있는 그윽한 내음도 섞여 있습니다.

고급 그랑 크뤼 와인처럼 부드러우면서도 탄탄하진 못하고, 약간 허술한 구석이 있습니다. 그래도 제법 잘 짜인 구조를 가진 묵직한 풀 바디 와인입니다. 초반엔 오크 같은 나무의 풍미가 강하고 식물성의 강한 풋내도 느껴집니다. 점차 삼나무와 말린 과일 풍미가 나면서, 블랙베리와 블랙커런트의 풍미도 살짝 감지됩니다.

여운은 생각보다 짧습니다. 그래도 나무와 검은 과일의 풍미가 이어지는 것이 좋군요. 균형은 잘 잡혔지만, 탄닌 느낌이 살짝 아쉽습니다.

소고기와 양고기 스테이크, 양 갈비와 소갈비, 그릴에 구운 붉은 육류, 잘 숙성된 치즈, 고기를 토핑 한 파스타와 피자 등과 잘 어울립니다.

2016년 4월 21일 시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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