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음회&강좌

"The Landscape of Senses 2017" 스페인 와인 시음회

까브드맹 2017. 11. 28. 07:00

지난 11월 17일 JW메리어트  동대문스퀘어서울 그랜드 볼룸에서 열린 스페인 와인 시음회에 다녀왔습니다. "감각의 풍경"이라 명명된 이 날 시음회에는 총  개 업체에서 자신들의 와인을 선보였습니다. 프랑스, 이탈리와 함께 제가 애정하는 스페인 와인인지라 블로거로 참가 신청해서 이날 시음회에 다녀왔습니다.

전통의 와인 강국이지만, 그동안 스페인은 프랑스와 이탈리아에 밀려 우리나라에서는 큰 인기를 얻지 못했습니다. 스페인 와인의 수입이 2015년에 비해서 2016년에 중량 면에선 46.2%나 늘어났지만, 금액 면에선 15%밖에 늘지 못했고, 수입 금액은 146억 원 정도로 전체 시장의 8.7%밖에 되지 않지만, 수입 중량은 9288t으로 1위를 차지한 사실은 국내에서 스페인 와인의 위상을 잘 보여줍니다. 한마디로 저가에 요리용 와인 신세란 거죠. 그리고 이런 모습은 최근의 현상이 아니라 예전부터 있었던 일입니다. 이런 상황을 타파하고자 스페인 와인업계에서는 크고 작은 스페인 와인 시음회를 부단하게 열어 왔고, 이런 노력에 힘입어 스페인 와인에 대한 와인 애호가들의 호기심과 평가가 조금씩 늘어나는 것 같습니다.

17일의 시음회도 이런 노력이라고 보여집니다. 이날 출품된 모든 와인을 시음해보지 못했지만, 제가 마셔본 와인에 대한 간단한 시음기와 느껴졌던 생각에 대해 적어보겠습니다.

● 까스틸로 덴 몬하르딘_Castillo de Monjardin

1. Cava Castillo de Monjardin Chardonnay Reserva Brut Nature NV

샤르도네만 사용한 것 같은데 생각보다 거품이 큽니다. 사과와 아카시아 같은 흰 꽃 풍미가 있고 쌉싸름하며 적당한 산미가 느껴집니다.

2. Castillo de Monjardin Chardonnay Reserva 2012

중간 농도의 황금빛입니다. 매우 드라이하고 약간 거친 듯한 질감입니다. 향신료와 블랙커런트 잎눈_Blackcurrant leaf, 소나무 향, 견과류 등 숙성을 통한 향과 노란 과일 향이 두드러지며, 나무 풍미를 남기며 길게 이어집니다. 샤르도네 100%입니다.

3. Castillo de Monjardin La Cantera 2016

중간 농도의 루비색입니다. 향신료 향이 진하며 블랙커런트 잎눈, 소나무 향 등이 중심적인 향입니다. 탄닌은 부드럽고 미디엄 바디 정도의 밀도를 지녔습니다. 붉은 과일과 나무 풍미가 길게 이어집니다.

4. Castillo de Monjardin Origen Courpape Seleccion Crianza 2014

제법 진한 루비색입니다. 딸기와 산딸기 같은 베리류 과일 향에 담배와 오크, 약간의 타르 느낌이 있습니다. 탄닌은 묵직하고 부드럽지만, 마신 후에 떫은맛을 남깁니다. 여운은 길고 나무와 그을린 풍미가 느껴집니다.

● 까스틸로 데 쿠스쿠리타_Castillo de Cuzcurrita

1. Castillo de Cuzcurrita Castillo de Cuzcurrita Senorio de Cuzcurrita 2012

아주 진한 루비색으로 서양 자두와 블랙커런트, 볶은 견과류와 시원한 삼나무 향이 납니다. 탄닌은 매우 부드럽고 산미도 뛰어납니다. 여운은 길고 그윽한 나무 향을 길게 남겨줍니다. 뗌프라니요 100%입니다. Good!!

2. Cerrado del Castillo de Cuzcurrita 2011

예쁘고 진한 루비색으로 블랙커런트 잎눈 같은 매콤한 향, 향긋한 향신료, 블랙베리와 블랙 체리 같은 과일 향이 납니다. 드라이하지만, 검붉은 과일 풍미로 인해 달게 느껴집니다. 탄닌은 매우 강하고 탄탄하며 떫어서 입안을 오그라들게 하지만, 기분 좋은 느낌을 줍니다. 여운은 길게 이어지고 나무와 과일 풍미가 복합적으로 나타납니다. 뗌프라니요 100%입니다. 


● 알타 아렐라/ 미르긴_Alta Alella/ Mirgin

1. Cava Privat Laieta Gran Reserva Brut Nature 2013

구수한 이스트 풍미에 좋은 산미를 지닌 까바로 거품이 입안에서 확 퍼지는 느낌입니다. 신 과일과 구수한 누룩, 빵 풍미가 있습니다. 거품과 여운의 느낌이 좋고 깔끔합니다. 어설픈 샴페인보다 낫다고 봅니다. 자렐-로_Xarel-lo, 샤르도네, 피노 누아, 마까베우_Macabeu의 네 가지 품종을 사용했습니다.

2. Cava Privat Bruant 2015

특성이 두드러지지 않은 중성적인 까바로 여린 누룩 향이 깨끗하게 느껴집니다. 굉장히 깔끔하면서 미네랄 느낌이 있는 와인으로 미세한 복숭아 풍미를 지녔습니다. 여운은 중간 정도로 잔잔한 느낌입니다. 자렐-로만 단독으로 사용했습니다.

3. Cava Mirgin Exeo Brut Nature 2013

약간 곯은 사과나 진한 노란 과일 같은 단 내음이 납니다. 맛은 쌉싸름하며 잘 익은 사과와 풋풋한 풀 느낌이 납니다. 여운은 다소 짧은 것이 흠. 자렐-로와 샤르도네를 섞어서 만들었습니다.

4. Mirgin Rose Reserva Brut Nature 2015

라벨과 똑같은 예전에 살색이라 부르던 연주황색입니다. 약한 탄산이 입안을 가볍게 두드리며, 덜 익은 복숭아와 덜 익은 딸기 같은 베리류 과일의 풍미, 풋풋한 풀과 미네랄 풍미 등이 어우러져 상쾌한 느낌입니다. 모나스트렐로 만든 독특한 스파클링 와인입니다.

5. Alta Alella Cau d'en Genis 2016

매우 연한 그린 레몬색으로 희미한 사과와 복숭아 향이 납니다. 매우 부드럽고 살짝 기름진 맛이 나는 화이트 와인으로 복숭아 풍미가 강하고 여운도 제법 깁니다. 자렐-로만 단독으로 사용했으며, 리_lees와 함께 숙성했습니다.

6. Privat Merla 2016

루비색으로 살짝 자줏빛이 있습니다. 블랙베리 향이 나며 차분하지만 탄탄한 탄닌은 처음엔 부드럽지만, 나중엔 떫은맛을 남깁니다. 블랙베리 위주의 풍미에 흙이나 향이 빠진 나무 느낌이 납니다. 모나스트렐 100%로 만들었습니다. 내츄럴 와인이라고 하지만 기존 내츄럴 와인에서 느꼈던 구리구리한 향은 거의 나지 않습니다.

7. Alta Alella Orbus 2015

연한 초콜릿과 미세한 견과류 향이 납니다. 부드럽지만 힘이 있는 탄닌과 훌륭한 산미가 아주 멋집니다. 진한 풀 바디 와인으로 검붉은 과일과 그윽한 나무, 향긋한 초콜릿 풍미가 여운을 남기며 길게 이어지네요. 시간이 지나면 볶은 견과류의 고소하고 단 풍미도 나타납니다. 시라만 사용해서 만들었습니다.

● 셀라 마스로이즈_Celler Masroig

1. Celler Masroig Les Sorts Vinyes Velles 2014

예쁜 루비색으로 살짝 자줏빛 기운이 있습니다. 라즈베리와 체리 같은 향긋한 과일 향이 나며 나무 향도 살짝 맡을 수 있습니다. 부드러운 탄닌과 부드러운 산미, 과일과 어울리는 나무 풍미가 있는 와인으로 편하면서도 가볍진 않습니다. 여운의 길이와 느낌도 좋습니다. 까리네냐_Carinena 85%에 가르나차_Garnacha 15%를 섞어서 만들었습니다.

2. Celler Masroig Les Sorts Blanc 2016

연한 밀짚 색이며 사과 향과 미네랄 풍미를 지녔습니다. 부드러우면서 가볍게 기름진 느낌이 있습니다. 얌전한 산미를 지닌 편안하고 귀여운 맛의 화이트 와인입니다. 가르나차 블랑카_Garnacha Blanca를 100% 사용해서 만들었습니다.

3. Celler Masroig Sola Fred Blanc 2016

달착지근한 사과와 복숭아 향이 있고, 견과류 내음도 납니다. 여기에 우유와 설탕, 버터가 듬뿍 들어간 과자 냄새 등등 다양한 향이 풍성하게 나타납니다. 달콤한 풍미가 이어지지만, 마셨을 때의 느낌은 의외로 날카롭고 미네랄 풍미가 많습니다. 고소한 견과류 느낌이 이어지지만, 여운은 짧은 편이군요. 마까베우 70%에 가르나차 블랑카 30%를 혼합했습니다.

4. Celler Masroig Ferest 2016

중간 농도의 루비색으로 테두리에 살짝 퍼플빛이 있습니다. 타임_thyme 같은 허브 향이 나고 검붉은 과일 향이 얕게 느껴집니다. 탄닌은 부드러운 편이지만 제법 탄탄합니다. 마치 남부 론이나 남부 프랑스의 와인 같은 느낌입니다. 여운은 길고 입안에 남는 느낌은 좋습니다. 가르나차 50%에 까리네냐 30%, 시라 20%를 혼합해서 만들었습니다.


● 보데가스 마르께스 데 테란_Bodegas Marques de Teran

1. Bodegas Marques de Teran 19th Hole 2016

굉장히 뉴트럴하면서 후반부에는 쇼비뇽 블랑의 풀 내음이 살아납니다. 매우 깨끗하고 시원한 와인으로 흰살생선회와 최적의 조합일 것 같군요. 깔끔한 맛과 깨끗한 여운을 보여줍니다. 이 보데가스에서 기획한 골프 시리즈의 첫 와인으로 Bodegas Marques de Teran Blanco 2016과 같은 와인입니다. 레이블만 다르게 붙인 거죠. 쇼비뇽 블랑 70%에 비우라_Viura 30%를 섞어서 만들었습니다.

2. Bodegas Marques de Teran Birdie 2012

루비색으로 붉은 체리와 향긋한 나무 향이 좋습니다. 꽃눈의 매콤한 느낌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부드럽고 향긋한 풍미를 지녔습니다. 깨끗한 미디엄 바디의 와인으로 제법 탄탄한 느낌입니다. 향긋한 체리 풍미를 남겨주는 여운도 기분 좋습니다. 골프 시리즈의 두 번째 와인으로 Bodegas Marques de Teran Crianza 2012와 같은 와인입니다. 100% 뗌프라니요입니다.

3. Bodegas Marques de Teran Eagle 2011

Marques de Teran Birdie보다 더 진한 루비색입니다. 그윽한 나무와 견과류, 여기에 잘 익은 블랙 체리와 서양 자두처럼 색이 더 짙은 과일 향이 납니다. 질감은 부드럽고 풍성하지만, 탄탄하게 쪼여오는 탄닌이 일품입니다. 훌륭한 산도와 탄닌, 적당한 알코올과 멋진 풍미 등등 균형이 아주 잘 잡힌 와인으로 여운엔 잘 익은 과일과 그윽하고 중후한 탄닌의 느낌을 길게 남겨줍니다. 멋집니다. 골프 시리즈의 세 번째 와인으로 Bodegas Marques de Teran Reserva 2011과 같은 와인입니다. 역시 100% 뗌프라니요입니다.

4. Bodegas Marques de Teran Albatros 2015

매우 진한 루비색이나 살짝 퍼플 기운도 엿보입니다. 연한 견과류 향과 검은 과일 향이 나며 타임 향도 살짝 섞여 있습니다. 매끄러우면서 견고한 탄닌은 입안을 강하게 조여줍니다. 견과류와 블랙베리 같은 검은 과일 풍미가 있고, 그을린 풍미가 그윽하게 여운을 남깁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고소한 견과류에 향긋한 나무 향이 더해지고, 블랙베리 외에 블랙 체리 같은 검은 과일 향이 올라오기 시작합니다. 감초 향도 맡을 수 있습니다. 2015 빈티지로 지금 마시기엔 너무 이르지만, 잠재력은 의심할 바 없습니다. 골프 시리즈의 네 번째 와인으로 Bodegas Marques de Teran Seleccion Especial 2015와 같은 와인입니다. 마찬가지로 100% 뗌프라니요입니다.

● 토메비노스 셀렉션_Tomevinos Selection

1. Tomevinos Selection Salterio Godello 2015

부드러운 산미가 살짝 느껴지는 뉴트럴한 와인입니다. 사과와 복숭아 향이 나며, 미네랄과 복숭아 풍미가 납니다. 마시기 편한 와인으로 여운은 길지 않습니다. 고델로 포도 100%로 만들었습니다.

2. Tomevinos Selection Salterio Albarino 2015

시원한 레몬과 사과 향이 나며, 산미는 제법 날카롭습니다. 복숭아와 사과 풍미가 나며 미네랄 느낌이 있습니다. 알바리뇨 100%입니다.

3. Tomevinos Selection Aroa Laia 

복숭아와 사과 풍미가 미세하게 나타나는 가볍고 뉴트럴한 와인입니다. 귀여운 산미와 미네랄 느낌이 있는 쉽게 마실 수 있는 와인이죠.


● 보데가스 오베르고_Bodegas Obergo

1. Bodegas Obergo Gewurztraminer 

라이치_Lychee와 열대 과일의 달고 부드러운 향이 납니다. 미디엄 바디의 와인으로 질감은 부드럽군요. 열대 과일의 향긋한 과즙과 리치 풍미가 있으며 여운은 다소 짧습니다.

2. Bodegas Obergo Caramelos 2015

투명한 루비색의 와인입니다. 마늘이나 마늘종이 떠오르는 매콤한 향이 독특하군요. 가벼운 스타일이지만, 탄닌은 탱탱한 편입니다. 마치 비단 같은 질감입니다. 라즈베리와 붉은 체리 같은 향은 뒤늦게 나타납니다. 여운은 제법 긴 편입니다. 가르나차 100%입니다.

● 보데가스 호세 파리엔테_Bodegas Jose Pariente

1. Bodegas Jose Pariente Sauvignon Blanc 2016

청량하고 풀 내음이 나지만 뉴질랜드 쇼비뇽 블랑 와인보다 강도가 약하고 루아르 쇼비뇽 블랑 와인보다 섬세하지 않습니다. 식물성 풍미와 구즈베리 같은 녹색 과일 풍미가 나옵니다. 쇼비뇽 블랑 100%.

2. Bodegas Jose Pariente Verdejo 2016

녹색 과일 향이 나며 사과 느낌도 강합니다. 미네랄과 사과 풍미가 진하고 견과류 느낌도 있습니다. 탄닌 느낌이 미세하게 있는데 아마도 포도 줄기에서 나온 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여운은 제법 긴 편입니다. 베르데호 100%입니다.

3. Vinedos de La Provincia 2015

루비색으로 향긋한 라즈베리와 오크 향이 납니다. 처음엔 부드럽지만, 점차 떫은맛이 두드러집니다. 잘 익은 딸기나 레드 체리 같은 붉은 과일 풍미가 진하며, 그윽한 나무 풍미도 느껴집니다. 길게 이어지는 여운이 좋습니다. 뗌프라니요 50%에 가르나차 50%를 혼합했습니다.


● 까자 데 라 에르미타_Casa de La Ermita

1. Casa de La Ermita EsCarche 2016

모나스트렐로 만든 아이스 와인인데, 단 향이 나지 않습니다. 맛은 역시 달고 산도도 높지만, 독일이나 캐나다 아이스 와인에서 느껴지는 농축적이면서 복합적인 단맛은 아니네요. 말린 딸기나 단감 같은 그런 단맛입니다. 질감은 진득하면서 부드러운 느낌이군요. 스위트 와인으로는 아직 미흡합니다만, 가격을 고려해서 가성비가 우수한지 확인해볼 필요는 있다고 봅니다.

2. Bodegas Hacienda del Carche Taus Blanco 2016

풋풋하면서 살짝 식물성 비린내가 납니다. 뉴트럴하고 깨끗한 느낌을 주는 와인으로 드라이하면서 풋풋한 쓴맛이 있습니다. 여운은 짧지만 깔끔하단 인상을 주네요. 쇼비뇽 블랑과 마까베우를 혼합했습니다.

3. Bodegas Hacienda del Carche Infiltrado 2016

타이어와 그을린 냄새, 타임 같은 허브향이 납니다. 탄닌은 부드럽지만, 살짝 탄산 기운이 있네요. 붉은 과일과 '확' 하고 입안에 퍼지는 향신료 느낌이 있습니다. 미디엄 바디로 후끈한 알코올 느낌을 선사해줍니다. 시라, 모나스트렐, 가르나차를 섞어서 만들었습니다.

4. Bodegas Hacienda del Carche Lunatico Monastrell 2015

타임과 검은 과일 향이 나고, 나중엔 다크 로스팅한 커피 향을 느낄 수 있습니다. 부드러운 탄닌에 이가 시릴 정도로 강한 산도, 검은 과일에 진한 그을린 풍미가 있고, 긴 여운 속에 그을린 나무 느낌이 강하게 이어집니다. 모나스트렐 100%입니다.

● 보데가스 파리나_Bodegas Farina

1. Bodegas Farina Colegiata Malvasia 2016

달착지근한 복숭아 향에 오크와 견과류 느낌이 약하게 있습니다. 부드러운 질감과 견과류 풍미, 복숭아 과즙 같은 부드러움이 느껴지는 와인이네요. 여운은 길고 흰 과일과 견과류 풍미가 계속 이어집니다. 말바지아 100%입니다.

2. Bodegas Farina Colegiata Tempranillo 2016

진한 연어 색으로 나무나 잎눈에서 느껴지는 매콤한 느낌과 덜 익은 붉은 과일의 향이 납니다. 풋풋한 식물성 느낌과 붉은 과일 풍미가 있으며, 어쩐지 살짝 느끼하네요. 띤타 데 토로 100%. 띤타 데 토로는 토로 지역에서 재배하는 뗌프라니요의 클론 품종입니다.

3. Bodegas Farina Mascaradas 

타임과 다크 로스팅한 아메리카노의 향이 납니다. 탄닌은 제법 강하지만 바디는 미디엄 정도. 고소하고 향긋한 원두커피와 그을린 나무, 검은 과일 풍미가 있습니다. 여운은 길고 기분 좋게 이어집니다. 뗌프라니요 100%입니다.

이렇게 해서 10개 업체 36종의 와인을 시음했습니다. 전체 출품 와인의 반도 못 시음해본 것 같은데, 시간과 체력의 한계로 인해 더 이상은 마시기 어렵더군요.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와인을 시음할 때 목 안으로 넘겨야 제대로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해서 대부분 마시는 편인데, 내년에는 마시기 직전에 멈춰야 할 것 같습니다.

다른 국가의 와인과 마찬가지로 스페인 와인 역시 날로 발전하는 것 같습니다. 전통 품종으로 만든 와인들은 점점 맛과 향이 점점 섬세해지는 것 같고, 스파클링 와인은 기존 품종을 사용하면서 단일 품종만 사용한다든지, 생각하지도 못한 품종을 사용한다든지 하는 식으로 변신을 꾀하는 것 같습니다. 요즘 추세인 내츄럴 와인도 일부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요. 내년에도 스페인 와인들이 좀 더 새롭고 멋진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하면서 시음 후기를 마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