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시음기

[프랑스] 합리적인 가격과 괜찮은 품질, 주변에서 쉽게 살 수 있는 - Noble Medoc 2009

까브드맹 2012. 6. 8. 06:00

노블 메독 2009

메독 지역에서 수확한 여러 종류의 포도로 만든 노블 메독(Noble Medoc)은 동네 편의점부터 대형 마트까지 국내의 거의 모든 와인 판매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와인입니다. 때로는 고기 요릿집에서도 이 와인을 볼 수 있죠. 국내에서는 보르도 와인의 대명사 같은 존재이지만, 정작 구글에서 검색해 보면 한글 자료만 잔뜩 나오고 영어 자료는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 와인의 정체가 대해 매우 의심스럽죠.

1. 노블 메독

와인 레이블을 자세히 살펴보면 프랑스의 지네스떼(Ginestet)사에서 병에 담았다는 'MIS EN BOUTEILLE PAR GINESTET'라는 글귀가 있지만, 2004 빈티지의 레이블에는 지네스떼사가 아니라 깔베(Calvet)사에서 병에 담았다는 'MIS EN BOUTEILLE PAR CALVET'라는 글귀가 있습니다. 미루어 보건대 노블 메독은 프랑스 와인 회사의 특정 브랜드가 아니라 국내 수입사의 요청에 따라 생산하고, 원하는 레이블을 붙여서 수입한 주문자 생산 방식(OEM) 와인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겁니다. 레이블 디자인까지 똑같은데, 병에 담은 회사만 다르게 나왔으니까요. 아니면 적당한 메독 와인에 수입사가 원하는 레이블을 붙여서 수입했을 수도 있습니다. 노블 메독 말고도 노블 생떼밀리옹(Noble Saint Emilion), 노블 뤼싹 생떼밀리옹(Noble Lussac Saint Emilion) 등이 있지만, 주로 볼 수 있는 것은 노블 메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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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블 메독은 매년 사용하는 포도와 혼합 비율이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인터넷으로 검색해 보면 2008 빈티지는 보르도(Bordeaux) 메독(Medoc) AOC에서 까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 메를로(Merlot), 쁘띠 베르도(Petit Verdot)를 사용했다고 나오지만, 2009 빈티지는 메를로 50%, 까베르네 소비뇽 40%, 까베르네 프랑 10%를 썼다고 나옵니다. 이렇듯 빈티지에 따라 사용하는 포도와 비율이 달라지는 것은 보르도 와인에선 흔히 있는 일입니다. 해마다 작황에 따라 품질이 달라지는 포도를 사용해서 안정된 맛과 향을 가진 와인을 만들다 보니 일어나는 일이죠. 
노블 메독 2009 빈티지는 국내 와인 전문가 6인이 선정한 "경제적인 가격과 우수한 품질을 자랑하는 2011 보르도 셀렉션"에 포함되기도 했습니다.

와인 생산지인 메독 지역에 관한 정보는 하단의 링크 글을 참조하세요.

 

 

2. 와인의 맛과 향

색은 중간 정도의 루비 빛으로 별로 예쁘게 보이지 않습니다. 달콤한 과일 향이 가득하게 풍깁니다. 체리와 서양 자두, 블랙베리가 함께 섞인 향이며 블랙커런트 향도 미미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달콤한 향신료 향이 약간 나오며 오크 향도 섞여 있습니다. 우아하고 섬세하진 않지만, 달콤한 향이 입맛을 돋웁니다. 시간이 지나면 블랙 체리와 블랙커런트 같은 색이 진한 과일 향이 주로 나옵니다.

전체적으로 부드럽지만, 떫은맛이 중간중간 느껴집니다. 처음엔 구조감이 조금 엉성합니다. 보르도 와인의 특성 탓에 덜 열려서 그런 것이죠. 이런 와인은 시간이 좀 지나야 원래 모습을 잘 파악할 수 있습니다. 예상대로 시간이 갈수록 구조감이 점점 좋아지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떫은맛도 많이 줄어들면서 훨씬 마시기 좋아집니다.

 

 

처음엔 드라이하고 조금 시큼털털한 맛이 납니다. 저가 와인이지만, 그레이트 빈티지로 평가되는 2009년 산인데도 이런 맛이 나는 것은 보르도 와인의 특성을 생각해 볼 때 조금 기다릴 필요가 있는 것을 말해줍니다. 과일보다 오크 같은 나무와 타임(thyme) 같은 허브 풍미가 강하지만, 서양 자두와 블랙베리 맛도 있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맛이 나아지고 체리와 아주 검은 라즈베리 같은 상큼한 과일 맛이 점점 풍성해집니다. 건포도 풍미도 조금 나오고요. 그러니 코르크를 딴 후에 적어도 1시간이 지난 다음 마셔야 합니다. 다만 저가 와인의 한계는 어쩔 수 없어서 그냥 마시는 것보다 음식과 함께 하는 것이 훨씬 낫습니다. 여운도 제법 오래갑니다. 비슷한 가격대의 메독 와인에서 기대할 수 있는 수준이죠. 다만 느낌은 평범합니다. 

균형은 나쁘지 않고,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나아집니다. 소고기와 양고기구이, 소고기 안심과 등심구이, 양 갈비, 미트 소스 파스타, 불고기 피자 등. 

개인적인 평가는 C로 맛과 향이 좋은 와인입니다. 2012년 5월 28일 시음했습니다.

 

[프랑스] 보르도(Bordeaux) > 메독(Medoc)

1. 메독의 지리와 토양 메독은 프랑스 보르도 지방의 유명한 와인 생산지 중 하나입니다. 보르도 지방의 한 가운데를 가로지르며 대서양으로 흘러 들어가는 거대한 지롱드강(River Gironde)의 좌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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