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을 처음 마시기 시작했던 무렵의 일입니다. 하루는 친구 집에 놀러 갔더니 추석 선물로 받았다면서 와인 2병을 보여주더군요. 제가 와인 동호회에 나간다고 했더니 선물로 받은 와인이 어떤 것인지 궁금했던 모양입니다. 그 당시엔 와인을 조금도 몰랐었지만, 그냥 아는 대로 들은 대로 설명을 해줬죠. 친구는 설명을 다 듣고 난 다음 감사의 표시였는지 어쨌는지 둘 중 한 병을 가져가라고 하더군요. 와인은 두 병 모두 바르통 앤 게스띠에르(Barton & Guestier), 줄여서 B&G라고 부르는 보르도 네고시앙(Negociant)의 레드 와인이었습니다. 똑같은 레이블에 다만 "Medoc"과 "Bordeaux" 두 글자만 다르게 적혀있더군요. 기왕이면 더 좋은 것을 골라야 하므로 조금 망설인 끝에 "Medo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