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시음기

[그리스] 토종 포도와 글로벌 품종이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뛰어난 산미 - Ktima Pavlidis Thema White 2016

까브드맹 2018. 4. 15. 11:30

크티마 파블리디스 테마 화이트 2016

크티마 파블리디스(Ktima Pavlidis)의 테마 화이트(Thema White) 2016은 그리스 북부 마케도니아(Macedonia) 주에 있는 PGI 드라마(Drama)에서 재배한 아씨르티코(Assyrtiko)와 소비뇽 블랑(Sauvignon Blanc) 포도를 사용해서 만든 화이트 와인입니다.

1. PGI 드라마

PGI 드라마는 그리스 북부의 마케도니아(Macedonia) 북동쪽 끝에 있습니다. 그리스에서 바다와 인접하지 않은 몇 안 되는 포도 재배지 중 하나로 포도밭은 모두 내륙에 있습니다. 포도밭은 해발 80m~1,000m 사이에 있지만, 대부분 200m~400m에 위치하죠. 포도밭이 내륙에 있고 주변의 팔라크로(Falakro) 산과 메노이키오(Menoikio) 산, 판게온(Pangeon) 산의 높은 고도 때문에 이곳은 지중해성 기후가 약화되고 대륙성 기후의 영향을 더 많이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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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I 드라마는 70년대 후반까지 와인 양조의 전통이 없었습니다. 포도 재배의 첫 번째 붐은 보르도 지역 품종을 기반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까베르네 소비뇽이나 소비뇽 블랑 같은 국제 품종으로 만든 와인이 성공을 거둔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한 때 드라마는 "그리스의 보르도", 또는 "그리스의 말보로"라고 불렸습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동안 와인 생산자와 와인 전문가의 관심은 토종 포도로 만드는 고급 와인으로 쏠리고 있습니다. 아씨르티코와 말라구지아(Malagousia), 림니온(Limnion), 아기오르기티코(Agiorgitiko) 같은 그리스 토착 포도의 재배가 계속 늘고 있으며, 이 포도들이 단일 품종 와인이나 국제 품종을 혼합한 블렌드 와인 양조에 사용되고 있습니다. 아시르티코와 소비뇽 블랑을 절반씩 사용한 화이트 와인은 PGI 드라마에서 가장 상업적으로 성공한 사례 중 하나죠.

드라마에선 7개의 와이너리가 와인을 생산 중입니다. 그들은 20년 남짓한 짧은 역사를 가졌지만, 드라마의 땅과 기후에 맞는 품종과 와인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2. 와인 생산자

흰 돌을 쌓아 큰 십자가를 새긴 팔라크로(Falakro) 산기슭에 자리한 크티마 파블리디스는 65헥타르의 포도밭에서 그리스 토종 포도와 글로벌 품종을 재배합니다. "훌륭한 와인은 떼루아와 빈티지의 특성을 잘 드러낸다."라는 신념으로 고대로부터 유명한 와인 생산지였던 드라마의 떼루아가 반영된 와인을 생산하죠. 비교적 신생 와이너리이지만, 그리스에서는 매우 유명하며 세계적으로도 점차 명성이 높아가고 있습니다.

포도밭은 두 곳입니다. 하나는 해발 150m에 있는 20헥타르 규모의 밭으로 붉은 테라로사 토양이 깔려 있습니다. 이곳에선 샤르도네와 아시르티코, 뗌쁘라니요(Tempranillo)를 재배합니다. 다른 하나는 해발 200~400m에 있는 45헥타르 규모의 밭으로 석회와 테라로사가 깔린 곳으로 아기오르기티코와 시라를 재배합니다. 크티마 파블리디스에선 화이트 와인에서 주석산염이 생길 경우를 대비하여 충분한 안정시킨 후 와인을 병에 담습니다. 와인을 병에 담은 후에도 바로 출시하지 않고 다시 안정화 과정을 거칠 만큼 모든 과정을 엄격하고 신중하게 진행하죠.

크티마 파블리디스에선 블렌딩 와인은 테마(Thema)라는 명칭을, 단일 품종 와인은 엠퍼시스(Emphasis)라는 명칭을 붙입니다.

 

 

3. 와인 양조

테마 와인은 아씨르티코와 소비뇽 블랑을 반반 섞어서 만들었습니다. 완숙한 포도를 밤에 수확한 후 줄기를 솎아내고 낮은 온도에서 향을 추출하는 저온 침용 과정을 거친 후 포도를 으깹니다. 18℃의 온도로 스테인리스 스틸 발효조에서 알코올 발효한 다음 2개월간 침전물과 함께 숙성합니다.

2개월간 침전물과 함께 숙성해서 그런지 처음엔 살짝 볶은 커피콩과 견과류 향이 납니다. 살짝 스모크 향도 나오죠. 산미가 아주 좋고 쇼비뇽 블랑 맛이 약간 납니다. 미네랄 풍미가 있으며 여운은 길고 좋군요. 연간 생산량이 15만 병으로 가격만 맞으면 국내에서 자주 보게 될지도 모르겠네요. 간단한 해산물 요리, 생선구이, 해산물 샐러드 등과 잘 어울리는 맛입니다.

2017년 7월 3일에 시음했습니다.