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시음기

[이탈리아] 토스카나 산지오베제의 힘! - Fontodi Flaccianello della Pieve 2012

까브드맹 2017. 11. 3. 07:00

폰토디 플라치아넬로 델라 삐에베 2012

폰토디(Fontodi)의 플라치아넬로 델라 삐에베(Flaccianello della Pieve) 2012는 “슈퍼 토스카나는 최상의 산지오베제(Sangiovese를 재배할 수 없어서 자구책으로 나온 와인이다”, “만약 좋은 토양을 확보하고 있다면 굳이 다른 품종을 재배할 이유는 없다.”라고 말한 루피노의 양조 책임자 카르멜로 시몬첼리에의 말에 동의하게 되는 와인입니다.

1. 폰토디 와이너리

폰토디 와이너리는 피렌체 출신의 마네티(Manetti) 가문이 1968년에 설립했고, 끼안티 끌라시코에 있는 작은 마을인 판자노(Panzano)의 남쪽 계곡에 있습니다. 그곳은 원형극장의 형태를 가진 곳이어서 "콘카 도로(Conca d’Oro, 황금 대야)"라고 부르는 곳이죠. 충실하고 개성적인 떼루아 덕분에 수 세기 동안 품질 좋은 와인을 생산한 곳으로 유명하며, 높은 고도와 석회질 토양, 풍부한 일조량, 밤낮의 기온 차를 포함한 따뜻하고 건조한 미세 기후를 갖춘 곳입니다.

 

 

마네티 가문은 끼안티에서 수 세기 동안 이탈리아 전통 기와인 테라코타를 생산해 왔으나 끼안티의 전통을 지키자는 목표로 와인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폰토디는 생산지와 강력한 유대 관계를 유지하며, 산지오베제 포도의 잠재력에 대한 심오한 지식과 열정을 갖고 있습니다. 와이너리가 소유한 포도밭의 90%에서 산지오베제를 재배할 만큼 전통 끼안티(Chianti) 와인에 대한 애정이 깊죠. 포도를 키울 땐 화학제품을 일절 사용하지 않으며 자연 유기물을 최대한 활용합니다. 와이너리에서는 키아니나(Chianina)라는 토스카나 토종 소도 키우며, 소똥을 유기농 비료로 사용합니다.

1900년 초부터 세계 각국에 와인을 수출해 온 폰토디는 감베로 로쏘에서 3 글라스를 14회 수상했고, 와인 스펙테이터 10대 와인에 선정되는 등 수많은 대회에서 상을 받았습니다. 오늘날 끼안티 지역의 톱클래스 와이너리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고, 이탈리아의 위대한 와인 생산자로 명성이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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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폰토디 플라치아넬로 델라 삐에베 2012

폰토디 플라치아넬로 델라 피에베는 100% 산지오베제로 만듭니다. 온도 조절이 되는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 으깬 포도를 넣고 천연 효모를 사용하여 3주 동안 알코올 발효하면서 껍질과 씨에서 탄닌과 색소를 뽑아내는 침용 과정을 진행합니다. 발효와 침용이 끝나면 프랑스산 트롱세(Troncais)와 알리에(Allier) 바리끄에 와인을 넣고 24개월간 숙성합니다.

이 와인이 끼안티 끌라시코 지역에서 산지오베제로 만들었는데도 DOCG가 아니라 IGT를 받은 것은 전통 방식이 아니라 현대적인 양조 기법을 사용했기 때문입니다. 와인 양조법도 계속 변했습니다. 1984년까지 청포도를 15%가량 넣었으나 이후엔 산지오베제만 사용했고, 2001년부터 단일 포도밭이 아닌 소유한 포도밭에서 가장 품질 좋은 포도를 골라서 와인을 만들고 있습니다. 오크 숙성도 1990년까지 새 오크통을 50% 사용해서 12개월 정도 하다가 1997년부터 18개월 숙성을 했고, 현재는 거의 100% 새 오크통을 사용해서 24개월간 합니다.

와인 생산지인 토스카나 주에 관한 정보는 하단에 있는 링크를 참조하세요.

닐 베케트 외 다수가 쓴 "죽기 전에 꼭 마셔봐야 할 와인 1001"에 선정되었고, 코리아 와인 챌린지(Korea Wine Challenge) 2017에서 2012 빈티지가 베스트 이탈리아 와인으로 뽑혔습니다.

 

 

3. 와인의 맛과 향

깨끗하고 진한 루비색입니다. 붉은 과일과 나무 향이 나오고, 크림처럼 부드럽고 단 향도 살짝 풍깁니다. 점차 허브와 풀 내음이 퍼집니다.

큰 구조가 느껴지는 와인입니다. 치밀하고 강한 탄닌은 마신 후에 떫은맛을 남겨줍니다.

산미가 무척 강합니다. 강한 산미와 과일 향이 어우러져 새콤하고 진한 체리 풍미가 나옵니다. 탄닌도 산지오베제 특유의 홍차 탄닌 맛이 나오네요. 우아하고 향긋한 나무 풍미와 블랙커런트 리프(black current leaf)라고 표현되는 꽃눈이나 잎눈을 비볐을 때 나오는 매콤한 향신료 풍미도 있습니다. 여운은 길고 나무와 탄닌, 풋풋한 허브 풍미가 남습니다.

우아하며 강한 산미와 붉은 과일 풍미, 아직 이르지만 잠재력이 있는 탄닌이 균형을 잘 이룹니다.

구운 소고기와 양고기, 메추리 같은 야생 조수, 고기와 토마토를 혼합한 소스를 사용한 파스타와 이탈리안 피자, 미트 스튜, 숙성 치즈 등과 잘 어울립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A-로 가격 상관없이 기회가 되면 꼭 마셔봐야 할 뛰어난 와인입니다. 2017년 10월 27일 시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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