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일반

[기초] 양조주란 무엇인가? 그리고 발효에 관하여

까브드맹 2010. 6. 26. 00:37

양조주인 민속촌 동동주

양조주(釀造酒, Fermented Beverages)는 "곡물, 과일, 꿀, 우유 등의 원료를 효모로 발효시켜 만든 주류"입니다. 효모의 발효 작용으로 술을 만들기에 '발효주'라고도 하죠. 양조주는 사용하는 원료에 따라 아래와 같은 종류가 있습니다.

•전분(탄수화물)을 함유하는 곡물 등을 사용한 것 : 맥주, 탁주, 청주, 사케(Sake) 등

당분을 함유한 과실 등을 사용한 것 : 와인, 시드르(Cidre, Apple Wine), 과실주 등

아가베(Agave) : 뿔케(Pulque)

꿀 : 벌꿀 술

우유 : 마유주(馬乳酒)

기타  

양조주는 인간이 발효 작용을 알게 되면서 만들기 시작한 가장 오래된 술입니다. 최초의 술은 벌꿀 술이나 와인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유물로 입증된 가장 오래된 술은 맥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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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조주의 알코올 도수는 3~18도 정도인데, 알코올 도수를 더 높일 수 없는 이유는 18도를 넘어가면 발효 작용을 하는 효모가 대부분 죽기 때문입니다.

● 발효(醱酵, Fermentation)

곡물이나 과일로 술을 만들 수 있는 것은 효모의 발효 작용 때문입니다. '발효'는 라틴어인 Fervere에서 유래된 말로 '불타오르다, 끓어 오르다, 거품이 일다'는 뜻입니다. 화학적으로는 호흡 작용의 하나이며, 산소를 사용 안 하는 무기호흡에 속하죠. 무기호흡은 어떤 유기물질이 산화, 환원, 분해 등을 통해 다른 유기화합물로 바뀌는 겁니다. 이때 만들어진 유기화합물이 인간에게 좋은 것이면 발효, 나쁜 것이면 부패라고 합니다. 여러 형태의 발효 중에서 술과 관련된 중요한 발효는 알코올 발효(혐기적(嫌氣的) 발효), 초산(醋酸) 발효(호기적(好氣的) 발효), 유산(乳酸, 젖산) 발효입니다.

1. 알코올 발효(Alchohol Fermentation)

알코올 발효가 일어나려면 탄수화물의 당분이 필요합니다. 당분은 아래와 같이 나누어지죠.

다당류 : 전분(Starch), 글리코겐(Glycogen), 이누린(Inulin)

이당류 : 설탕(Sucrose), 맥아당(Maltose, 엿당), 젖당(Lactose)

단당류 : 포도당(Dextrose), 과당(Fructose), 갈락토오스(Galactose)

당분 중에서 단당류인 포도당과 과당, 이당류인 설탕과 엿당(맥아당) 같은 당분은 알코올 발효가 쉽게 일어납니다. 이렇게 직접 발효시킬 수 있는 당분을 발효성 당(Zymo Hexose)이라고 하죠. 반면에 갈락토오스나 젖당 같은 당은 특수한 효모를 사용해야 하므로 쉽게 발효시킬 수 없습니다. 또한, 전분 같은 다당류는 효모가 직접 작용하지 못하므로 전분이 들어간 곡물이나 뿌리 등을 발효시키려면 먼저 다당류를 단당이나 이당으로 바꿔주는 당화(糖化) 과정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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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효 방법은 단발효 방식과 복발효 방식으로 나뉘며, 복발효 방식은 단행 복발효 방식과 병행 복발효 방식으로 나뉩니다.

단발효 방식 : 발효성 당(설탕, 맥아당, 포도당, 과당)을 바로 발효시키는 방식. 와인을 만들 때 사용합니다.

복발효 방식 

- 단행 복발효 방식 : 먼저 전분을 당화한 후에 발효시키는 방식. 맥주를 만들 때 사용합니다.

- 병행 복발효 방식 : 당화와 발효를 동시에 진행하는 방식. 청주, 탁주, 약주를 만들 때 사용합니다.

효모 외에 일부 박테리아, 곰팡이, 상황버섯균사체(Phellinus Linteus J21) 등도 알코올 발효 능력이 있습니다. 하지만 박테리아와 곰팡이의 알코올 발효 능력은 굉장히 미약해서 실제론 쓸 수 없죠. 상황버섯균사체는 일본에서 알코올 발효 연구를 먼저 시작했지만, 알코올을 4도 이상 얻을 수 없어서 연구가 답보 상태에 있었습니다. 그러다 2004년 8월에 우리나라에서 상황버섯균사체를 이용해 알코올 도수 12%의 '천년약속'을 개발하면서 상황버섯균사체를 이용한 양조 시대가 열리게 되었죠.

상황버섯균사체를 이용한 천년약속
(이미지 출처 : http://kr.news.yahoo.com/sports/uefa/view?aid=2009080518081617607)

이 일은 발효는 효모로만 가능하다는 수천 년 동안의 인식을 깨뜨린 획기적인 개발이었습니다.

2. 초산 발효(Acetic Acid Fermentation)

와인이나 탁주가 쉬는 것처럼 알코올과 산소가 결합해서 초산으로 변하는 발효를 "초산 발효"라고 합니다. 초산 발효는 알코올 도수가 낮은 양조주의 주질(酒質)을 악화시키는 가장 큰 원인이죠. 초산 발효는 초산균의 작용으로 일어나는데, 초산균이 일반 세균과 달리 알코올 도수 18도 정도의 술에서도 살 수 있어서 그렇습니다. 따라서 술이 쉬지 않게 하려면 알코올 도수를 20도 이상으로 끌어올려야 합니다. 그러나 그렇게 높은 도수의 양조주는 만들 수 없으므로 술이 쉬는 것을 막고 오랫동안 보관하려고 양조주를 끓여서 증류주로 만들기도 하죠. 또, 양조주에 증류주를 섞어서 알코올 도수를 올리는 방법도 쓰는데, 그렇게 해서 만드는 술로는 강화 와인(브랜디 첨가)과 과하주(過夏酒, 소주 첨가) 등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강화 와인인 포트 와인
(대표적인 강화 와인인 포트 와인)

3. 젖산 발효(Malo-Lactic Fermentation)

젖산 발효는 알코올 발효가 끝난 와인 속의 사과산(Malic Acid)이 젖산균에 의해 젖산(Lactic Acid)으로 바뀌는 것을 말합니다. 와인을 만들 때 알코올 발효와 함께 매우 중요한 발효 현상으로 알코올 발효를 전발효, 젖산 발효를 후발효라고 부르기도 하죠. 와인에는 젖산, 구연산, 사과산, 주석산 등의 산(Acid)이 들어 있습니다. 구연산의 산도가 가장 높고, 주석산과 사과산이 그다음이며, 젖산의 산도가 가장 낮습니다. 그래서 젖산 발효하면 와인의 날카로운 신맛이 줄고 좀 더 부드러워지므로 알코올 발효가 끝난 후에 산도가 높은 와인은 젖산 발효를 해서 좀 더 마시기 편하게 만듭니다.

온대 지방의 레드 와인은 산도가 강합니다. 날씨가 추우면 산도가 올라가고 당도는 내려가며, 날씨가 더우면 당도가 올라가고 산도는 내려가기 때문이죠. 지나치게 강한 산도는 와인의 탄닌과 당도와 조화되지 않으므로 젖산 발효가 필수입니다. 하지만 더운 지방의 레드 와인은 산도가 낮고 당도가 매우 높아서 젖산 발효를 안 하는 일이 많습니다. 화이트 와인은 신선하고 산뜻한 맛이 특징이므로 젖산 발효를 안하는 편입니다. 그러나 샤르도네는 포도의 산도가 너무 높아서 와인을 만들 때 젖산 발효를 하는 일이 많으며, 고급 와인일수록 젖산 발효를 필수적으로 합니다.

※ 참고문헌 : 김의겸 저 <소믈리에 실무>, 2007, 백산출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