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시음기

[프랑스] 설익은 사과처럼 새콤한 산미와 단단하고 살짝 거친 탄닌 - Domaine Robert Sirugue Vosne-Romanee Vieilles Vignes 2014

까브드맹 2019. 1. 24. 12:00

Domaine Robert Sirugue Vosne-Romanee Vieilles Vignes 2014

도멘 로베르 시르귀에(Domaine Robert Sirugue)의 본 로마네 비에이 비뉴(Vosne-Romanee Vieilles Vignes) 2014는 프랑스의 부르고뉴(Bourgogne)의 꼬뜨 드 뉘(Côte de Nuit)에 있는 본-로마네(Vosne-Romanée) AOC에서 재배한 피노 누아(Pinot Noir) 포도로 만든 마을(Communales) 등급의 레드 와인입니다.

1. 와인 생산지

본-로마네 AOC는 부르고뉴 꼬뜨 드 뉘 지역의 본-로마네 마을과 이웃한 플라제-에세죠(Flagey-Échezeaux) 마을을 함께 포함한 AOC입니다. 그래서 "Vosne-Romanée"는 이 두 마을에서 피노 누아로 만드는 레드 와인에만 붙일 수 있죠. AOC 안에 8대 그랑 크뤼 밭이 있으며, 앞서 마신 리슈부르그도 그 밭 중의 하나입니다.

마스터 오브 와인(Master of wine)인 레밍턴 노만(Remington Norman)과 찰스 테일러(Charles Taylor)가 함께 저술한 <부르고뉴의 위대한 도멘들(The Great Domaines of Burgundy>에 "꼬뜨 드 뉘의 창공에서 본-로마네가 가장 빛나는 별이라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라고 나올 만큼 본-로마네는 위대한 부르고뉴 와인의 본고장입니다. 그래서 종종 본-로마네 와인은 우아함(elegance)과 힘(power)의 적절한 조합체로 묘사되곤 하죠.

반응형

 

2. 와인 생산자

도멘 로베르 시르귀에 본 로마네 비에이 비뉴(Domaine Robert Sirugue Vosne-Romanee Vieilles Vignes) 2014도 그런 느낌을 주는 와인이었습니다. 도멘 로베르 시르귀에는 본-로마네에 있는 가족 경영 와이너리입니다. 다섯 명의 가족이 양조장에서 일하며 장-루이 시르귀에(Jean-Louis Sirugue)가 11헥타르의 포도밭을 관리하면서 와인 양조를 담당합니다. 포도는 규정에 따라 수확하며 붉은 과일 풍미를 추출하는 냉온침용(cool maceration ) 전에 포도밭과 셀러에서 선별하죠. 발효 과정에서 주스 위로 떠 오른 껍질과 씨를 아래로 내려보내서 색소와 탄닌을 추출하는 삐지아쥬(Pigeage) 작업은 최소로 합니다.

 

 

3. 와인의 맛과 향

Domaine Robert Sirugue Vosne-Romanee Vieilles Vignes 2014의 색

중간보다 조금 더 연한 루비색입니다. 다양한 체리와 블루베리 같은 베리류 과일과 고소한 견과류, 우아한 나무, 싱그러운 풀의 향기가 가득합니다.

마실 땐 굳세고 매끄러우며 마신 후엔 탄닌 느낌이 많이 남습니다. 철사로 짠 것처럼 탄탄한 구조는 크게 느껴지네요. 설익은 사과처럼 새콤한 산미와 단단하면서 살짝 거친 탄닌 맛이 좋습니다. 기운 차고 힘이 넘치는 와인으로 블랙체리 같은 검은 과일과 그을린 나무, 푸릇푸릇한 풀 등의 풍미가 계속 이어집니다. 마신 후 길게 이어지는 여운 속에선 그을린 나무와 허브 풍미가 상대적으로 많이 남습니다.

 

 

설익은 사과처럼 신맛과 씁쓸한 맛, 강한 탄닌, 강한 알코올이 균형을 이루지만, 아직 어리고 거칩니다. 세월이 지나면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줄 겁니다.

함께 먹기 좋은 음식은 섬세하게 조리한 소고기 스테이크와 로스트비프, 뵈프 부르기뇽(Boeuf Bourguignon) 같은 고기찜, 버섯을 넣은 소고기 요리 등입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A-로 가격 상관 없이 기회가 되면 꼭 마셔봐야 할 뛰어난 와인입니다. 2019년 1월 14일 시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