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역사

[역사] 마리 루이즈 파리소(Marie Louise Parisot)

까브드맹 2018. 10. 8. 17:46

파리소 뿌이 퓌세 와인의 레이블

와인 레이블에 그려진 말을 탄 여성은 평생을 와인 사업에 바친 마리 루이즈 파리소입니다. 엄청나게 보수적이었던 20세기 초반의 부르고뉴에서 오로지 와인을 위해 살았던 마리 루이즈의 생애에 대해 아래와 같은 얘기가 전해집니다.

"딸의 탄생 소식을 들었을 때 미스터 파리소는 미칠 듯이 기뻐했습니다. 마리 루이즈는 자라면서 활발한 성격을 가졌고 그녀의 푸른 눈은 총명한 기운으로 반짝였죠. 변덕스럽기도 했지만, 그녀는 천성적으로 다정했고 주도적이었습니다. 그녀는 와인 창고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고 와인 생산자와 창고지기, 오크통 제작자와 친분을 쌓았죠. 16살에 그녀는 와인 창고를 담당했고 와인에 관한 천부적인 재능을 보여줬습니다. 30대가 되었을 때 그녀는 전문적인 와인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소수의 여성 중 한 명이 되었습니다.

마리 루이즈는 주부가 되려는 생각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구혼자들을 정중하지만 확실하게 거절했죠. 1919년에 미스터 파리소가 그녀를 결혼시키려고 노력했지만, 그녀는 단호하게 버텼습니다. 그녀는 아버지에게 자신이 진정으로 바라는 것은 자기 이름을 건 와인 사업이라고 결연하게 얘기했죠.

화가 난 아버지는 가족이 운영하던 와인 사업을 팔아버리고, 그녀가 꼬뜨 드 본(Côte de Beaune)에서 이십 년 동안 일할 수 없게 만드는 계약에 서명하게 함으로써 그녀의 꿈을 꺾으려 했죠. 낙심한 마리 루이즈는 가족을 떠나 벨기에로 옮겨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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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로 이주했지만, 그녀는 부르고뉴로 돌아오려는 꿈을 절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그녀는 1936년에 고향으로 돌아왔고, 귀향 즉시 자신의 이름으로 와인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그녀의 와인 사업은 빠르게 성장해서 마리 루이즈 파리소의 와인 하우스는 곧 사람들의 호평을 받게 되었죠. 

마리 루이즈는 모든 열정과 에너지를 와인 사업 경영에 쏟아부었고, 몇 년 동안 그녀의 사업은 번창했습니다. 80세 생일을 맞이했을 때, 그녀는 살날이 멀지 않은 걸 깨닫고 자신의 도멘을 매각했습니다. 그리고 곧 저세상으로 떠났죠."

어떤가요? 자신의 꿈을 향해 한평생을 살다간 여성의 아름다운 꿈이 보이는 것 같지 않습니까? 그녀가 결혼하지 않은 이유는 여러 가지였겠지만, 아마 당시의 관습상 결혼하면 와인 사업에 뛰어들기 어려울 거라고 판단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요즘은 상황이 많이 달라져서 결혼하고도 와인 사업에서 활동하거나 아버지와 함께 와이너리를 운영하는 여성들이 많지만, 100년 전의 프랑스에서는 매우 어려운 일이었을 겁니다. 그래도 자신의 꿈을 향해 온갖 장애물을 뛰어넘으면서 긴 생애를 살아온 100년 전 여성의 아름다운 일생에 경의를 표합니다.

<참고 자료>

1. 마리 루이즈 파리소 홈페이지 히스토리 항목

2. 기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