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시음기

[아르헨티나] 이름처럼 하얀 뼈가 생각나는 묵직하고 잘 짜인 구조 - Catena Zapata Adrianna White Bones Chardonnay 2009

까브드맹 2020. 2. 6. 14:40

Catena Zapata Adrianna White Bones Chardonnay 2009

까테나 자파타(Catena Zapata)의 아드리아나 화이트 본스 샤르도네(Adrianna White Bones Chardonnay) 2009는 아르헨티나의 멘도사(Mendoza)주에 있는 우코 밸리(Uco Valley)에서 재배한 샤르도네 포도로 만든 화이트 와인입니다.

1. 까테나 자파타

까테나 자파타는 1902년에 이탈리아 이민인 니콜라스 까테나 자파타가 설립했습니다. 1970년대에 전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와인 생산자 중 하나로 성장했고, 1982년에는 손자인 니콜라스 까테나(Nicolas Catena)가 로버트 몬다비 와이너리를 방문해서 기후와 품종, 토양 등 모든 분야에서 연구를 거듭했습니다.

이런 노력과 연구를 통해 까떼나 자파타는 멘도사 지역이 최고급 와인 생산지가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되었습니다. 까테나 자파타는 말벡 포도를 멘도사의 고산 지대에 심었고, 길러낸 말벡(Malbec)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와인을 만들었죠. 이것이 까떼나 자파타가 아르헨티나 말벡 혁명을 주도한 선구자로 불리는 이유입니다.

까떼나 자파타는 아르헨티나 와인을 아르헨티나 최초로 수출한 와이너리이기도 합니다. 1991년에 미국으로 아르헨티나산 와인을 아르헨티나 최초로 수출하자 미국 와인 애호가들이 와인 품질과 매력적인 가격을 극찬했고, 이후 전 세계 와인 평론가들도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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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떼나 자파타에의 와인은 미국의 저명한 와인 평론지인 <와인 스펙테이터(Wine pectator) 100대 와인>에 거의 매년 선정될 만큼 우수합니다. 영국의 디캔터(Decanter)는 2006년에 <세계 50대 레드 와인>을 선정하면서 까테나 말벡(Catena Malbec) 2003을 포함했고, 2009년에는 와인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디캔터 올해의 인물>에 현 소유주인 니콜라스 까떼나를 선정했죠. 그만큼 까테나 자파타의 존재감은 대단합니다.

로버트 파커(Robert Parker)는 자신의 저서 <더 월드 그레이티스트 와인 에스테이츠(The World's Greatest Wine Estates)>에 칠레와 아르헨티나를 포함한 남미 지역 와이너리로 유일하게 까테나 자파타를 수록하기도 했습니다.

현재는 니콜라스 까떼나의 딸인 라우라 까떼나(Laura Catena) 박사가 합류해서 멘도사의 독특한 토양과 기후에서 자라는 여러 포도 품종의 맛과 향을 최대한 표현하는 최고급 아르헨티나 와인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까떼나 자파타의 첫 번째 아이콘 와인은 "아르헨티나 말벡 (Argentino Malbec)"입니다. 말벡 100%로 만들었고, 로버트 파커가 첫 빈티지에 98점을 줬을 만큼 품질이 뛰어나죠. 2015 대한민국 주류대상에선 신대륙 와인 부문 대상을 받았습니다.

 

 

2. 와인 양조

까테나 자파타의 말벡 와인이 뛰어나긴 하지만, 샤르도네로 만드는 화이트 와인도 만만치 않습니다. 아드리아나 샤르도네 화이트 본즈 2009는 아드리아나 빈야드(Adrianna vineyard)에서 재배한 샤르도네로 만들었습니다.

아드리아나 빈야드는 투풍카토(Tupungato) 지역의 하위 지역인 구알타야리(Gualtallary)에 있는 해발 1,450m의 포도밭입니다. 화이트 본즈(White Bones)는 이 포도밭의 1구역에 있는 선택된 구획을 말합니다. 이러한 이름이 붙은 것은 이 구획 아래에 석회질과 석회암뿐만 아니라 이 지역을 관통해서 흐르는 강이 오랫동안 퇴적한 동물 뼈 화석이 파묻혀있기 때문이죠. 화이트 본즈에서 자라는 샤르도네 포도에서 코와 입에 미네랄 풍미를 느끼게 해주는 독특한 꽃 향기가 나오는 이유에 관한 많은 이론이 있는데, 아마도 흙의 미네랄이나 석회 퇴적물이 뿌리에 영향을 주는 것일 수 있습니다.

극한의 고지대인 아드리아나 빈야드는 밤이 쌀쌀하며 여름에도 결빙점에 가까운 날이 있을 정도입니다. 일교차는 15~20℃ 사이입니다. 햇빛은 고도 때문에 더 강렬하죠. 이러한 환경은 포도에 당분이 충분히 쌓이고 산미가 보존되도록 해줍니다.

500ℓ 크기의 발효조에서 야생 이스트를 써서 발효했으며 완성 후에 찌꺼기를 필터로 걸러내지 않았습니다.

 

 

3. 와인의 맛과 향

중간 농도의 레몬 그린색입니다. 복숭아와 멜론, 감귤 같은 부드럽고 진한 과일 향이 나오고 오크 같은 나무 향도 있습니다. 헤이즐넛과 토스트 같은 고소한 향과 그을린 나무 향도 풍깁니다. 미네랄과 오렌지 꽃봉오리 향도 올라옵니다.

묵직하고 부드럽습니다. 잘 짜인 구조가 두텁게 느껴지네요. 진하고 부드러우며 녹진한 느낌과 함께 상큼하고 매끈한 느낌도 나옵니다. 시간이 더 지나면 부드럽고 버터 풍미가 강한 맛이 나올 듯 합니다. 은은하고 묵직한 기운과 인상을 주며 풍성한 산도와 알코올의 끊임없는 힘이 느껴집니다. 복합적인 와인으로 핵과류(核菓類)와 감귤류 과일, 오크, 헤이즐넛, 토스트, 미네랄 같은 여러 풍미가 번갈아 나오고 향도 변화무쌍합니다. 여운은 아주 길고 다양한 풍미의 느낌이 훌륭합니다. 입에서 다양한 맛과 향이 남습니다.

 

 

드라이하며 부드럽고 풍성한 산미는 맛도 훌륭합니다. 13%의 알코올은 와인에 힘을 주지만, 튀지는 않습니다.

함께 먹기 좋은 음식은 닭고기와 치즈 샐러드, 연어와 농어 스테이크, 크림소스를 사용한 해산물 요리, 닭고기와 돼지고기, 숙성 치즈 등입니다.

2009 빈티지는 와인 스펙테이터가 93점, 로버트 파커가 96점, 영국의 평론가인 팀 앳킨(Tim Atkin)이 94점을 줬습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B+로 맛과 향이 훌륭하고 매력적인 와인입니다. 2013년 5월 24일 시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