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시음기

[이탈리아] 포도원에 불어오는 따뜻한 남서풍 그대로 - 47 Anno Domini Garbin 2013

까브드맹 2018. 8. 4. 16:00

47 안노 도미니 가빈 2013

※ 이 글은 제이와인(http://jyine.com)에서 지원해 준 와인을 시음한 후에 작성했습니다.

47 안노 도미니(Anno Domini)의 가빈(Garbin) 2013은 이탈리아 동북부 베네토(Veneto) 주의 트레비소(Treviso) 지역에서 재배한 까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 메를로(Merlot), 레포스코(Refosco), 까베르네 프랑(Cabernet Franc) 포도로 만드는 레드 와인입니다. 규정에 얽매이지 않고 만들어서 공식 등급이 없는 Vino Rosso(레드 와인) 일뿐이지만, 맛과 향은 매우 뛰어납니다.

1. 와인의 유래와 와인 양조

"가빈"은 47 안노 도미니 포도원에 불어오는 따뜻한 남서풍의 이름입니다. 이 바람은 베네치아 산호초 일대의 독특한 미세 기후를 포도원 구석구석까지 전달해 줘서 포도나무와 포도에 영향을 주고 와인 품질에도 많은 작용을 하죠. 47 안노 도미니 홈페이지에는 가빈의 탄생에 관해 아래와 같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2011년 여름은 무척 더웠고 오랫동안 이어졌습니다. 수확기에도 기온은 여전히 높았죠. 어느 늦여름날 저녁, 포도밭 사이를 거닐면서 계절의 변화를 느낄 때 와인 생산자들은 그 해가 예외적인 빈티지가 될 거라고 깨달았습니다. 높은 기온이 이미 두 번째 개화를 재촉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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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포도송이는 유약했고 너무 작아서 기계로 수확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포도송이가 크거나 껍질이 두껍진 않아도 새 포도는 당분이 더 높게 농축되었고, 이런 특성은 새로운 와인이 탄생할 기회가 되었습니다. 와인 생산자들은 마른 포도알을 골라 손으로 수확했고, 조심스럽게 선별한 다음 오크통에서 천천히 새로운 와인을 만들었습니다.

포도나무는 낯설고 뜨거운 바람에 언제나 시달렸습니다. 그 바람은 처음엔 밝았으나 강하고 예측할 수 없으며 완고한 남서풍이었죠. 그러나 나중엔 최고의 우군으로 포도의 독특함을 쉴 새 없이 지켜주는 수호자가 되었습니다. 바다에서 불어오는 남서풍은 베네치아 산호초의 향기와 풍미를 규칙적으로 훔쳐 와 포도밭에 특별한 미세 기후를 제공하고 토양과 포도나무, 포도, 그리고 마침내 와인으로 바꿔줬습니다. 

47 안노 도미니에서 까베르네 소비뇽과 메를로, 레포스코, 까베르네 프랑으로 만든 이 특별한 와인은 바로 "가빈"과 일치합니다. 깊고 어두우며 강렬하고, 뜨거우면서 알코올 기운이 많습니다. 풍부하면서 풍미가 가득하고, 강력하고 모든 것을 덮어버리죠. 부드럽지만 입안을 기분 좋게 조여주고 길게 지속하며 우아합니다. 와인에 사용하는 포도의 비율은 매년 바뀝니다.

가빈을 만드는 "창조적인 와인 연구소"이며 "와인 부띠끄"인 47 안노 도미니(Anno Domini)에 관한 자세한 정보는 하단의 링크를 참조하세요.

2. 와인의 맛과 향

47 안노 도미니 가빈 2013

색이 아주 진하고 테두리 부분은 퍼플 빛입니다. 잔을 돌리면 굵고 진한 와인의 눈물이 천천히 흘러내립니다. 서양 자두 향이 진하게 풍기고 풋풋한 허브 향도 나옵니다. 박하나 바닐라 같은 단 향이 있고 삼나무와 약한 휘발성 향이 나타납니다. 다크 초콜릿과 볶은 콩, 볶은 견과류 향도 풍깁니다. 과일 향보단 나무와 나무에서 유래한 향이 더 많이 나오는군요. 높은 알코올 도수로 인해 화학적인 향도 살짝 나오지만, 불쾌하지 않습니다. 마치 향긋하고 고소한 나무 수지 같은 향입니다. 시간이 지나면 다크 초콜릿과 오크, 고소한 견과류 향이 두드러지며, 레드 체리와 산딸기 향도 올라옵니다.

 

 

질감은 부드럽고 농밀하며 마신 후에 탄닌의 떫은맛이 은은하게 남습니다. 구조감은 매우 웅장하고 풍부한 알코올과 박하 같은 허브가 강렬하고 시원한 기운을 느끼게 합니다. 말린 과일의 단맛과 굉장히 새콤하고 강렬한 신맛이 나며 15%의 알코올이 산미의 기운을 증폭해 줍니다. 잼처럼 농후하고 진한 과일 맛이 나며 말린 베리류 과일과 건포도 풍미가 있습니다. 여기에 풋풋한 식물 줄기와 시원한 박하, 삼나무 풍미가 올라옵니다. 그을린 나무와 다크 초콜릿, 담배, 강배전으로 볶은 커피 등등 진하고 강하며 검고 그을린 풍미도 잔뜩 나타납니다. 다양한 풍미를 보여주는 와인으로 강하고 진한 맛이 잘 드러나지만, 내재한 복합적이고 우아한 모습을 모두 보여주기엔 아직 이릅니다. 최소 5년은 더 숙성해야 이 와인이 보여주려 하고, 보여줄 수 있는 모습을 잘 드러낼 것 같습니다.

여운은 길고 다크 초콜릿과 그을린 나무, 말린 검은 과일 풍미를 차례로 남겨줍니다. 높은 도수의 알코올은 여운에서도 힘찬 기운을 보여줍니다.

진하고 부드러우며 넘쳐나는 탄닌, 풍성하고 강렬한 산미, 매우 세지만 거슬리지 않는 알코올은 각각 에너지가 넘치면서도 균형을 흐트러뜨리지 않습니다. 매우 강하고 힘차며 맛과 향이 넘쳐나 마치 엄청난 근육을 가진 남자, 또는 남국의 뜨거운 정열을 뿜어내는 듯한 인상을 줍니다. 따뜻한 남서풍을 뜻하는 "Garbin"이라는 이름 그대로 열정적인 와인입니다.

 

 

최고급 포도만 엄선해서 엄격한 검수와 생산 과정을 거치는 와인으로 품질 유지를 위해 연간 생산량을 500병으로 제한합니다. 매년 이탈리아 정부의 귀빈 만찬 건배주로 다수 채택되는 최고급 와인이며 환영과 대화를 위한 와인이기도 합니다. 오래 숙성한 경성 치즈와 잘 어울립니다.

2014년 콩쿠르 몬디알 드 브뤼셀(Concours Mondial de Bruxelles)에서 은메달을 수상했고, 같은 해 문두스 비니 도이칠란트(Mundus Vini Deutschland)에서 금메달을 수상했습니다. 2015년 디캔터 월드 와인 어워즈(Decanter World Wine Awards, DWWA)에서 추천상(commended)을 수상했고, 문두스 비니 마이닝거(Mundus Vini Meininger)에선 은메달을 수상했습니다. 2016년 소믈리에 와인 어워즈(Sommelier Wine Awards)에선 금메달을 수상했죠.

오랫동안 숙성한 경성 치즈, 훈제 치즈, 진한 소스를 얹은 소고기와 양고기 스테이크 등과 멋진 마리아쥬를 연출합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A-로 비싸더라도 기회가 되면 꼭 마셔봐야 할 뛰어난 와인입니다. 2018년 7월 25일 시음했습니다.

 

[이탈리아] "창조적인 와인 연구소"이며 "와인 부띠끄" - 47 안노 도미니(Anno Domini)

※ 이 글은 제이와인(http://jyine.com)에서 지원해 준 와인을 시음한 후에 작성했습니다. 1. 47 안노 도미니(Anno Domini) 바다로 향한 트레비소 마레(Treviso Mare) 도로를 따라 실레(Sile)와 피아베(Piave)강 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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