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시음기

[프랑스] 뾰족한 첨탑을 지닌 샤토에서 나온 - Chateau Haut-Bergey 1998

까브드맹 2014. 3. 31. 06:00

샤토 오-베르제 1998

1. 페싹-레오냥(Pessac-Léognan)

페싹-레오냥은 보르도 레프트 뱅크의 그라브(Graves) 지역에 있는 와인 생산지입니다. 가론(Garonne) 강의 북쪽 강변과 접한 그라브에는 하위 생산지로 페싹-레오냥 외에 쏘테른(Sauternes), 바르삭(Barsac), 세론(Cérons)이 있죠.

페싹-레오냥은 1987년에 AOC로 지정되었고, 이곳에서 생산하는 레드와 화이트 와인의 레이블에는 ‘Pessac-Léognan’이라는 지역 명칭이 표시됩니다. 1959년 그라브 지역 공식 등급에 선정된 모든 와인이 이곳에 있을 만큼 훌륭한 와인 생산지이죠. 이곳에선 까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을 가장 많이 재배하고, 메를로(Merlot)를 다음으로 많이 재배합니다. 청포도는 소비뇽 블랑(Sauvignon Blanc)과 쎄미용(Sémillon)을 많이 재배하죠. 화이트 와인은 오크통에서 발효하며 효모 앙금인 리(lees)를 오랫동안 함께 숙성시킵니다.

페싹-레오냥이 속한 그라브와 다른 하위 생산지에 관한 조금 더 자세한 내용은 하단에 있는 링크를 참조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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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샤토 오-베르제(Chateau Haut-Bergey)

레이블에 그려진 것처럼 뾰족한 첨탑이 붙은 인상적인 건물이 있는 샤토 오-베르제는 15세기에 세워진 포도원입니다. 당시 라 루비에르(la Louvière)의 소유주와 올리비에르(Olivier)의 소유주는 농토의 일부를 포도밭으로 함께 사용하기로 했죠. 그 결과 라 메종 노블 드 뽕테(La maison noble de Pontey)라는 포도원이 탄생했고, 이것이 오늘날의 샤토 오-베르제입니다.

1700년 보르도 시의원이었던 장 프랑소아 드 크레스( Jean-François de Cresse)는 샤토 오-베르제를 인수해서 그의 저택으로 삼았습니다. 1772년에 샤토의 포도밭이 100 헥타르로 늘어났지만, 그 후 100여 년에 걸쳐 다른 사람들에게 포도밭이 차차 넘어갔고, 1850년에는 샤토 건물조차 휴양시설로 바뀌고 말았죠. 그러다가 20세기 중반에 다시 와인 생산을 위한 샤토로 돌아옵니다.

 

 

1991년 3월 현재 소유주인 실비안 가르생 까띠아르(Sylviane Garcin-Cathiard)가 샤토를 구매합니다. 그녀는 와인 판매상의 손녀이면서 성공한 비즈니스 우먼이었고, 뛰어난 와인을 파악할 수 있는 전문가였죠. 그녀는 최고급 와인 생산을 위해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면서 샤토에 많은 투자를 했습니다.

샤토에선 모든 포도밭의 지질을 세세하게 분석하면서 자연적이고 전통적이며 과학적인 관리를 추구합니다. 포도밭 면적은 40 헥타르로 평균 수령 35년의 포도나무를 헥타르당 7,150 그루씩 심었죠. 포도의 배합 비율은 까베르네 소비뇽 54%, 메를로 46%입니다.

다른 유명한 샤토처럼 포도를 일일이 손으로 수확하며, 수확 후엔 선반에서 포도알을 점검하고 골라냅니다. 정확한 양조를 위해 80~120 헥토리터 크기의 비교적 작은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를 사용하죠. 새 오크통 비율은 기본적으로 50% 이지만, 빈티지에 따라 비율을 조정해서 안정된 품질의 와인을 생산하려고 노력합니다. 숙성 기간은 16~18개월입니다. 매년 생산량은 약 13만 병이며, 세컨드 와인으로 에트왈 드 베르제(Étoile de Bergey)가 있습니다.

 

 

3. 와인의 맛과 향

테두리엔 조금 진한 빛이 돌지만 전체적으로 옅은 루비 색입니다. 맑지만 바닥에 앙금이 약간 있습니다.

오크와 나무줄기, 나무 수지 같은 식물성 향이 먼저 나옵니다. 여러 가지 향신료 향을 풍기고 블랙베리 같은 검은 과일 향도 있습니다. 블랙커런트 향도 살짝 올라옵니다. 향의 양이 풍부하고 매력적이며, 시시각각 변하는 모습이 재미있습니다.

섬세하고 깨끗하며, 구조는 유리처럼 쨍한 구석이 있습니다. 마치 유리로 만든 장미 같군요.

달지 않고 드라이하며 새콤한 산미가 맛에 활력을 불어넣습니다. 크렌베리와 체리, 라즈베리 같은 붉은색 과일의 풍미가 나오고, 송진 같은 나무 수지 풍미도 있습니다. 입에서 느껴지는 힘은 은근히 강하고, 산미 덕분에 신선하고 생생한 느낌이 듭니다. 태운 나무 풍미도 일부 있습니다. 여운은 길이도 느낌도 좋습니다. 은은한 나무와 약한 과일 풍미가 계속 이어집니다.

드라이한 맛에 새콤한 산미가 넉넉하고, 탄닌은 날카롭지도 거칠지도 않습니다. 쨍하지만 섬세하고 정갈한 구조가 마시는 내내 만족스럽습니다. 촉촉하게 익힌 소고기와 양고기 스테이크, 소고기 등심과 안심, 양 갈비, 기타 육류 요리, 숙성 치즈 등과 함께 마시길 권합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B로 맛과 향이 훌륭하고 매력적인 와인입니다. 2013년 4월 12일 시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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