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시음기

[프랑스] "이전에 복숭아로 알려진 예술가"라는 이름처럼 재밌는 와인 - Anders Frederik Steen The Artist formerly known as Peach 2015

까브드맹 2018. 12. 29. 12:00

Anders Frederik Steen The Artist formerly known as Peach 2015

안데스 프레데릭 스틴(Anders Frederik Steen)의 "이전에 복숭아로 알려진 예술가(The Artist formerly known as Peach)" 2015는 프랑스의 북부 론(Northern Rhone)에서 재배한 시라(Syrah)와 까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 포도를 반반씩 섞어서 만든 뱅 드 프랑스(Vin de France) 등급의 로제 내추럴 와인(Natural Wine)입니다.

내추럴 와인은 포도 재배와 와인 양조에서 화학적, 기술적 사용을 최소화한 와인입니다. 내추럴 와인은 양조 단계에서도 사람의 개입을 최소화하기 때문에 유기농(organic) 와인이나 생체역학(biodynamic) 와인과 구별되죠. 내추럴 와인에 관한 더 자세한 내용은 아래의 글을 참조하세요.

1. 안데스 프레데릭 스틴

안데스 프레데릭 스틴은 "포도와 오로지 포도"로만 와인을 만듭니다. 2013년부터 와인 생산자로부터 포도를 구매했으며, 프랑스 쥐라(Jura)의 전설적인 와인 생산자인 장-마크 브리뇨(Jean-Marc Brignot)를 따라서 와인을 만들기 시작했죠. 현재 프랑스 북부 론에 있는 아르데시(Ardèche)의 발비네르(Valvignères) 마을에 가족과 함께 정착해서 친구인 조슬린(Jocelyne)과 제랄드 오스트릭(Gérald Oustric)의 농장에서 포도를 기르고 와인을 만듭니다. 그곳은 넓게 트인 계곡의 경사에 자리 잡은 아름다운 곳이죠. 진흙과 석회석이 완벽하게 섞인 포도밭에선 다양한 포도 품종이 번성하며, 농부들은 수십 년 동안 유기농법으로 이들을 길러 왔습니다.

원래 덴마크인 안데스는 코펜하겐에 있는 최고의 레스토랑에서 요리사 겸 소믈리에로 일했습니다. 노마(Noma)레스토랑에서 처음 소믈리에로 일했고, 나중에 노마에서 파생한 인기 레스토랑인 릴레(Relae)와 만프레스(Manfreds)에서도 개업 멤버로 참여했죠. 이런 경험은 규칙을 따르려 하지 않고 매년 똑같은 일을 하려 하지 않는 그의 와인 양조 철학을 우리에게 알려줍니다. 대신에 그는 수확한 포도를 맛보고 어떤 종류의 와인을 만들어야 할지 상상합니다. 이런 방법은 상쾌할 정도로 논리적이며 창조적인 접근이죠. 결과는 스스로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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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와인 양조

안데스는 곧장 으깨거나 손으로 줄기를 제거한 흑포도와 아름다운 나무 압착기로 으깬 청포도로 와인을 만듭니다. 모든 포도가 수확 중에 혼합되며 야외에서 뚜껑을 열어둔 발효조에서 저절로 발효되죠. 와인은 필터로 여과하거나 첨가물 없이 병에 담기며 아르데시의 떼루아를 표현합니다.

안데스는 와인에 재미난 이름을 붙입니다. 까베르네 소비뇽과 까리냥(Carignan), 그르나슈 누아(Grenache Noir)를 섞어서 만든 와인에는 "제발 대양에 플라스틱을 던지지 맙시다(Don’t Throw Plastic in The Ocean, Please)"라는 이름을, 소비뇽 블랑(Sauvignon Blanc)과 까리냥, 시라, 그르나슈 누아를 4:2:2:2로 넣어서 만든 와인에는 "자, 우리가 살기 원하는 세계를 먹자(Let’s Eat The World We Want to Live In)"라는 이름을 붙였죠.

"이전에 복숭아로 알려진 예술가(The Artist formerly known as Peach)" 2015는 시라와 까베르네 소비뇽을 5:5로 혼합해서 만들었습니다.

 

 

3. 와인의 맛과 향

Anders Frederik Steen The Artist formerly known as Peach 2015의 색

조금 탁한 연한 살구색입니다. 살구와 분홍색 포도의 진득하고 달콤한 향이 올라옵니다. 구수한 흙냄새와 핵과류(核菓類) 과일, 연한 딸기 향도 풍기며 외양간 같은 구린 냄새도 약간 풍기죠. 나중엔 고소한 견과류와 팔각 같은 향신료 향도 풍깁니다.

부드럽고 얌전하지만, 허술한 구석이 없는 안정적인 구조를 가졌습니다. 조화롭습니다. 살짝 달콤하지만, 자연스러운 단맛입니다. 살짝 나오는 탄산 기운이 기분 좋고, 얌전한 산미는 깊이가 있습니다. 살구 같은 핵과류 과일과 거름, 누룩 풍미가 자연스럽게 나오며 마치 못난이 살구를 먹는 듯합니다. 여운은 길고 진한 살구 과즙과 연한 딸기 풍미가 이어지다가 외양간이 떠오르는 풍미가 남습니다.

 

 

얌전한 산미와 13.5%의 알코올이 균형과 조화를 이루면서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맛을 냅니다. 계속 변하는 향도 재미있습니다.

함께 먹기 좋은 음식은 해산물 샐러드, 생선회, 초밥, 해산물 요리, 한식과 중식, 일식, 페타 치즈 같은 발효 음식 등입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A-로 비싸더라도 기회가 되면 꼭 마셔봐야 할 뛰어난 와인입니다. 2018년 12월 18일 시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