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역사

[역사] 히스토리 오브 와인 - 음주에 관한 고대 그리스인의 생각

까브드맹 2015. 3. 18. 07:00

두주불사를 마다하지 않았던 마케도니아의 필리포스 2세의 두상
(두주불사를 마다하지 않았던 마케도니아의 필리포스 2세의 두상. 이미지 출처 : http://en.wikipedia.org/wiki/Philip_II_of_Macedon)

그리스인은 인간관계에서 와인이 가진 장단점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비극작가인 아이스퀼로스(Aeschylos)는 다음과 같이 말했죠.

"청동이 겉모습을 비추는 거울이라면, 와인은 영혼을 비추는 거울이다."

좌담회에서 그리스인은 본심을 감추지 않은 채 정직하고 솔직한 대화를 나누었는데, 와인은 이런 분위기를 유도하는 매개체로 작용했습니다. 또한, 대화를 부드럽게 해주는 선까지만 마시고, 취할 정도로 마시진 않는 자제력을 시험하는 도구로 사용하기도 했죠. 

그리스인은 와인을 문명의 척도라고 생각했지만, 물로 희석해서 약간 기분 좋을 정도만 마시는 것을 문명인이 갖춰야 할 교양이라고 봤습니다. 와인에 물을 타지 않고 그냥 마시거나, 정신을 잃을 만큼 취하거나, 와인 대신 맥주를 마시는 것은 바르바로이, 즉 야만인의 풍습으로 여겼죠. 이런 그리스인에게 매일 두주불사로 마셔댔던 마케도니아 왕 필리포스 2세(Philippos II)와 그의 아들이면서 술만 마셨다 하면 크게 취해서 변덕을 부리고 폭력적인 모습을 드러냈던 알렉산드로스 대왕은 두려운 존재인 동시에 경멸의 대상이었을 겁니다. 그리스인들이 괜히 마케도니아인을 야만인 취급했던 것이 아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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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인은 와인을 칭송하는 글뿐만 아니라 과음의 폐해도 많이 기록했습니다. 문학 작품에서 술에 취한 자는 떨어져 죽는다든가 길바닥에 넘어져서 망신을 당하는 모습으로 그려집니다. 플라톤은 와인을 마실 때 가져야 할 올바른 태도를 지침으로 남겼습니다. 이 지침에 따르면 18세 이하는 마시면 안 되고, 20대는 취하지 않을 정도만 마셔야 하지만, 40대는 마음껏 마셔도 좋다고 했습니다. 노화에 따른 인생의 건조함을 달래기 위해 많이 마셔도 된다고 한 것이죠. 또 노인은 취할 만큼 많이 마시는 것이 좋다고 했는데, 와인을 통해 노인들의 경직된 사고방식과 마음이 여유로워지고 행동도 용감해지기를 바랐기 때문입니다.

엄격한 군사국가였던 스파르타에서는 음주를 못마땅하게 여겼지만, 그리스인 대부분은 지나치지만 않으면 음주에 대해 관대했습니다. 그래서 그리스인은 금주를 선언하는 사람을 보면 비웃었다고 하는군요. 아테네의 정치가 데모스테네스는 와인 대신 물을 마시겠다고 했다가 숙적들의 손가락질을 받았습니다. 

<참고 자료>

1. 로도 필립스 지음, 이은선 옮김, 도도한 알코올, 와인의 역사, 서울 : 시공사, 2002

2. 영문 위키피디아

3. 기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