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시음기

[미국] 혁신을 추구한 끝에 탄생한 새로운 샤도네이 와인 - Mer Soleil Silver Unoaked Chardonnay 2012

까브드맹 2015. 2. 14. 07:00

메르 솔레일 실버 언오크드 샤도네이 2012

1. 메르 솔레일 빈야드(Mer Soleil Vineyard)

메르 솔레일은 나파 밸리(Napa Valley)에서 3대에 걸쳐 포도를 재배하고 와인을 만들어왔습니다. 1915년에 첫 와인을 만들었죠. 1972년에 찰리 F. 와그너(Charlie F. Wagner)와 로나 벨 글로스 와그너(Lorna Belle Glos Wagner) 부부는 아들인 척(Chuck)과 함께 케이머스 빈야드(Caymus Vineyards)를 설립했습니다. 척은 나파 밸리 바깥 지역에서도 잠재력을 가진 훌륭한 와인을 만들 수 있을 거라 생각했고, 1988년에 산타 루치아 하일랜드(Santa Lucia Highlands)에 포도밭을 가꾸기 시작했습니다.

몬터레이 가운티(Monterey County)에 있는 산타 루치아 하일랜드는 쌀쌀한 바닷바람이 불어오는 태평양 연안을 따라 자리 잡아서 샤도네이(Chardonnay)가 일찍 열매를 맺는 곳입니다. 메르 솔레일의 샤도네이 와인은 이 선택받은 뛰어난 와인 생산지에서 생산됩니다.

2001년에 척의 장남인 찰리 F. 와그너 2세가 메르 솔레일을 경영하게 됩니다. 찰리는 젊었을 때부터 아버지를 따라 와인을 만들었습니다. 그의 형제인 죠(Joe)와 와인 양조자인 벨 그로스(Belle Glos)는 와그너 가문에서 포도 재배와 와인 양조를 배우며 자라난 사이였죠. 고품질 샤도네이 와인을 만들려고 계속 혁신을 추구해 온 찰리는 2006년에 전통적인 오크 숙성에서 벗어난 새로운 샤도네이 와인인 ‘실버(Silver)’를 생산하게 됩니다.

메르 솔레일 빈야드의 재미난 점 중 하나는 윤작을 위한 레몬 농사입니다. 메르 솔레일은 전체 포도밭 중 100 에이커 가량에 레몬 농사를 짓습니다. 샤도네이 포도와 레몬이 선호하는 토양과 기후가 같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메르 솔레일의 샤도네이 와인에서는 시트러스 향이 두드러진다고 합니다.

반응형

 

2. 메르 솔레일 실버 언오크드 샤도네이(Mer Soleil Silver Unoaked Chardonnay) 2012

산타 루치아 하일랜드는 아침엔 차가운 안개가 끼고 오후엔 산들바람이 부는 곳으로 샤도네이가 오랫동안 천천히 익기 좋은 곳입니다. 그래서 이곳의 샤도네이는 풍부한 과일 향과 발랄한 산미가 조화를 이룹니다. 메르 솔레일 실버는 산타 루치아 하일랜드 샤도네이의 특징을 순수하고 깨끗하게 표현해 줍니다.

발효 후에 오크 숙성을 하는 다른 샤도네이 와인과 달리 실버는 놈브롯( Nomblot) 콘크리트 발효 탱크와 스테인리스 스틸통에서 발효하고 오크 숙성은 하지 않습니다. 프랑스에서 수입한 놈브롯 콘크리트 발효 탱크는 천연 석회암이 주재료입니다. 이 발효 탱크는 발효하는 동안 안정되게 온도를 유지하면서 미세한 산소 접촉이 이뤄지도록 해줍니다. 그 결과 풍미가 향상되고 오크통에서 숙성하는 것과 비슷한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특이한 방식으로 생산된 와인은 독특한 디자인의 세라믹 병에 담깁니다. 이 병은 콘크리트 발효조를 연상시킬 뿐만 아니라 이 와인이 지닌 밝고 신선한 과일 풍미를 유지해 주는 역할도 합니다.

 

 

3. 와인의 맛과 향

영롱하고 진한 금빛입니다. 말린 망고와 파인애플 같은 노란 과일 향이 나오고 오렌지 오일처럼 기름지고 풋풋한 식물성 향이 이어집니다. 오크 숙성하지 않았어도 생나무 가지와 나무 향을 풍기는 것은 위에 나온 것처럼 특수한 양조를 했기 때문이겠죠. 나중에는 머스캣(Muscat) 같은 청포도 향과 고소한 식물성 기름 향이 두드러집니다.

풍부하고 매끄러우며 기름졌습니다. 구조도 잘 짜였고 어지간한 레드 와인에 뒤지지 않을 만큼 묵직한 바디를 맛볼 수 있습니다.

드라이하면서 조금 쌉쌀합니다. 풍부한 신맛이 강인하고 강렬하며, 14.8%의 알코올이 화끈하게 느껴집니다. 기름지고 쌉쌀한 식물성 풍미와 노란 과일 풍미가 어우러지는 와인으로 다른 언오크 샤도네이 와인이 상큼한 과일 풍미가 주로 나오는 반면에 하얀 적포도라고 할 만큼 강인한 샤도네이 포도의 성격이 그대로 드러나는 스타일입니다. 씁쓸한 첫맛과 달리 뒷 맛에 은근히 단 풍미가 밀려오는 것도 특색 있습니다. 강렬하고 길게 이어지는 여운에는 강인한 식물성 풍미와 단 과일 풍미가 함께 남습니다.

풍부한 추출물로 인한 치밀한 구조와 높은 도수의 알코올이 주는 화끈한 느낌, 여기에 산도도 높아서 매우 강렬한 인상을 주며, 어느 한쪽으로 기울지 않는 균형을 가졌습니다. 일반적인 언오크 샤도네이 와인을 생각한다면 당혹스러워할 만큼 개성적입니다.

크림처럼 진한 소스를 사용한 생선 스테이크. 해물 그라탱, 까르보나라 파스타와 로제 파스타, 치즈 피자와 해물 피자 등이 잘 어울리는 음식입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B로 맛과 향이 훌륭하고 매력적인 와인입니다. 2015년 2월 6일 시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