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시음기

[이탈리아] 토스카나 토종 포도로 만든 재미난 맛과 향 - La Spinetta Il Colorino di Casanova 2013

까브드맹 2019. 11. 1. 14:16

La Spinetta Il Colorino di Casanova 2013

라 스피네타(La Spinetta)의 일 꼴로리노 디 카사노바(Il Colorino di Casanova) 2013은 이탈리아 중부의 토스카나(Toscana)주에서 재배한 꼴로리노(Colorino) 포도로 만든 IGT 등급의 레드 와인입니다.

1. 라 스피네타

와인 애호가들이 이탈리아 와인을 이야기할 때 안젤로 가야(Angelo Gaja)와 함께 자주 언급하는 라 스피네타는 피에몬테와 토스카나의 포도밭에서 뛰어난 와인을 생산합니다. 생산하는 와인마다 품질이 뛰어나서 이탈리아의 유명한 와인 평가 연감인 감베로 로쏘(Gambero Rosso)에서 최고 점수인 와인잔 3개(뜨레 비키에리)를 많이 받았습니다.

감베로 로쏘에서는 와인잔 3개를 받은 와인이 10개를 넘으면 해당 와이너리에 별을 주고, 다시 10개를 받을 때마다 추가로 별을 줍니다. 가장 많이 받은 곳은 안젤로 가야로 지금까지 별 4개를 받았습니다. 뒤를 이어 라 스피네타가 별 3개를 받았고, 라 스피네타를 제외하면 별 3개를 받은 이탈리아 와이너리는 아직 없습니다. 최근 스피네타 와인이 와인잔 3개를 받는 일이 더 늘고 있어서 전문가들은 라 스피네타가 머지않아 안젤로 가야에 필적하는 와이너리가 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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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와인 양조

라 스피네타 일 꼴로리노 디 까사노바는 까사노바(Casanova)에서 재배한 꼴로리노 포도와 까시아나(Casciana)에서 재배한 꼴로리노 포도를 반반씩 섞어서 만들었습니다. 꼴로리노 포도는 이탈리아 토스카나에서 주로 재배하는 레드 와인용 포도입니다. 색소가 많아서 블렌딩 레드 와인을 만들 때 색을 진하게 하려고 넣곤 하죠. 곰팡이가 잘 생기지 않는 포도라 부분적으로 말린 다음 발효 중인 와인에 첨가해 2차 발효를 일으키는 고베르노(governo) 양조법에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까나이올로(Canaiolo) 포도만큼 좋은 효과를 내진 못했다고 합니다.

1980년대 후반에 꼴로리노는 토스카나의 와인 생산자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았습니다. 꼴로리노의 풍부한 색소가 와인색을 더 진하게 하고, 두꺼운 껍질에 든 페놀 화합물이 와인의 구조를 더 튼튼하게 만들어 줄 수 있어서 보르도 와인에 사용하는 쁘띠 베르도(Petit Verdot) 포도와 비슷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거로 생각했기 때문이죠. 그러나 21세기로 넘어가며 관심이 줄어들어 꼴로리노는 토스카나 와인에서 원래 가졌던 마이너한 위치로 돌아갔습니다.

 

 

라 스피네타 일 꼴로리노 디 까사노바는 2013은 평균 수령 17년의 꼴로리노 포도나무에서 딴 포도를 온도 조절이 되는 탱크에서 10~11일간 알코올 발효해서 만들었습니다. 젖산 발효는 오크통에서 이뤄졌고, 600ℓ 크기의 프랑스산 오크통에서 24개월간 숙성했습니다. 오크통 숙성이 끝난 후 병에 담기 10개월 전에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로 옮겨놓았습니다. 병에 담은 다음에는 다시 6개월간 와인을 안정시키며 숙성했습니다.

3. 와인의 맛과 향

La Spinetta Il Colorino di Casanova 2013의 색

중간보다 조금 진한 루비색입니다. 서양 자두 향이 풍부하고 블랙커런트 향도 살짝 올라옵니다. 그윽한 나무와 타임(thyme), 향긋한 흙 향도 풍깁니다. 나중엔 검은 산딸기 향도 나오면서 검은 과일 향이 더욱 두드러집니다.

입안 가득 부드러운 질감이 퍼지는 미디엄 바디의 와인입니다. 마신 후엔 탄닌의 기운이 깔립니다. 구조는 치밀하고 잘 짜였습니다. 풀 바디는 아니지만, 입에 느껴지는 기운은 충분히 강합니다. 드라이하며 맛있는 산미가 풍성합니다. 그을린 나무의 기분 좋은 쓴맛과 검은 과일의 달콤한 풍미가 함께 나오네요. 타임과 그을린 나무 풍미를 중심으로 검은 과일과 오크 풍미가 더해집니다.

 

 

시간이 지나면 과일의 달콤한 풍미가 좀 더 올라옵니다. 지금 마시기 좋은 상태입니다. 마신 후 느낌은 길게 이어지며 타임과 그을린 나무 느낌이 주로 남습니다.

드라이한 맛과 우아하고 풍성한 산미, 14%의 알코올이 균형을 이루면서 점잖은 느낌을 줍니다.

함께 먹기 좋은 음식은 그릴에 구운 닭고기, 소고기 스테이크, 미트소스 파스타, 소고기나 버섯 리조또 등입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B로 맛과 향이 훌륭하고 매력적인 와인입니다. 2019년 10월 29일 시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