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시음기

[프랑스] 따스하고 푸근한 연상의 여인처럼 부드러웠던 - Maison Deux Montille Soeur et Frere Saint-Aubin 1er Cru 'Sur Gamay' 2006

까브드맹 2011. 4. 17. 20:55

메종 듀 몽띠유 수르 에 페레 쌩-토뱅 프르미에 크뤼 '수르 가메' 2006

1. 쌩-토뱅(Saint-Aubin) AOC

<메종 듀 몽띠유 수르 에 페레 쌩-토뱅 프르미에 크뤼 '수르 가메'(Maison Deux Montille Soeur et Frere Saint-Aubin 1er Cru 'Sur Gamay')>라는 긴 이름을 가진 이 와인은 부르고뉴의 꼬뜨 드 본(Cote de Beaune)에 있는 쌩-토뱅 마을에서 생산했습니다. '1er Cru'라는 단어에서 알 수 있듯이 등급은 프르미에 크뤼(Premier Cru)입니다. 프르미에 크뤼는 1등급이라고 해석하지만, 금상 위에 대상이 있듯이 실제로는 부르고뉴의 최고 등급인 그랑 크뤼(Grand Cru) 다음 가는 두 번째 등급이죠.

쌩-토뱅의 프르미에 크뤼 등급 와인과 꼬뮈날(마을) 등급 와인은 레이블에 포도를 수확한 밭, 즉 끌리마(Climat)의 이름을 표시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 와인도 등급 표시 다음에 끌리마 이름이 붙죠. 쉬르 가메(Sur Gamay)가 끌리마 이름이며 이 와인은 이곳에서 재배한 샤르도네(Chardonnay)로 만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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쌩-토뱅 마을의 1등급 끌리마는 총 30개가 있으며 목록은 아래와 같습니다.

Bas de Vermarain à l'Est, Derrière chez Édouard, Derrière la Tour, Echaille, En Créot, En la Ranché, En Montceau, En Remilly, En Vollon à l'Est, Es Champs, La Chatenière, Le Bas de Gamay à l'Est, Le Charmois, Le Puits, Les Castets, Les Champlots, Les Combes, Les Combes au Sud, Les Cortons, Les Frionnes, Les Murgers des Dents de Chien, Les Perrières, Les Travers de Marinot, Marinot, Pitangeret, Sous Roche Dumay, Sur Gamay, Sur le Sentier du Clou, Vignes Moingeon, Village

쌩-토뱅에서 꼬뮈날 등급 이상의 등급을 받으려면 화이트 와인은 샤르도네를 사용해야 하므로 품종은 당연히 샤르도네 100%입니다. 메종 듀 몽띠유 수르 에 페레(Maison Deux Montille Soeur et Frere)는 이 와인을 만든 생산자, 즉 도멘의 이름입니다.

이렇게 부르고뉴 와인 이름은 굉장히 길고 복잡한 것 같지만, 막상 알고 보면 <마을 이름 + 등급 이름 + 밭 이름 + 생산자 이름>의 구조로 이뤄져 있습니다. 이 구조에 각각 다른 명칭이 들어가면서 부르고뉴 와인의 굉장히 다양한 이름이 만들어지는 거죠. 그러니 이것만 알아둔다면 어렵기만 하던 부르고뉴 와인도 조금은 쉽게 느껴질 겁니다. 참고로 2006년의 부르고뉴 화이트 와인 빈티지 점수는 20점 만점에 16점으로 평범합니다.

 

 

쌩-토뱅의 화이트 와인은 최상급 부르고뉴 화이트 와인으로 아주 유명합니다. 색은 "연한 금색에 풀빛 여운"이 감돌고, 향은 "초록 아몬드와 아몬드 반죽, 밀랍 향이 어우러진 부케"가 느껴진다고 합니다. 숙성된 와인에선 "계피, 호박과 함께 후추 향이 살짝" 느껴지고, "섬세함과 우아함으로 조화"를 이룬다고 하죠. 좋은 표현은 다 갖다 붙인 것 같은데, 이 지역 와인이 모두 이런 맛과 향이 나는 것은 아닙니다. 전체적으로는 비슷해도 끌리마마다 조금씩 다른 풍미가 있으니 쌩-토뱅의 화이트 와인을 마시고 계피와 후추 향이 안 난다고 의아해할 필요는 없습니다. 물론 품질은 대부분 뛰어나죠. 수입사에서 올린 테이스팅 노트는 다음과 같습니다.

"밝은 토파즈 보석 색을 띠고 신선한 살구와 모과 등의 과일 향, 신선한 빵과 아몬드, 호두 등의 견과류의 향이 헤이즐넛과 오크 향 등과 어울려 고소하며, 향긋하다. 첫맛은 신선하고 상큼하게 다가오며, 부드럽게 입안에 가득 찬다. 기분 좋은 산도와 풀 바디의 무게감, 오크 향이 더해지는 긴 여운은 더할 나위 없이 만족스럽게 만들어준다."

 

 

2. 와인의 맛과 향

맑고 깨끗하며 다소 진한 담황색입니다. 향이 상당히 복합적이며 강도도 제법 강합니다. 하지만 복합성이 온전히 드러나기엔 시음 시간이 다소 부족했습니다. 많건 적건 간에 맡았던 향은 다음과 같습니다. 시트러스, 자몽, 오렌지, 애플 같은 상큼한 과일 향과 복숭아와 살구 같은 스톤 후르츠 계열의 진한 과일 향, 땅콩과 아몬드 같은 견과류와 버터, 토스트의 고소한 향, 오크 계열의 나무 향 등. 이런 향들이 한데 엉켜있으면서 계속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코에 닿는 느낌이 쇼비뇽 블랑처럼 톡 쏘는 것이 아니라 꽤 부드럽습니다.

좋은 화이트 와인은 대개 질감이 깨끗하고 깔끔하지만, 이 와인은 여기에 좀 더 부드럽고 균형 잡힌 모습을 보여줍니다. 입안에서 둥글고 부드럽게 다가오는 느낌은 따스하고 푸근한 연상의 여인을 떠올리게 해 주죠. 달지 않은 드라이한 맛과 함께 날카롭지 않고 부드럽지만 제법 강한 산미가 있습니다. 알코올은 13%로 강인하고 짜임새 있는 구조감과 함께 제법 중후한 바디를 느끼게 해 줍니다. 사과와 배, 라임, 복숭아의 신선한 과일 풍미가 입안에서 부드럽게 다가오고, 여기에 견과류와 오크의 고소한 풍미, 바닐라의 달콤한 풍미가 함께 나타납니다. 여운은 제법 길며 은은하고 묵직한 기운이 계속 이어집니다.

 

 

향, 질감, 맛, 여운의 네 가지 요소가 오크통 속에서 잘 어우러지면서 부드럽고 우아하며 기품 있는 와인으로 탄생했습니다. 부르고뉴의 프르미에 크뤼 와인을 마시면 두 번 탄식합니다. 처음엔 훌륭한 맛에 탄식하고, 다음엔 높은 가격에 탄식하죠. 뛰어난 맛과 향을 지닌 와인임에 틀림없지만, 높은 가격은 상당히 부담스럽습니다. 그래도 가격에 어울리는 품질을 보여줍니다.

이 멋진 와인과 어울리는 음식은 해산물과 닭고기 샐러드, 레몬과 크림으로 양념한 생선구이, 연어와 농어, 메로 스테이크, 채소 요리, 홍합과 해물 치즈 그라탱 등입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B로 맛과 향이 좋고 매력적인 와인입니다. 2011년 3월 23일 시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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