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시음기

[프랑스] 아직도 젊고 강하며 떫은 탄닌 - Chateau Latour 1962

까브드맹 2018. 9. 28. 16:00

샤토 라투르(Chateau Latour) 1960은 프랑스 보르도의 오-메독(Haut-Medoc) 지역에 있는 뽀이약(Pauillac) AOC에서 재배한 까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 포도 75%에 메를로(Merlot) 20%와 까베르네 프랑(Cabernet Franc) 4%, 쁘띠 베르도(Petit Verdot) 1%를 섞어서 만든 AOC 등급의 레드 와인이면서 1855년 보르도 와인 공식 등급(Bordeaux Wine Official Classification’s of 1855)의 1등급 와인입니다.

1. 샤토 라투르의 1962 빈티지

샤토 라투르의 20세기 후반 그레이트 빈티지는 1961년이지만, 1962년도 매우 뛰어난 빈티지입니다. 다만 1961과 1959 빈티지의 명성에 가려져 실제 가치보다 과소평가되고 있죠. 로버트 파커는 2000년 6월에 1962 빈티지를 시음하면서 "20년 동안 마실 수 있는 상태였지만, 앞으로 20년은 더 지속할 것이다."라고 평가했고, 마시고 보니 실제로 그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로버트 파커 점수는 95점.

2. 와인의 맛과 향

환갑에 가까운 나이지만, 아직도 루비색이며 테두리 부분만 살짝 가넷 빛입니다. 송로버섯과 동물성 향이 강하게 나오고, 졸인 조청과 말린 구기자 말린 과일, 말린 자두, 끓인 과일처럼 오래된 레드 와인에서 나오는 달콤한 향이 풍깁니다. 까베르네 소비뇽의 비율이 높지만, 품종의 특징인 블랙커런트 향을 넘어서 프룬(prune) 향이 나며 그윽한 흙냄새도 살짝 나옵니다. 나중에는 고소한 향과 함께 향기로운 간장 향이 나타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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맙소사! 아직도 탄닌이 강하고 떫습니다. 거친 나무 느낌과 중후하고 묵직한 느낌이 함께 합니다. 약 2년 전에 마셨던 1960 빈티지도 탄닌이 풍성했지만, 1962 빈티지의 탄닌은 아직도 젊고 강하네요. 점잖고 훌륭한 산미와 아직도 거칠고 진한 탄닌이 이질적이면서 조화로운 모습을 보여줍니다. 말린 자두 같은 검은 과일 풍미가 진하고, 조청 같은 엿기름 풍미와 구수한 효모 풍미가 있습니다. 말린 과일의 달고 진한 풍미가 강하고 풍성하지만, 다른 풍미는 별로 나타나지 않아서 다소 단조롭습니다.

여운은 길지만, 힘이 약간 부족합니다. 검고 말린 과일 향과 숙성에 따른 엿기름, 효모 풍미가 입에 남습니다.

세월의 흐름에 따라 잘 익은 산미가 훌륭하고 알코올 기운도 좋은데, 우습게도 탄닌이 아직 덜 여물었습니다. 그 부분만 제외하면 멋진 균형과 조화를 이뤘습니다.

양고기와 소고기 스테이크, 등심과 안심구이, 양 갈비, 기타 고기 요리 등과 잘 어울리는 맛입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A-로 비싸더라도 기회가 되면 꼭 마셔봐야 할 뛰어난 와인입니다. 2018년 9월 17일 시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