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고소한 태운 콩, 그 안에 검붉은 과일 풍미- 19 Crimes Shiraz 2018

나인틴 크라임스 쉬라즈(19 Crimes Shiraz) 2018은 호주의 사우쓰 이스턴 오스트레일리아(South Eastern Australia) 지역에서 재배한 쉬라즈(Shiraz) 포도로 만든 레드 와인입니다.

1. 19 크라임스?

"우리 레이블의 남자와 여자들은 허구의 인물이 아닙니다. 그들은 살과 피입니다. 범죄자이며 학자입니다. 역사 속에서 그들은 '추방에 의한 처벌'을 받는 채권을 공유했습니다. 그 채권은 그들의 영혼을 산산조각 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러지 못했습니다. 오늘날 우리는 그들과 그들이 살아왔던 원칙에 건배합니다."

19 크라임스(Crimes)는 18세기 영국 형법에 적힌 19가지 범죄를 뜻합니다. 아래와 같은 범죄들이죠.

① 1실링(shilling) 이상의 절도죄

② 1실링 이하의 절도죄

③ 훔친 물건, 보석, 접시 등의 장물 취득

④ 훔친 납, 철, 구리의 구매, 또는 취득

⑤ 이집트인 행세

⑥ 가구가 갖춰진 하숙집에서 절도

⑦ 덤불 방화

⑧ 편지와 선불 우편료의 탈취와 횡령

⑨ 폭행 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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⑩ 강과 연못의 불법 어로 행위

⑪ 나무와 나무뿌리, 식물의 파손과 절도

⑫ 이중 결혼

⑬ 옷을 찢거나 자르거나 태우는 행위

⑭ 동전 위조

⑮ 비밀 결혼

⑯ 무덤 덮개 절도

⑰ 탬즈(Thames) 강에서 익사 사고가 났을 때 너무 많은 승객을 태운 뱃사공

⑱ 탈옥한 교정할 수 없는 범죄자와 사형수

⑲ 특별한 경우의 해군 필수품

 

 

영국에서는 1783년부터 위의 19개 범죄 중 하나 이상을 저지른 범죄자를 사형하는 대신 호주로 유배했습니다. 그런데 당시의 뱃길은 오늘날처럼 안전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가는 도중 많은 죄수가 질병과 표류 등으로 죽었죠. 무사히 호주에 도착한 죄수들 앞에는 새로운 세상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곳에서 죄수들은 식민지 주민이 되어 벽돌로 집을 지으며 새로운 나라와 새로운 삶을 만들어 냈죠. 19 크라임스는 그들이 무너뜨린 규칙과 그들이 세운 문화를 축하하며 만들었습니다.

위의 이야기는 홈페이지에 나온 것이고, 백 레이블엔 아래처럼 조금 다른 이야기가 나와 있습니다.

"1788년. 대영제국에서 새로운 법률이 통과되면서 범죄자들은 식민지 개척자가 되었습니다. 외국의 땅인 호주로 '추방'하는 형벌을 담은 법안은 수천 명에게 현실이 되었죠. 지구를 가로질러 국경의 감옥으로 보내진 사람 중 많은 수가 바다에서 사라졌습니다. 호주에 도착한 거친 죄수들은 고통 속에서 노예처럼 살았습니다. 국경 근처 식민 유배지의 개척자들, 그들은 벽돌을 쌓아 올리며 새로운 나라와 새로운 삶을 만들었습니다. 호주로 추방되는 200개가 넘는 죄명을 볼 수 있습니다. 하나는 어딘가에서 시작해야 하기에 19 크라임 레드 블렌드는 그 죄명 중 19개를 세상에 알려줍니다."

 

 

와인 레이블에 인쇄된 사람들은 실제로 추방형을 받은 역사 속의 인물들입니다. "Living Wine Lables"라는 앱을 다운받아 레이블을 촬영하면 그들의 짧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죠.

‎Living Wine Labels

Living Wine Labels - Google Play 앱

19 크라임스 와인들은 현재 미국 와인 시장의 호주 와인 중 판매 7위에 올랐습니다.

트레저리 와인스 에스테이츠 빈트너스(Treasury Wines Estates Vintners)의 19 크라임스 까베르네 소비뇽은 드넓은 사우쓰 이스턴 오스트레일리아의 포도밭에서 수확한 쉬라즈 포도로 만들었습니다. 숙성할 때 미국산 오크 칩을 써서 오크에서 생기는 풍미를 줬습니다.

레이블에 나온 남성은 제임스 키일리(James Kieley)입니다. 1876년에 일곱 명의 죄수가 거대한 태풍을 뚫고 노가 달린 자그마한 보트를 이용해 미국 포경선으로 달아난 "카탈파의 탈출(Catalpa Escape)" 사건이 있었습니다. 제임스는 탈주 계획에는 참여했으나 함께 행동하진 못했죠. 그는 종신 유배형을 받아 서부 호주로 보내졌으나 1905년에 왕의 사면으로 풀려났습니다.

 

 

3. 와인의 맛과 향

중간 농도의 루비색입니다. 서양 자두와 블랙베리 같은 과일 향과 함께 타임(thyme)과 후추 같은 향신료 향이 나옵니다. 구수한 흙냄새도 풍기며 나중엔 구운 과일의 향도 올라옵니다.

제법 진하고 탄탄하며 탄닌의 쫀쫀한 느낌이 잘 나옵니다. 잘 짜인 구조는 치밀한 느낌도 있습니다. 입에 짝 달라붙는 맛입니다.

드라이하며 산미도 좋습니다. 탄닌의 기운은 물론이죠. 그을린 나무나 태운 콩의 고소한 풍미가 먼저 나오고, 그 안에 서양 자두와 블랙베리 같은 검붉은 과일 느낌이 스며있습니다. 후추 같은 향신료와 타임의 풍미도 나오죠. 기운이 제법 강하고 개성도 있는 와인입니다. 시간이 지나면 다크 초콜릿의 풍미도 나타납니다. 여운은 길고, 태운 나무와 볶은 콩의 고소한 느낌이 이어집니다.

힘이 있는 탄닌과 알맞은 산미, 견제를 이루는 13.5%의 알코올이 균형을 이룹니다.

함께 먹기 좋은 음식은 양고기와 소고기 스테이크, 바비큐 같은 그릴에 구운 고기 요리, 훈제 치킨, 구운 채소 요리, 숙성 치즈 등입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B-로 맛과 향이 훌륭하고 매력적인 와인입니다. 2019년 9월 4일 시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