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시음기

[프랑스] 꼬뜨 드 부르의 우아한 귀부인 - Chateau Roc de Cambes 2005

까브드맹 2018. 12. 14. 12:00

Chateau Roc de Cambes 2005

샤토 록 드 깜브(Château Roc de Cambes) 2005는 프랑스 보르도(Bordeaux)의 A.O.C 꼬뜨 드 부르(Cotes-de-Bourg)에서 재배한 메를로(Merlot) 포도를 주로 사용하고 까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과 까베르네 프랑(Cabernet Franc) 포도를 추가해서 만든 A.O.C 등급의 레드 와인입니다.

1. 샤토 록 드 깜브

샤토 록 드 깜브는 샤토 르 테르트 로트뵈프(Chateau Le Tertre Roteboeuf)의 주인인 프랑소아 미트자비에(Francois Mitjavile)가 1988년에 구매한 포도원입니다. 샤토 르 테르트 로트뵈프와 채 30㎞도 안 될 정도로 가깝고 떼루아도 크게 다르지 않죠. 구매 당시 샤토 록 드 깜브의 상태는 엉망이었습니다. 미트자비에는 포도밭을 철저히 점검해서 병든 포도나무를 뽑아내고 새 포도나무를 심었죠. 그래서 프랑소아가 만든 샤토 록 드 깜브는 1989년에야 첫 빈티지가 나왔고 50년 가까이 된 포도나무도 많지만, 평균 수령은 35년 정도입니다.

샤토 록 드 깜브는 포도밭의 수분 공급을 조절하려고 포도나무 사이에 풀을 심었습니다. 토양은 진흙과 석회석으로 구성되어서 진흙에서 잘 자라는 메를로를 75%가량 재배하죠. 까베르네 소비뇽은 20%, 까베르네 프랑은 10% 정도입니다. 가능한 한 늦게 포도를 수확해서 내부를 수지로 바르고 온도 조절되는 콘크리트 통에서 발효합니다. 숙성 기간은 15~18개월 정도이며, 새 오크통 사용 비율은 약 50%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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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와인의 맛과 향

Chateau Roc de Cambes 2005의 색

진한 루비색이지만, 테두리에 살짝 석류석 빛이 돌아서 12년이란 세월이 지난 것을 웅변합니다. 우아한 검붉은 과일들의 우아한 향이 퍼져나옵니다. 블랙 체리와 블랙베리 향이 주로 나오며 블랙커런트 향도 살짝 느껴집니다. 여기에 향긋한 오크와 흙, 낙엽, 버섯 등의 숙성 향이 이어집니다.

맛을 보면 부드럽고 매끄러우며 살짝 기름기가 있습니다. 그래서 풀 바디 와인이지만, 마시기에 부담스럽지 않죠. 우아하면서 깜찍한 이중적인 산미가 인상적이며, 탄닌도 섬세하면서 힘이 있습니다. 향과 마찬가지로 블랙 체리와 블랙베리, 향긋한 나무와 흙, 버섯, 낙엽 등의 풍미가 나옵니다. 여운은 잔잔하면서 길게 이어집니다. 여운에선 우아한 나무 풍미가 주로 남지만, 붉은 과일 풍미도 약하게 느껴집니다.

 

 

우아하고 인상적인 산미와 부드럽고 섬세하면서 힘이 있는 탄닌, 적당한 알코올 도수와 다양한 풍미가 조화를 이뤄 균형 잡힌 모습을 멋지게 보여줍니다. 도멘 드 깜브(Domaine de Cambes)가 남성적이라면 이쪽은 우아한 귀부인입니다.

함께 먹기 좋은 음식은 소고기와 양고기 스테이크, 소고기 등심 같은 붉은 육류 요리, 숙성 치즈 등입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A로 비싸더라도 기회가 되면 꼭 마셔봐야 할 뛰어난 와인입니다. 2018년 2월 1일 시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