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시음기

[이탈리아] 다양한 음식과 잘 어울리는, 과일향이 풍부한 와인 - Castello di Neive Dolcetto d'Alba Basarin 2009

까브드맹 2015. 2. 22. 06:53

까스텔로 디 네이베 돌체토 달바 바사린 2009

1. 까스텔로 디 네이베(Castello di Neive)

약 150 헥타르의 포도원을 소유한 까스텔로 디 네이베는 스투피노(Stupino) 가문의 4남매인 안나(Anna)와 줄리오(Giulio), 이딸로(Italo), 삐에라(Piera)가 운영합니다. 4남매는 네이베(Neive)에서 태어났고, 그들의 아버지와 할아버지, 증조할아버지도 그 고장에서 태어났죠. 4남매의 아버지인 쟈코모(Giacomo)가 와인 평가인으로서 경험과 그 지역 전문가로서 지식을 바탕으로 포도 재배에 매우 유리한 곳에 있는 포도밭과 땅을 사들이면서 와이너리 역사가 시작되었습니다.

초창기엔 작은 양조장에서 내수용 와인을 만들어 벌크 형태로 판매했습니다. 시간이 지나 쟈코모가 포도밭 크기를 늘려가면서 와인 생산량도 늘어났습니다. 아울러 그의 가족의 꿈도 함께 커갔죠. 1964년 스투피노 가문은 귀도 리카르디 깐디아니 백작(Count Guido Riccardi Candiani)에게서 넓은 양조장과 농장이 딸린 성을 구매했고, 백작이 소유한 다른 땅도 추가 매수했습니다. 스투피노 가문은 백작이 버린 포도밭을 다시 가꾸고 성의 양조장을 개수해서 현대적인 방식으로 와인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1970년 쟈코모가 죽었을 때 줄리오와 이딸로는 많은 농사 지식을 가진 능숙한 와인 양조자인 딸린 브루네띠니(Talin Brunettini)의 도움으로 농장 일꾼부터 포도밭 관리까지 많은 분야에서 변화를 추구하고 있었습니다. 이때부터 까스텔로 디 네이베는 와인을 병에 담아서 판매했고, 그들의 와인은 이탈리아 각지와 해외로 소개되었습니다.

1978년에 까스텔로 디 네이베는 또 한 차례 성장했습니다. 이딸로가 투린 대학(University of Turin)에서 온 전문가인 이딸로 에이나르드(Italo Eynard)와 아니발 간디니(Annibale Gandini)와 협력하여 아르네이스(Arneis) 포도의 클론 품종을 선별하기 시작한 것이죠. 아르네이스 포도는 특성이 뛰어난데도 화이트 와인 양조에 대한 지식 부족과 빈약한 생산량 때문에 버려지고 잊혔던 품종이었으나 산학 협력으로 재발견된 것입니다.

반응형

 

2. 까스텔로 디 네이베 돌체토 달바 바사린(Castello di Neive Dolcetto d'Alba Basarin) 2009

까스텔로 디 네이베에서는 피에몬테(Piemonte)에서 주로 재배하는 포도로 다양한 와인을 생산합니다. 이중에 돌체토(Dolcetto) 포도로 만드는 와인은 아래와 같습니다.

① 돌체토 달바(Dolcetto d'Alba) : 마르코리노(Marcorino)와 발토르타(Valtorta) 포도밭에서 재배한 돌체토 포도 사용

② 돌체토 달바 메쏘이라노(Dolcetto d'Alba Messoirano) : 메쏘이라노 포도밭에서 재배한 돌체토 포도 사용

③ 돌체토 달바 바사린(Dolcetto d'Alba Basarin) : 바사린 포도밭에서 재배한 돌체토 포도 사용

남쪽을 향한 바사린 포도밭의 흙은 석회질 이회토(Calcareous Marl)로 이뤄졌고 포도나무 수령은 30~40년 정도입니다. 사람의 손으로 포도를 수확하며, 자체 무게로 상하는 걸 막으려고 작은 박스에 담아 양조장으로 옮깁니다. 30℃ 이상에서 알코올 발효하고, 발효와 침용 기간은 10~12일 정도입니다. 알코올 발효가 끝나면 평균 18℃로 유지되는 스틸 탱크에서 젖산발효해 와인의 날카로운 사과산을 부드러운 젖산으로 바꿔줍니다. 숙성은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6개월간 하며, 이후 병에 담아 3~6개월간 더 숙성합니다.

 

 

3. 와인의 맛과 향

중간 농도로 테두리는 퍼플빛입니다. 붉은 과일 향이 풍부합니다. 라즈베리와 레드 체리, 레드커런트 향이 나오며 서양 자두 향도 약간 있습니다. 오크를 비롯한 다양한 나무 향을 풍기고 타임(Thyme) 같은 허브 향도 조금 풍깁니다. 한 시간 정도 지나면 구운 고기 비슷한 동물성 향이 나오는 것이 재미있습니다.

부드럽지만 마신 뒤에 떫은맛이 남습니다. 진하고 두터우며 구조는 잘 짜였습니다.

달지 않고 드라이합니다. 잘 익은 붉은 과일을 씹을 때 맛볼 수 있는 새콤한 신맛과 과일 풍미가 있습니다. 14%의 알코올은 후끈한 느낌을 주지만 거슬리지 않습니다. 향에선 붉은 과일이 강하지만 맛에선 좀 더 진한 서양 자두와 블랙체리 풍미가 두드러집니다. 오크와 허브 풍미도 있으나 과일 풍미에 다소 밀리네요. 시간이 지나 탄닌이 더 부드러워지면 맛도 더 좋아집니다. 기품 있고 고급스러운 맛은 아니지만 이탈리아 와인의 상큼한 신맛을 좋아한다면 즐겁게 마실 수 있습니다. 미세한 탄산 기운이 있는 것이 옥에 티입니다. 마신 후 입에 남는 여러 가지 과일 풍미가 제법 좋습니다. 상큼한 산도도 기분 좋군요.

 

 

드라이하지만 달콤한 과일 풍미가 있고 상큼한 신맛이 풍부합니다. 높은 도수의 알코올은 와인의 힘을 강하게 만들어줍니다. 균형이 좋은 와인입니다.

고급 와인은 아니지만 그 자체로 좋고 2만 원대라는 가격을 생각하면 더욱 좋습니다. 와인 자체의 감동보다는 친구들과 맛있는 음식 차려놓고 수다 떨며 먹을 때 잘 어울릴 와인이죠.

치즈나 고기 종류를 토핑 한 피자, 각종 파스타에 잘 어울리며, 닭고기와 오리 고기, 버섯과 먹어도 좋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닭백숙과 함께 먹고 싶군요. 삶은 닭을 먹고 난 다음 죽을 쒀서 함께 먹어도 좋을 맛입니다. 풍미가 연한 음식이라면 대부분 잘 어울립니다. 서빙 온도는 17~19℃ 정도가 좋습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C+로 맛과 향이 좋은 와인입니다. 2013년 2월 10일 시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