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시음기

[프랑스] 한 잔의 붉은 루비에서 피어나는 황홀한 향의 경연, Domaine de Montille Volnay 1er Cru 'Les Taillepieds' 2006

까브드맹 2011. 4. 20. 00:06

도멘 드 몽띠유 볼네 프르미에 크뤼 '레 타이피' 2006

1. 볼네(Volnay) AOC

도멘 드 몽띠유(Domaine de Montille)의 볼네 프르미에 크뤼 '레 타이피'(Volnay 1er Cru 'Les Taillepieds')는 프랑스 부르고뉴의 꼬뜨 드 본(Cote de Beaune)에 있는 볼네 마을에서 생산했습니다. 등급은 레이블에 나와 있는 '1er Cru'라는 단어로 알 수 있듯이 프르미에 크뤼 등급으로 부르고뉴에서는 그랑 크뤼(Grands Cru)에 이은 두 번째 등급에 해당하죠. 이 와인을 만들 때 사용한 포도는 '레 타이피' 포도밭에서 수확된 피노 누아 100%이며 생산자는 '도멘 드 몽띠유'입니다. 

볼네는 그랑 크뤼에 해당하는 끌리마(Climat), 즉 포도밭은 없지만 모두 30개에 이르는 1등급 밭이 있어 굉장히 뛰어난 피노 누아 와인을 많이 생산합니다. 마을의 포도밭 면적은 총 213헥타르이며 그중 프르미에 크뤼 밭은 126헥타르로 약 60%란 높은 비율을 차지합니다. 볼네 와인은 보통 "연한 진홍의 루비색이 아주 깊게 느껴지는" 색을 지녔으며 향은 "산딸기 같은 붉은 열매와 오디, 제비꽃의 섬세한 향"이 나고 "섬세하고 여성스러움이 돋보이는 비할 데 없는 부케를 선사한다."라고 합니다. 게다가 "아주 부드러우나 강한 타닌과 우아하고 감미로운 맛"을 지녀서 "순수하고 기품"이 있는 꼬뜨 드 본 최고 와인이라고 평가받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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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모든 볼네 와인이 그런 것은 아닙니다. 위에 나온 표현이 어울리는 와인은 대부분 프르미에 크뤼 등급 이상입니다. 일반적인 볼네 와인은 맛과 향이 평범한 것도 많죠. 그러니 일반 볼네 와인을 마신 후에 위에 나온 맛과 향을 느끼지 못했다고 해서 이상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사실 볼네뿐만 아니라 다른 곳의 부르고뉴 와인도 등급 간 품질 차이가 큰 것이 많습니다. 그만큼 가격 차이도 크죠.

볼네 타이피 프르미에 크뤼는 기계를 쓰지 않고 사람의 손으로 일일이 신중하게 선별하면서 수확합니다. 이후 8~10일 동안 색소와 탄닌을 추출하고 추가로 15일간 알코올 발효하죠. 그 후 오크통에서 15~18개월간 숙성한 다음 병에 담습니다. 이렇게 만든 볼네 타이피 프르미에 크뤼에 관한 인터넷상의 시음 노트는 다음과 같습니다.

"피노 누아의 고유한 색 - 밝은 레드 빛깔이며, 와인의 향은 마호가니 나무향과 아로마의 복합적으로 어우러져 나오는 우아한 향, 순한 토바코향, 가죽향이 나며 부드러운 탄닌과 함께 과일맛, 유연성이 있다." (학동 와인하우스 블로그

"밝고 경쾌한 붉은 가넷 보석색을 띠고 딸기, 복숭아, 살구등 풍부한 과일향과 더불어 스파이시한 블랙베리향이 느껴지며 적당한 산도와 탄닌이 조화를 이루며 부드러우면서 파워풀한 바디와 튼튼한 구조, 처음에는 거세게 다가오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벨벳처럼 부드러운 느낌으로 변화한다." (와인21닷컴

 

 

2. 와인의 맛과 향

색은 맑고 깨끗하며 영롱한 빛을 띱니다. 색조는 루비와 가넷의 중간 정도입니다. 색의 농도는 보통. 아무래도 부르고뉴 와인이다 보니 아주 짙은 색은 나오지 않습니다. 이 와인의 향을 한마디로 말하는 것은 무리입니다. 왜냐하면, 시간이 지날수록 계속 변화하며, 다 마실 때까지 한 시간이 훌쩍 넘었는데도 변화가 멈추지 않기 때문이죠. 잔에서 피어오르는 향의 강도는 제법 강하며 잔을 비울 때까지 느껴졌던 향의 종류는 다음과 같습니다.

• 딸기, 산딸기, 레드커런트, 레드 체리 같은 붉은 과일

• 정향, 스위트 스파이스 같은 달콤한 향신료

• 바이올렛 같은 꽃향기

• 오크, 송진, 약하지만 삼나무 향

• 버섯 같은 식물성 향

• 가죽 같은 동물성 향

• 흙 내음.

 

 

탄닌이 느껴지지만, 떫은맛은 전혀 없고 잘 숙성되어 차가우면서 매끄럽습니다. 이른바 실크 탄닌으로 산뜻하면서 탄탄합니다. 달지 않고 드라이하며 산도는 높습니다. 탄닌은 중간 정도. 붉은 과일 풍미가 주로 나타나지만, 식물성 풍미와 가죽, 오크, 흙 같은 다양한 풍미를 충분히 느낄 수 있습니다. 색을 보면 소녀처럼 여릴 것 같은데 막상 마셔보면 탄탄한 힘이 있습니다. 그래서 초반엔 겁먹은 듯 소심하지만, 이윽고 명랑하고 활달한 모습을 보여주고 마침내 운동으로 단련된 잔 근육을 가진 잘 빠진 여자 육상 선수 같은 이미지를 줍니다. 긴 여운을 보여주는 것은 물론이고 느낌도 상당히 좋습니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향이 가장 매력적이지만, 탄닌과 산도, 알코올 등의 다른 요소도 잘 어울려서 멋진 조화를 이루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빼어난 품질을 보여주는 와인으로 섬세하게 조리한 소고기 안심 스테이크와 뵈프 부르기뇽, 안심 구이 등과 잘 어울립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B+로 맛과 향이 좋고 매력적인 와인입니다. 2011년 3월 23일 시음했습니다.

와인 생산자에 관한 자세한 정보는 아래의 포스트를 참조하세요.

 

[프랑스] 미슐랭 3 스타 레스토랑에서 찾을 수 있는 - 도멘 드 몽띠유(Domaine de Montille, Domaine Hubert d

1. 도멘 드 몽띠유의 역사 도멘 드 몽띠유는 약 400년 전에 몽띠유 가문이 부르고뉴 볼네(Volnay) 지역에 세운 유서 깊은 와이너리로 와인 평론가들의 지지와 대중의 사랑을 듬뿍 받는 인기 와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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