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시음기

[호주] 열대과일의 농익은 향과 아몬드의 고소한 향을 느낄 수 있는 - d'Arenberg The Olive Grove Chardonnay 2007

까브드맹 2011. 3. 31. 15:03

다렌버그 디 올리브 그로브 샤도네이 2007

1. 오크 숙성한 호주산 샤도네이 와인

이전 글에서 오크 숙성하지 않고 스테인리스 스틸 통에서 숙성해 신선한 과일 풍미를 강조한 호주산 샤도네이 와인에 관해 이야기했습니다. 최근 호주에서 '언우디드(Unwooded)'란 표시가 붙은 샤도네이 와인을 많이 만들고 있지만, 오크 숙성한 전통적인 샤도네이 와인도 여전히 시장의 한 축을 이루며 많이 생산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맛과 향을 가진 와인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늘었어도 여전히 익숙한 맛의 샤도네이를 찾는 사람들이 많다는 이야기겠죠.

오크 숙성한 호주산 샤도네이 와인의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① 가볍지 않고 입안을 가득 채우는 느낌이 있는 풀 바디(Full Body) 와인입니다.

② 상큼한 느낌을 주는 산미는 리슬링과 쇼비뇽 블랑 와인과 비교해서 부족합니다. 

③ 열대 과일과 버터, 토스트 향이 진합니다. 미국산 오크통에서 숙성한 것은 이런 향이 더욱 강합니다.

④ 때때로 토스트 향보다 견과류 향이 강한 와인이 있는데 이런 것은 주로 프랑스산 오크통에서 숙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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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샤도네이 와인은 복숭아와 살구, 열대 과일의 농익은 향과 바닐라, 토스트, 버터 스카치 캔디의 달콤한 향이 강한 것들입니다. 이런 샤도네이 와인은 실질적으로 호주에서 탄생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미국과 칠레에선 호주산 샤도네이 와인을 수입하면서 이러한 스타일로 샤도네이 와인을 만들기 시작하죠.

미국의 샤도네이 와인, 특히 캘리포니아 와인은 좀 더 진하고 열대 과일 풍미와 버터, 바닐라 향이 좀 더 강합니다. 그래서 마치 녹은 버터나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마시는 것 같은 느낌을 주죠. 하지만 칠레의 샤도네이 와인은 호주와 비슷하거나 조금 더 가벼워서 복숭아와 살구 외에 사과와 배의 풍미가 강하게 나오는 일이 종종 있습니다. 물론 와이너리마다 자신만의 철학에 따라 와인을 만들므로 미국과 칠레산 샤도네이 와인이 모두 위에 적은 데로 생산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위와 비슷하죠. 그래서 열대과일 향과 버터, 토스트, 또는 나무 열매 향이 나오는 샤도네이 와인을 좋아하는데 맛이 진한 것을 찾으면 미국 캘리포니아 와인을, 가벼운 것을 찾으면 칠레 와인을, 중간 정도인 것을 찾으면 호주 와인을 고르면 됩니다.

 

 

전통적인 맛과 향을 가진 샤도네이 와인은 진한 소스를 올린 어패류 요리와 잘 어울립니다. 추천 음식으로는 

① 화이트 와인과 크림소스를 넣은 면요리

② 크림소스와 버터 소스를 얹은 농어와 연어 스테이크

③ 닭고기와 칠면조 로스트, 혹은 구이

④ 바비큐

⑤ 꿩이나 토끼고기

⑥ 훈제 생선

⑦ 너무 매우면 곤란하지만, 살짝 매콤한 생선이나 흰 살코기 요리

등이 있습니다. 다만 오크 향이 진해서 회처럼 섬세하고 익히지 않은 음식이나 양념이 강하고 신맛이 센 음식은 피해야 합니다. 와인과 음식이 맞지 않아서 한쪽의 맛을 제대로 즐길 수 없고, 심지어 불쾌한 맛을 느끼는 상황이 일어날 수 있거든요.

국내에는 오크 숙성한 다양한 호주산 샤도네이 와인이 수입되어 있으므로 주머니 사정에 따라 구매할 수 있습니다. 10만 원이 넘는 비싼 것도 있지만 5만 원 안쪽에도 좋은 것이 많으므로 고르기에 어렵진 없을 겁니다.

 

 

2. 와인의 맛과 향

사우스 오스트레일리아의 맥라렌 베일(McLaren Vale)과 애들레이드 힐스(Adelaide Hills)에서 재배한 샤도네이(Chardonnay)로 만드는 다렌버그의 디 올리브 그로브 샤도네이는 맑은 빛을 띠는 조금 진한 밀짚 색으로 매우 아름답습니다.

깨끗한 향이 강렬하고 싱싱하게 퍼져 나옵니다. 망고와 파인애플 같은 열대 과일 향이 나오며 신선한 느낌이 아주 강합니다. 배 같은 향기도 함께 느껴집니다.

균형 잡힌 질감은 적당히 부드러우면서 힘차게 느껴집니다. 달지 않고 드라이하며 조금 강한 산미를 가졌습니다. 화이트 와인치고는 조금 강한 13.5%의 알코올 때문에 제법 묵직하며 입안에서 느껴지는 힘도 상당히 강합니다. 파인애플 같은 열대 과일 풍미에 고소하면서 살짝 비릿한 아몬드 같은 견과류 풍미도 맛볼 수 있습니다. 제법 긴 여운은 가격에 걸맞은 힘과 깊이를 보여줍니다.

향, 질감, 맛, 여운의 4요소가 조화롭게 어울려서 마시는 동안 내내 입안에 즐거움을 줍니다. 가격에 맞는 품질을 가졌으며, 중저가 호주 샤도네이 와인 중에선 한 번쯤 마셔볼 만한 합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C로 맛과 향이 좋은 와인입니다. 2011년 3월 21일 시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