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시음기

[미국] 호웰 마운틴의 정기를 받은 까베르네 소비뇽 100% - Ladera Howell Mountain Cabernet Sauvignon 2004

까브드맹 2015. 2. 12. 07:00

라데라 호웰 마운틴 까베르네 소비뇽 2004

1. 라데라 와이너리(Ladera Winery)

앤(Anne)과 패트 스토츠버리(Pat Stotesbery) 부부는 2000년에 세인트 헬레나 북동쪽의 호웰 마운틴(Howell Mountain) 지역에 있는 스톤 와이너리(Stone Winery)를 구매했습니다. 스톤 와이너리에는 1886년에 지어진 유서 깊은 건물이 있었고 이 건물을 보존하기 위해 부부는 복원과 개조를 통해 새롭게 라데라 와이너리를 만들었습니다.

‘Ladera’는 산허리를 뜻하는 스페인입니다. 이 단어에 걸맞게 와이너리는 산 꼭대기를 마주 보는 산 능선에 있죠. 포도밭은 해발 1,600~1,800피트에 있어서 다소 고지대이지만, 완만한 경사지여서 풍부한 일조량과 함께 물 빠짐이 좋습니다. 토양은 미네랄이 풍부한 붉은 화산토로 포도가 자라기에 알맞습니다. 포도밭은 12개의 블록으로 나뉘어 있고, 각 블록은 다시 6개의 서브 블록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라데라는 이렇게 나뉜 블록의 품종과 토양 특성에 따라 섬세하게 포도 재배를 합니다. 이것은 포도에서 주는 다양함과 와인의 복합적인 맛을 중요시하는 라데라의 철학을 반영한 것입니다.

라데라 와인은 전통적이고 균형 잡힌 유럽 스타일의 맛을 보여주며, 조화로운 탄닌과 질감, 포도 자체의 강렬함을 느낄 수 있어서 더욱 특별합니다. 모든 와인은 지하 동굴의 프랑스산 오크통에서 2년간 숙성됩니다, 약 18,000 평방피트 넓이의 지하 동굴은 까브(cave) 형식의 저장고로 방문객들에게 인기가 많은 장소이기도 합니다. 와인 스펙테이터(Wine Spectator)로부터 꾸준히 좋은 평가를 받는 라데라는 앞으로도 성장이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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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라데라 호웰 마운틴 까베르네 소비뇽(Ladera Howell Mountain Cabernet Sauvignon) 2004

나파 밸리의 호웰 마운틴 포도밭에서 수확한 까베르네 소비뇽으로 만듭니다. 포도의 산화를 막으려고 이른 아침 쌀쌀한 날씨 속에서 수확합니다. 수확 후에 잎과 줄기, 말라버린 포도나 썩은 포도를 솎아내고 품질 좋은 포도알만 골라서 발효 탱크로 보냅니다. 발효 탱크는 뚜껑이 열린 작은 것과 뚜껑이 닫힌 중간 크기의 것을 사용하며, 본격적인 발효 전에 최적량의 탄닌과 색소를 추출하려고 발효 탱크를 차갑게 유지합니다.

가급적 천연 효모로 발효하지만, 와인 품질을 균일하게 유지하려고 배양 효모를 쓸 때도 있습니다. 발효 기간은 7~15일입니다. 자연스럽게 찌꺼기를 가라앉힌 후 위쪽의 맑은 와인만 프랑스산 오크통에 넣고 숙성합니다. 새 오크통의 사용 비율은 평균 50%이며 숙성 기간은 20~24개월입니다. 오크 숙성이 끝나면 병에 담아서 다시 9~12개월간 숙성하고 안정시킵니다. 매년 2,500 상자를 생산하며, 2004 빈티지의 와인 스펙테이터 점수는 91점이었습니다.

 

 

3. 와인의 맛과 향

아직은 퍼플빛이지만 루비색으로 많이 변화했습니다. 초반엔 볶은 커피콩과 담배, 각종 향신료 향이 올라옵니다. 차츰 블랙베리, 블랙커런트에서 프룬까지 이어지는 검은 과일향이 퍼집니다. 오크와 삼나무 향이 이어지고 박하 같은 시원한 허브 향도 퍼집니다. 후반엔 볶은 견과류의 기름진 향과 커피, 향 냄새가 나옵니다. 전반적으로 달고 시원한 향입니다.

처음엔 부드럽지만 점차 탄닌의 떫은맛이 나옵니다. 가볍게 느껴지다가 점점 무거워지고 삼킨 후엔 매우 강렬한 무게감과 자극을 남깁니다. 2004 빈티지인데도 아직 뻣뻣해서 좀 더 숙성한 후에 마시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구조는 탄탄합니다.

미국산 까베르네 소비뇽 와인치고 상당히 드라이합니다. 질 좋은 신맛이 풍부하게 넘쳐나고, 아직 부드럽게 숙성되지 않은 탄닌은 떫은맛을 많이 남겨주지만 품질이 매우 좋습니다. 나무 풍미와 검은 과일의 풍미가 조화를 이루고, 여러 가지 향신료 풍미가 복합적으로 어우러집니다. 10년이 지났는데도 아직 어리고 강렬한 힘이 넘칩니다. 여운이 무척 길고 나무와 과일, 향신료 등 여러 가지 풍미가 어지럽게 이어집니다. 훌륭합니다.

풍부하고 품질 좋은 신맛이 14.5%의 강렬한 알코올과 잘 어울립니다. 다만 탄닌은 기본적으로 훌륭한 품질을 지니고 있어도 숙성이 덜 되어서 떫은맛을 남깁니다. 현재도 훌륭하지만 앞으로 탄닌이 더 숙성하면 거의 완벽한 균형을 보여줄 것 같습니다.

미국 와인답게 매우 비싸지만, 그만큼 맛과 향도 좋으니 주머니 사정이 허락하는 한 마셔보기를 권합니다. 양고기와 소고기 스테이크, 미국산 피자, 미트 파이, 미트소스 파스타, 숙성 치즈와 잘 어울립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A-로 가격 상관없이 기회가 되면 꼭 마셔봐야 할 뛰어난 와인입니다. 2015년 2월 7일 시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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