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일반

[정보] 와인을 분류하는 몇 가지 기준

까브드맹 2010. 8. 24. 09:21

밤 하늘의 별 사진. 와인의 종류는 별만큼 많다.
(와 인의 종류는 이만큼?)

와인 종류는 밤하늘의 별 만큼이나 많다고 합니다. 지구상에서 양조용 포도가 자랄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나 포도를 심어 와인을 생산하고, 마을마다 포도밭마다 집집마다 자신들이 처한 환경과 문화에 따라 와인을 만들기 때문이죠. 이렇게 수없이 많은 와인들을 몇 가지 기준에 따라 분류할 수 있습니다. 와인을 분류하는 기준을 알아보죠.

1. 색. 색으로 와인을 나누는 것은 가장 일반적인 분류 방법입니다.

1) 레드 와인 : 다양한 색의 레드 와인이 있습니다. 영국의 와인교육기관인 WSET에서는 크게 자주(Purple), 루비(Ruby), 석류석(Garnet), 황갈(Tawny)색으로 분류합니다.

조금씩 다른 레드 와인의 색

2) 화이트 와인 : 화이트 와인 역시 여러 가지 색이 있습니다. WSET에서는 크게 레몬-그린(Lemon-Green), 레몬(Lemon), 금빛(Gold), 호박(Amber)색으로 분류합니다. 스위트 와인일수록 색이 짙은 편입니다. 화이트 와인 중에서 스위트 와인처럼 색이 짙은 와인을 별도로 골든 와인(Golden Wine, 황색와인)이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일반적인 분류는 아닙니다.

조금씩 다른 화이트 와인의 색

3) 로제 와인 :  다양한 색상이 있습니다. WSET에서는 주황(Orange), 연어(Salmon), 핑크(Pink)로 분류합니다.

서로 다른 로제 와인의 색

와인이 레드 와인과 화이트 와인으로 나뉘는 것은 양조할 때 사용한 포도 품종이 다르기도 하지만, 와인 양조법에 따라 결과물이 달라지는 것이 더 큰 이유입니다. 청포도로 레드 와인을 만들 순 없지만, 화이트 와인 양조법을 사용하면 적포도로도 얼마든지 화이트 와인을 만들 수 있죠

2. 맛. 당도에 따른 구분

1) 무감미 와인 : 이른바 드라이 와인(Dry Wine)으로 발효할 때 잔당이 남지 않도록 완전히 발효해서 만듭니다.

2) 감미 와인 : 단맛이 강한 스위트 와인(Sweet Wine)입니다. 만드는 방법은 네 가지입니다.

•포도가 익어도 수확하지 않고 농익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포도의 당분 함량이 높아졌을 때 따서 만드는 방법.

•귀부 현상을 일으키는 잿빛곰팡이균(Botrytis Cinerea)을 활용하는 방법.

•통풍이 잘되는 그늘에 깔아둔 지푸라기 위에 포도를 늘어놓고 자연 건조해서 당분이 농축되면 와인을 만드는 방법.

•포도를 수확하지 않고 한겨울의 혹한에 얼린 다음 영하 7도에서 따서 프레스로 압착하면 수분이 얼어버린 포도알 속에서 당분이 농축된 과즙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 농축 과즙으로 와인을 만드는 방법.

3) 미디엄 드라이 와인(Medium Dry Wine) : 단맛이 약간 나는 와인으로 당도는 감미 와인과 무감미 와인의 중간 정도입니다. 데미 드라이(Demi Dry) 또는 세미 드라이(Semi Dry), 오프 드라이(Off Dry)라고도 합니다.

3. 알코올 도수에 따른 구분

1) 라이트 와인 : 알코올 도수가 8% 이하로 일반 와인보다 낮은 와인입니다. 와인의 알코올은 효모의 작용으로 당분이 변화해서 만들어지는 것이므로 포도알에 당이 부족하면 라이트 와인이 만들어집니다. 스위트 와인을 만들려고 일부러 발효를 멈출 때도 만들어지죠. 독일의 일부 화이트 와인이나 모스까토 다스티 같은 디저트 와인이 여기에 속합니다.

2) 헤비 와인 : 알코올 도수가 14% 이상으로 일반 와인보다 높은 와인입니다. 프랑스의 남부 론이나 호주에서는 더운 날씨 때문에 포도 안에 당분이 많습니다. 이런 포도로 와인을 만들면 헤비 와인이 만들어지곤 합니다.

각국의 와인법에는 알코올 도수에 관한 규정이 있어서 최저 알코올 도수 이상이어야 와인으로 팔 수 있습니다. 미국과 호주에서는 알코올이 최저 8% 이상이어야 하며, 프랑스에서는 등급별, 지역별로 다르지만, 최저 8.5% 이상이어야 하죠. 기후가 서늘한 독일은 알코올의 기준이 낮은 편입니다. 일반 와인은 7.5% 이상이어야 하며 아이스바인(Eiswein, Ice Wine) 같은 스위트 와인은 5.5% 이상이어야 생산과 판매를 허용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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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알코올 강화 여부에 따른 구분

1) 강화 와인 : 와인 양조 과정에서 와인을 증류해서 만든 브랜디를 첨가해 알코올 도수를 높인 와인으로 스페인의 셰리, 포르투갈의 포트와 마데이라, 시칠리아의 마살라(Marsala) 등의 와인이 여기에 속합니다.

브랜디를 첨가해서 알코올 도수를 높이는 이유는 무더운 날씨에 와인이 상하는 걸 막으려는 것입니다. 냉장 시설이 거의 없었던 옛날에 와인을 장기 보존하려고 만든 방법이죠. 청주에 소주를 부어 만든 우리나라의 과하주도 이런 술에 속합니다. 오늘날에는 와인을 장기 보관하려고 만드는 것이 아니라 강화 와인 고유의 맛과 향을 즐기려고 만듭니다.

2) 비강화 와인 : 와인 양조 과정에서 브랜디를 첨가하지 않는 일반 와인

5. 탄산가스 유무에 따른 구분

1) 발포성 와인 : 탄산가스(CO2)가 3기압에서 6기압 정도로 녹아있는 와인으로 통칭 '스파클링 와인(Sparkling Wine)'이라 합니다. 여러 나라에서 생산하며 부르는 이름도 각기 다릅니다.

① 프랑스 샹파뉴 : 샴페인(샹파뉴). 명칭이 특허로 등록되어서 다른 곳에서 만드는 스파클링 와인은 샴페인이란 이름을 쓸 수 없습니다.

② 샹파뉴를 제외한 프랑스 스파클링 와인

•크레멍(Cremant) : 부르고뉴를 포함한 7곳의 지정된 지역에서 전통 방식으로 생산하는 스파클링 와인

•뱅 무쓰(Vin Mousseux) : 샹파뉴와 크레멍을 만드는 곳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의 스파클링 와인. 3.5~4기압 정도.

•페띠앙(Petillant) : 병속의 탄산가스 압력이 2기압 이하로 약 발포성 와인

③ 이탈리아 : 지역마다 생산하는 와인의 이름이 다르지만, 통칭 스푸만테(Spumante)

④ 독일 : 젝트(Sekt)

⑤ 스페인

•까바(Cava) : 전통 방식인 2차 병 발효를 해서 만드는 스파클링 와인

•에스뿌모쏘(Espumoso) : 저렴한 약 발포성 와인

⑥ 미국과 기타 신대륙 : 스파클링(Sparkling) 와인으로 통칭합니다.

2) 비 발포성 와인 : 스파클링 와인을 뺀 나머지 와인으로 스틸 와인(Still Wine)이라고 합니다.

6. 용도에 따른 분류

1) 식전용 와인 : 아페리티프(aperitif) 와인으로 주로 산뜻하면서 위의 활동을 돕는 와인을 사용합니다. 샴페인이나 달지 않은 셰리를 많이 선택하죠.

2) 식사용 와인 : 테이블 와인으로 일반적인 화이트나 레드 와인을 마십니다.

3) 식후용 와인 : 디저트 와인으로 단맛이 많이 나는 스위트 와인이나 강화 와인을 마십니다.

4) 샴페인은 아페리티프부터 디저트까지 풀 코스로 함께 마실 수 있습니다. 

7. 숙성 기간. 명확한 기준은 없지만 대략 다음과 같이 나눕니다.

1) 비숙성 와인 : 약 3년 이내에 마시지 않으면 맛이 변해서 빨리 소비해야 하는 와인. 이른바 데일리 와인(Daily Wine)이라 부르는 와인입니다.

2) 숙성 와인 : 3년~10년 정도 숙성했을 때 맛과 향이 좋아지는 와인입니다.

3) 장기숙성 와인 : 10년 이상 장기숙성하면 극상품이 되는 와인으로 보르도 그랑 크뤼 와인이나 와이너리의 대표 와인들이 여기에 속합니다.

8. 산지. 크게 구세계 와인과 신세계 와인으로 나눕니다.

1) 구세계 와인

15세기 유럽의 대항해시대 이전에 양조용 포도를 재배하고 와인을 만들던 곳의 와인입니다.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스페인, 헝가리, 오스트리아와 기타 유럽 국가에서 만드는 와인이 여기에 속합니다. 중동과 북아프리카는 와인의 발상지이지만 이슬람 세력이 정복한 후로 와인 문화가 거의 사라져서 이곳의 와인을 구세계 와인으로 분류하기에는 모호한 부분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곳에서도 와인 생산은 적게나마 계속되었고, 일부 상류 계층과 모슬렘이 아닌 이교도들은 여전히 와인을 포함한 술을 즐겼습니다. 오스만 투르크 제국의 메메트 2세는 알코올 중독으로 사망할 정도로 와인 애호가였다고 합니다.

2) 신대륙 와인 

대항해시대 이후에 유럽인이 식민지로 만든 곳이나 유럽 문화가 전파된 지역 중에서 양조용 포도의 재배에 성공한 지역의 와인입니다. 미국, 칠레, 우루과이, 아르헨티나,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남아프리카 공화국, 중국, 일본 등지의 와인이 여기에 들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