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시음기

[남아공] 꼬뜨 뒤 론의 오마쥬? 남아프리카에서 맛보는 남부 론 스타일 와인 - Fairview Goats do Roam 2011

까브드맹 2013. 2. 12. 05:55

페어뷰 고츠 도 롬 레드 2011

1. 페어뷰 와이너리(Fairview Winery)

페어뷰 와이너리의 소유주이며 와인 메이커인 찰스 백(Charles Back)은 남아프리카 공화국 와인업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중 한 명으로 창의적이고 현대적인 와인을 만드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페어뷰의 와인 이름을 보면 찰스 백이 상당히 위트 있는 사람이란 것도 알 수 있죠. 왜냐하면 와인 명칭을 와이너리 상징인 염소(Goat)를 집어넣으면서 동시에 프랑스의 유명한 와인 생산지가 떠오르도록 지었기 때문이죠.

페어뷰의 와인 이름을 보면,

① 고츠 도 롬(Goats do Roam) : 꼬뜨 뒤 론(Côtes du Rhône) 

② 고트 로티(Goat Roti) : 꼬뜨 로띠(Cote Rotie) 

③ 보어도(Bored Doe) : 보르도(Bordeaux) 

④ 고트 도어(Goat Door) : 꼬뜨 도르(Cotes d'Or) 

이렇게 프랑스의 유명 와인 산지와 비슷하게 와인 이름을 지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단지 이름만 비슷한 것이 아니라 같은 종류의 포도를 사용해서 맛과 향도 흡사하게 나오도록 했습니다. 그래서 고츠 도 롬은 꼬뜨 뒤 론 와인과 비슷한 풍미가 나오죠. 이것 때문에 한 때 프랑스 와인 생산자들은 페어뷰 와인이 자신들의 와인을 본떠 만든 짝퉁이라고 비난하기도 했습니다.

페어뷰는 와인뿐만 아니라 염소 치즈도 유명하며 와이너리에 있는 염소 탑은 남아공 와인 루트의 관광명소입니다. 페어뷰는 와이너리에서 키우는 염소와 염소 우유를 남아공 북쪽의 나미비아(Namibia) 공화국의 고아들에게 공급하는 자선활동도 하고 있죠. 페어뷰의 와인 레이블에 염소 그림이 많은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인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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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와인 양조

페어뷰 고츠 도 롬 레드 2011은 전형적인 남부 론 스타일의 와인으로 포도의 혼합 비율만 봐도 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시라(Syrah) 61%, 생쏘(Cinsault) 16%, 무흐베드르(Mourvèdre) 12%, 그르나슈(Grenache) 5%, 까리냥(Carignan) 4%, 쁘띠 시라(Petit Syrah) 2%가 들어가 프랑스 남부 론 와인에 사용되는 포도와 꽤 비슷하다는 걸 알 수 있죠.

포도는 모두 웨스턴 케이프(Western Cape)의 포도밭에서 수확한 것이며, 와인을 만들 때 줄기는 제거하지만 으깨지는 않은 체 발효한다고 합니다. 알코올 발효는 론 지역의 이스트를 사용해서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이뤄지며, 발효 후에 껍질과 씨를 제거한 후 젖산발효를 해서 날카로운 산미를 부드럽게 바꿔줍니다. 젖산발효 후에는 7개월 동안 오크 숙성을 하는데, 이때 와인에 오크 풍미가 과다하게 배지 않도록 새 오크통은 전혀 사용하지 않습니다.

3. 와인의 맛과 향

테두리의 색이 미디엄 퍼플입니다. 서양 자두를 기본으로 블랙 체리와 약간의 블랙커런트 향이 나옵니다. 오크와 제비꽃 향도 느낄 수 있고, 식물성 향도 다소 섞였습니다. 향신료 향이 조금씩 나타나고, 견과류의 고소하고 비릿한 향도 풍깁니다.

부드럽고 제법 매끄럽습니다. 탄닌은 넉넉하나 잘 숙성되어서 떫은맛이 거의 없습니다. 잘 짜인 구조를 가진 미디엄 바디 와인으로 밀도도 충실합니다.

 

 

조금 씁쓸하고 드라이하며 블랙 체리와 블랙베리 같은 검은 과일 풍미가 있습니다. 오크와 연기 풍미도 나오네요. 잘 익고 풍성한 산미는 마시는 내내 생기 있는 맛을 느끼게 해 주고, 알코올은 도수가 다소 높아도 튀지 않습니다. 처음엔 과일, 그 후엔 오크와 식물성, 그다음엔 향신료와 고소하고 비릿한 견과류 풍미가 차례로 나타나면서 조금씩 맛이 변합니다. 시라와 그르나슈, 생쏘가 들어가서 꼬뜨 뒤 론 와인과 맛이 비슷하네요. 1시간 정도 지나면 과일과 나무 향이 조화를 이루고, 맛이 더 좋아지며 질감도 더욱 부드럽게 됩니다. 일반 꼬뜨 뒤 론 와인과 여운이 비슷합니다. 제법 길며 느낌도 좋습니다.

부드럽고 충실한 탄닌, 넉넉하고 잘 익은 산미, 14%의 높은 도수에도 튀지 않는 알코올이 여러 가지 풍미와 어울리며 좋은 균형을 이룹니다.

다소 향이 강한 음식과 잘 어울립니다. 제일 좋은 것은 양고기나 소의 내장 요리, 그다음엔 가금류 중 오리 요리입니다. 또는 오랜 숙성으로 강한 향이 나오는 치즈 종류도 좋습니다. 바비큐와 양념이 강한 소시지도 훌륭합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C+로 맛과 향이 좋은 와인입니다. 2013년 1월 25일 시음했습니다.

이 와인이 오마쥬한 꼬뜨 뒤 론 와인에 관한 정보는 아래의 링크를 참조하세요.

 

[종류] 꼬뜨 뒤 론(Cote du Rhone)

1. 꼬뜨 뒤 론의 지리 꼬뜨 뒤 론(Cote du Rhone)은 론(Rhone) 지역 와인 중에서 가장 대중적인 등급으로 보르도 와인과 비교하면 보르도(Bordeaux) AOC에 해당합니다. 레이블에 반드시 "Cote du Rhone"이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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