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께스 데 까사 콘차 까르메네르(Marques de Casa Concha Carmenere) 2010은 칠레의 페우모(Peumo) D.O에서 수확한 까르메네르(Carmenere) 포도로 만드는 레드 와인입니다.
1. 비냐 콘차이 토로(Vina Concha y Toro)
1883년 칠레 역사의 황금기에 활동했던 정열적인 정치가인 돈 멜초르 드 콘차이 토로(Don Melchor de Concha y Toro)와 그의 부인 도나 에밀리아나 슈베르까쇼(Dona Emiliana Subercaseaux)는 프랑스의 최고급 포도 품종인 까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과 소비뇽 블랑(Sauvignon blanc), 메를로(Merlot), 피노 누아(Pinot noir) 묘목을 칠레로 들여와 비냐 콘차이 토로를 설립했습니다. "비냐 콘차이 토로"라는 이름은 돈 멜초르 드 콘차이 토로와 또 한 명의 창립자이면서 엄격한 사학가였던 마르께스 드 까사 콘차(Marques de Casa Concha) 두 사람의 이름을 따서 지은 것입니다.
19세기 후반 칠레의 부유층들은 광산 개발과 남북전쟁 특수로 막대한 돈을 벌었습니다. 그들이 또 다른 부의 꿈을 실현하려고 선택한 것이 와인 사업이었고, 이때 프랑스 포도 품종 묘목을 칠레로 들여옵니다. 돈 멜초르와 마르께스도 이들처럼 와인 사업의 성공을 꿈꾸었고, 몇 년이 지난 뒤 명성과 규모면에서 큰 성공을 거둡니다. 급기야 1923년에 산티아고(Santiago) 주식 시장에 비냐 콘차 이 토로를 상장했고, 1994년에 뉴욕 증권 거래소에도 상장했습니다. 뉴욕 증권 거래소 상장을 통해 막대한 자금을 얻게 된 콘차 이 토르는 이 돈을 와이너리와 와인 개발을 위해 투자했습니다.
2. 마르께스 데 까사 콘차 까르메네르 2010
마르께스 데 까사 콘차라는 이름은 콘차 이 토로를 세운 설립자 가문의 작위 명에서 유래한 것입니다. 콘차 이 토로의 유구한 역사에 대한 자부심과 유산을 상징하려고 탄생한 브랜드라 할 수 있죠. 70년대 초반부터 미국 시장으로 와인을 수출했던 콘차 이 토로는 1972년에 마르께스 데 까사 콘차 까베르네 소비뇽을 미국 시장에 출시했습니다. 이때 콘차 이 토로는 마르께스 데 까사 콘차 와인에 프랑스의 모노 폴과 비슷한 싱글 빈야드 개념을 도입했고, 이는 대중적인 저가 와인으로 여겨졌던 칠레 와인에 대한 인식을 바꿔놓은 계기가 되었습니다.
와인에 대한 콘차 이 토로의 열정과 약 30년 간 이어져 온 끊임없는 노력은 마침내 세계적인 권위를 가진 와인 전문지인 와인 스펙테이터가 "2002년 Top 100 리스트"에 마르께스 데 까사 콘차 까베르네 소비뇽을 56위로 선정하면서 빛을 보게 됩니다. 2003년에는 마르께스 데 까사 콘차 메를로가 47위로 선정되었고, 2010년에는 리스트 중에서 유일한 칠레 와인으로 까베르네 소비뇽이 다시 56위로 선정되었죠.
마르께스 데 까사 콘차의 뛰어난 품질은 시간을 초월하여 오늘날에도 지속적인 사랑과 호평을 받으며, 2012 세계 핵안보정상회의의 공식 환영과 리셉션 자리에서 제공되기도 했습니다.
마르께스 데 까사 콘차는 까베르네 소비뇽을 비롯해 총 8종의 와인이 생산됩니다. 이중에는 메를로나 시라, 소비뇽 블랑 같은 익숙한 포도 품종 외에도 파이스(Pais) & 생쏘(Cinsault)처럼 우리에게 낯선 포도로 만든 와인도 있습니다. 국내에는 까베르네 소비뇽과 메를로, 시라, 피노 누아, 까르메네르, 샤르도네의 6종 와인만 수입된 것 같습니다.
3. 와인의 맛과 향
테두리는 진한 퍼플빛, 중앙은 루비색입니다. 서양 자두와 블랙커런트 같은 검은 과일향을 풍기고, 볶은 커피콩과 스모크(smoke)의 탄 듯하면서 구수한 향이 이어집니다. 오크 향과 함께 바닐라와 볶은 견과류처럼 부드럽고 달콤한 향이 올라오고 향신료 향도 있습니다. 블랙체리처럼 달콤한 과일 향도 계속 나옵니다.
처음엔 부드럽고 진하지만, 점점 입안을 조여 오는 탄닌의 힘을 맛볼 수 있습니다. 우왁스럽지 않고 적당히 조여주는 느낌이 훌륭합니다. 매우 진해서 다소 진득한 느낌이며, 두텁고 든든한 구조가 맘에 듭니다.
달지 않고 드라이합니다. 풍성하고 강렬한 신맛이 와인에 활력을 불어넣고 화끈한 알코올은 힘을 보태줍니다. 서양 자두와 블랙체리 같은 검은 과일 풍미가 매우 진하고, 이어지는 볶은 커피콩과 견과류 풍미는 고소하고 달콤합니다. 꽤 복합적이며 우아하지만, 섬세한 면은 약간 부족합니다. 마신 후에도 여러 종류의 검은 과일과 고소하고 단 풍미가 길게 이어집니다. 입안에 복합적인 풍미가 남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드라이하고 굳건한 맛, 강한 알코올, 넉넉하고 강렬한 신맛이 서로 잘 어울립니다. 여러 가지 과일과 오크 숙성에서 비롯된 고소하고 단 풍미가 겹쳐지며 멋진 맛이 나옵니다.
양고기와 소고기 스테이크, 소고기 안심과 등심구이, 비프스튜, 갈비찜, 갈비구이, 숙성 치즈 등과 잘 맞습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B로 맛과 향이 훌륭하고 매력적인 와인입니다. 2012년 11월 11일 시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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