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역사

[역사] 히스토리 오브 와인 -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문학 작품에 나타나는 와인

까브드맹 2014. 4. 16. 06:00

고대 바빌로니아어로 쓰인 길가메시 서사시 점토판
(고대 바빌로니아어로 쓰인 길가메시 서사시)

"바닷가에는 포도로 술을 만드는 시두리(Siduri)라는 여인이 살고 있었다. 그녀는 신이 준 황금 술통을 안고 앉아 있었다. 그녀는 몸을 베일로 감싸고 있었다. 앉은자리에서 그녀는 길가메시가 다가오고 있는 것을 보았다."

"나는 일꾼들을 위해 매일 소를 잡고 양을 잡았다. 목수들에게는 실컷 마실 수 있도록 독주, 붉은 술과 기름, 흰 술을 내주었다."

조지아에서 탄생한 와인은 양조용 포도와 함께 주변으로 전파되었습니다. 먼저 인근의 아르메니아와 이란으로 전파되고, 머지않아 티크리스-유프라테스강 주변의 수메르에서도 와인을 마시게 되었죠. 문자를 사용했던 수메르인은 점토판에 여러 기록을 남겼는데, 그중에는 문학 작품도 있었습니다. 수메르 문학 작품 중 가장 유명한 것은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문학 작품으로 인정받는 ‘길가메시 서사시’입니다.

길가메시 서사시에는 와인에 관한 내용이 두 군데 나옵니다. 하나는 영생을 찾아 헤매던 길가메시가 바닷가에서 시두리라는 여인을 만났을 때입니다. 그녀는 포도로 술을 만드는 일, 즉 와인 양조가 생업이었죠. 또 하나는 소란스러운 인간 세계를 멸망시키려고 신들이 세상을 물로 쓸어버려야겠다고 결정했을 때 물의 신 엔키로부터 신들의 계획을 전해 들은 우트나피시팀이 방주를 만들면서 일꾼들에게 음식과 술을 제공하는 장면에서 나옵니다. 이때 우트나피시팀은 일꾼들에게 독주와 붉은 술, 흰 술을 내줬는데 학자들은 여기서 나오는 붉은 술은 레드 와인, 흰 술은 화이트 와인으로 추정합니다.

길가메시 서사시는 기원전 21~18세기경에 불리기 시작해서 기원전 13~10세기경에 신레케운니니(Sin-leqe-unnini)라는 시인이 그때까지 전해지던 여러 이야기를 하나의 서사시로 편집했습니다. 최종 판본은 아시리아 제국의 니네베 도서관에 보관됐다가 아시리아 제국이 멸망하면서 사라졌고, 훗날 고고학자들의 발굴하면서 다시 빛을 보게 되었죠. 이처럼 기록을 통해 봤을 때도 와인의 역사는 4,000년이 훌쩍 넘습니다.

<참고 자료>

1. N.K 샌다아즈 저, 이현주 번역, 길가메시 서사시, 서울 : 범우사, 1979

2. 기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