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일반

[수다] 장난스런 와인도(Wine) 道

까브드맹 2011. 8. 12. 06:00

 

신의 물방울 24권
이미지 출처 :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25866056

국내에서 조지훈 선생님이 주도_酒道 18단계를 설파하셨다면, 일본에서는 와인 만화 신의 물방울 28권에 장난스런 와인도가 나오더군요. 그에 대한 내용입니다.

20 급

와인을 한 병이라도 마시면 무조건 20급. 이후 12병을 마실 때마다 1급식 승격(11급까지). 또한 휴간일 없이 매일 마실 경우는, 1년이 지난 시점에서 또는 중성지방의 합계치가 500mg (정상치는 50~150mg)넘긴 시점에서 3급으로 특진.

10급

라기올의 소믈리에 나이프[각주:1] 및 리델의 와인잔을 샀다.

9급

비노테크, 와인아트, 와인왕국 중 하나를 정기 구독한다[각주:2].(물론 내용을 읽을 필요는 없고 방문객의 눈에 띄는 장소에 쌓아두면 된다.)

8급

보르도의 1급 와인을 마신 적 있다.(하지만 너무 떫어서 깜짝 놀랐다.) 혹은 와인 계통 블로그를 개설하고 날마다 갱신하는 것이 무척 즐겁다[각주:3].

7급

'로우제'나 퀸테센스 같은 최고급 레스토랑[각주:4]에 가서 떨리는 마음으로 직접 와인을 고르고 주문했다. 또는 기르는 고양이에게 피노, 개에게 샹베르땡이라고 이름을 붙였다[각주:5].

6급

연간 75달러를 내고 제왕 로버트 파커의 '와인 아드보카트_Wine Advocate'를 정기구독[각주:6]하고 연말에는 '세계의 명주 사전을 산다.(그리고 놔둘 곳이 마땅치 않아 고민한다.)

5급

75병을 보관할 수 있는 와인 셀러를 1대 가지고 있는데 순식간에 가득차서 1대 더 샀다.(안에는 파커 포인트가 90점이 넘는 와인만 넣고 89점 이하 와인은 친구가 보지 못하게 벽장 안에 숨겨둔다.)

4급

'기초부터 배우는 타나베 유미의 와인북', '와인 수험 말장난 암기법'을 전동차 안에서 중얼거리며 외운 끝에 와인 엑스퍼트 인정 시험에 합격했다. (그러나 시험이 끝난 순간 '메독의 1등급 샤토', '이탈리아 DOCG' 등을 깨끗이 잊어버렸다.)

3급

하야마 코타로의 최신간 '30분에 평생 사용할 수 있는 와인술'에 그려져 있는 250개가 넘는 우스꽝스러운 일러스트의 의미를 전부 이해한다.

2급

자기가 태어난 해의 와인을 마신 적이 있다. 또는 죽을 각오로 '로마네 꽁띠를 사버렸다. 혹은 리델의 글라스를 12개이상 깼다[각주:7].

1급

사실은 의사인데(은행원, 증권회사직원도 가능), 단골 프렌치 레스토랑에 부탁해서 소믈리에 업무 경력을 날조해 소믈리에 시험을 봐서 합격했다.

 

 

초단

샴페인이나 부르고뉴의 올 빈_Old VIn을 마시고 푹 빠져서 전 재산을 털어 모은 결과, 현재는 재정파탄 직전.

2단

고급 프렌치 레스토랑에서 부쇼네가 난 와인을 만나 소믈리에와 시음 대결을 펼치고 반쯤 협박해서 교환받은 적이 있다. 또는 일본의 와이너리에서 와인 만들기를 경험했다.

3단

해외 옥션에서 연간 3케이스 이상의 와인을 낙찰 받는다. 또는 엉 프리뫼르로 매년 3케이스 이상 구입한다.

4단

로마네 꽁띠의 포도밭에 가서 몰래 포도를 먹은 뒤[각주:8] 십자가 앞에서 찍은 기념사진을 연하장에 인쇄해 모두에게 보냈다.

5단

자택의 와인 수납 장소가 부족해서 배우자와 이혼하고 빈방에 대형 에어컨을 설치하여 와인셀러로 만들었다.

6단

샤토 '무통 로칠드' 1945년산부터 최신 빈티지까지 전부 갖추고, 매일 밤 병을 쓰다듬으며 히히 하고 기쁨에 젖는다.

7단

마침내 와인 바 경영을 시작한다. 다만 채산성과 고객의 기호를 무시하고 초매니악한 와인만 갖추는 경우는 8단으로, 덕분에 폐점한 경우는 9단으로 특진.

8단

배우자의 반대를 무릅쓰고 집을 팔아서 캘리포니아의 작은 와이너리를 구입한 뒤[각주:9] 만들어낸 와인에 자기 딸의 이름을 붙였다.

9단

자기가 만든 와인에 로버트 파커가 95점 이상을 매겼다. (단, 와인 스펙테이터가 같은 와인에 100점을 준 경우는 7단으로 강등)

10단

소믈리에로 세계 최고가 됐다. 또는 와인 스펙테이터의 표지를 장식했다.

명인

어떤 와인을 마셔도 맛있다고 생각하는 경지에 도달했다.

이 글을 읽으시는 여러분은 과연 어느 단계신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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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와인 좀 마시는 분들은 어김없이 라기올은 한 개씩 갖고 있더군요 [본문으로]
  2. 우리나라로 치면 와인리뷰, 와인시티 같은 잡지가 됩니다. [본문으로]
  3. 네이버와 티스토리에 널려 있는(?) 수많은 블로그를 보십시오. ^^ [본문으로]
  4. 국내로 치면 '빨레 드 고몽'정도의 레스토랑? [본문으로]
  5. 제 주변에도 기르는 개한테 샤도, 까쇼 등의 이름을 붙인 친구가 있었습니다. [본문으로]
  6. 국내에서도 와인 스펙테이터나 디켄터지를 구독하시는 분들이 많죠. [본문으로]
  7. 저는 슈피겔라우는 깼어도 아직 리델은 깬 적이 없답니다 ^^ [본문으로]
  8. 로마네 꽁띠 밭에서 포도 따먹는 분 아주~~ 많습니다. 그래서 로마네 꽁띠의 생산량이 적은 지도... [본문으로]
  9. 우리나라에서는 횡령(?)한 돈으로 와이너리를 차린 분도 계시죠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