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책 이야기

박쿠스(Bacchus)들

까브드맹 2010. 1. 3. 07:30

(이미지 출처 : http://www.theoi.com/Gallery/K12.10.html)

- 에우리피데스

나 언제나 다시

밤 새워 또 몽롱한 별들이 사라질 때까지

끊임없이 춤출 수 있겠는가?

내 목구멍에 이슬의 감촉을 느끼며

시원한 바람에 머리카락 날리겠는가?

우리의 하얀 다리들이

어슴푸레한 들판에서 빛날 것인가?

오, 사슴은 홀로 풀밭을 지나

아름다움을 지니고 푸른 숲으로 달아났도다.

갇힌 데서 뛰쳐나와 다시는 두려움 없이

덫을 넘고 죽음의 사슬을 넘어,

그러나 아직도 저 멀리 한 소리 울린다.

공포의 소리 사냥개들의 서성거림.

있는 힘을 다해 애써 달음질쳐

자꾸만 나아가나, 아직도 강(江) 그리고 골짜기

인간들이 밟지 않은 아늑한 곳을 향하여

질풍처럼 달려감은 기쁨인가, 아니면 공포인가?

그러나 마침내 다다른 곳엔

고요하고 그늘진 숲 가운데

산과 들의 작은 동물들이

인간들의 눈에 뜨이지 않은 채 노닐고 있다.

지혜가 어디 있는가?

인간의 노력, 신의 높은 은총이

이처럼 사랑스럽고 위대할 수 있는가?

공포에서 벗어나 숨쉬고 기다림이,

증오를 뛰어넘은 한 손을 잡는 것이,

그리고 사랑스러움이 영원히 사랑받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